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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끊자 찾아온 감각의 즐거움

중앙선데이 2020.09.19 00:20 704호 21면 지면보기
술은 잘못이 없다

술은 잘못이 없다

술은 잘못이 없다
마치다 고 지음
이은정 옮김
팩토리나인
 
30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술을 마신 술고래가 2014년 12월 말, 갑자기 술을 끊겠다는 생각을 했고 지금까지 금주(禁酒)하고 있다.  
 
가수와 배우 활동을 했고 일본 최고의 문학상을 휩쓴 소설가인 마치다 고는 “왜 술을 끊었는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술을 마시면 즐거우며 이 즐거움은 자산이다. 그러나 즐거움의 반대쪽에는 반드시 고통이 있다. 술의 즐거움은 인생의 자산이 아니며 실은 부채였다. 그 부채의 내용은 술독에 좀먹은 건강, 시간 낭비로 인해 발생하는 생산성 저하, 금전 소비, 술 취함으로 인한 착오와 실수, 그로 인해 발생하는 주위 사람과의 알력 등이 있다.
 
금주에 성공하게 된 작가의 ‘인식 개조’ 과정을 따라가 보자. 행복해질 권리가 침해당하면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받고, 술을 마신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에게 행복해질 권리 따위는 없고, 인생은 본질적으로 즐겁지 않다는 게 작가의 생각이다.  
 
또 자신을 ‘평균 이상의 사람’으로 인정해주지 않아서 화가 나고, 그래서 술을 마신다는 건데, 작가는 ‘난 보통 이하의 사람’ 심지어 ‘나는 바보’라고 생각하면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고, 술 마실 일도 없다고 했다.
 
술을 끊고 난 뒤 어떤 변화가 일어났을까. 본문을 소개한다.
 
“뭐냐면 정신적 여유다. 지금까지는 그런 여유, 여백이 없었기 때문에 강한 자극을 목적으로 빠른 속도로, 그리고 최단거리로 가고 있었지만 여유, 여백이 생기면서 천천히, 가끔 멈추기도 하면서 걸을 수 있게 되었다. 그랬더니 그곳에 의외의 기쁨과 놀라움이 있었다. 꽃과 풀이 나 있고, 비 냄새가 나고, 사람의 사소한 표정 속에서 사랑과 슬픔이 보였다. 그런 것이야말로 행복이라는 사실을 겨우 알게 되었다.”
 
정영재 스포츠전문기자 jerr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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