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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현장에 묻다] 인플루언서가 유통 채널이 되는 세상이 오고 있다

중앙일보 2020.09.19 00:04 종합 28면 지면보기

‘디지털 마케팅 개척자’ 지우컴퍼니 송지우 대표

김동호 논설위원

김동호 논설위원

이 사람은 올해 37세 청년이다. 나이로 보면 대기업에서 과장을 막 달았을 연조다. 하지만 직원 55명을 이끄는 어엿한 최고경영자(CEO)다. 아이디어 하나로 회사를 창업한 지 8년, 대전 출신인 그가 서울에 올라와 회사를 세운 건 2012년 가을이었다. 경영정보학을 전공한 그는 인터넷 광고를 전문으로 하는 미디어렙(media rep)으로 들어가 3년간 기본기를 익혔다. 마침 인터넷에 이어 모바일 시대가 열리면서 그는 창업을 결심했다. 부모님이 서울에 얻어준 다세대 주택 거실에서 나 홀로 사업을 시작했다. 인터넷 공간이 일터라서 사무실은 따로 필요 없었다. 노트북과 스마트폰이면 충분했다.
 

SNS 인플루언서 영향력 커지면서
쇼핑몰과 TV홈쇼핑 위협하는 시대
이런 변화의 흐름에 창업 기회 잡고
정보 긁어내는 크롤링 마케팅 개척

창업 후 8년 세월이 지나면서 이제는 제법 회사의 모양이 난다. 마케팅 전공 대학교수와 변호사를 비롯해 사외이사 4명이 경영을 돕고, 기획·분석·(콘텐트) 제작·(실물 상품) 제조·유통에 걸쳐 5본부장 체제의 실무조직을 갖췄다. 비즈니스 모델의 독창성을 인정받아 벤처기업 인증(2013년)도 받았다. 3년간의 직장인을 거쳐 29세에 창업해 디지털 마케팅을 개척하고 있는 송지우 지우컴퍼니 대표 얘기다. 회사 규모로 보면 지우컴퍼니는 스타트업 단계를 갓 넘긴 중소기업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기업을 통해 디지털 혁명이 불러온 마케팅 생태계의 지각변동을 생생히 체감할 수 있었다.
  
연예인 뺨치는 인플루언서 위력
 
모바일 비즈니스에서 창업 기회를 찾은 송지우 지우컴퍼니 대표가 인터넷에서 의미있는 데이터를 뽑아내는 크롤링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모바일 비즈니스에서 창업 기회를 찾은 송지우 지우컴퍼니 대표가 인터넷에서 의미있는 데이터를 뽑아내는 크롤링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디지털 시대의 기회를 잡은 건가.
“그렇게 볼 수 있다.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마케팅 생태계가 급변하고 있다. 133조원에 달하는 전자상거래 또는 디지털 커머스 시장에서 공동구매와 개인 마켓시장은 20조원에 달한다. 인스타그램에서 물건을 파는 인플루언서(Influencer)의 위력이 기존 인터넷 쇼핑몰과 TV홈쇼핑을 위협하고 있을 정도다. 팬덤을 보유한 인플루언서가 새로운 유통 채널로 떠오르고 있다.”
 
인플루언서의 위력이 어느 정도인가.
“20~40대 디지털 세대의 소비행태는 기성세대와 많이 다르다. 연예인이 아닌데도 인플루언서 한 명의 팔로워가 수십만명에 달하기도 한다. 예컨대 팔로워 10만명을 확보한 파워 셀러  ‘크리스탈리’는 인스타그램에서 가족 구성원의 에피소드로 소통하며 탄탄한 주부 팬층을 구축했다.”
 
간혹 사기와 먹튀도 있고, 일부 인플루언서가 알고 보니 기업에서 돈 받고 홍보해줘서 문제가 되기도 했다.
“전문적인 인플루언서는 그런 차원이 아니다. 쇼핑몰이 하던 공동구매를 개인이 하는 셈인데 연간 매출액이 수십억 원에 달한다. 인플루언서 개인이 아예 브랜드로 떠오르면서 어떤 제품은 TV홈쇼핑 판매 수준의 성과를 내고 있다. 아예 제조업체가 인플루언서에게 직접 브랜드를 만들어주는 M2C(manufacture to consumer)의 생태계를 만들어내고 있다.”
 
기업도 이런 변화에 대응하고 있나.
“온라인쇼핑몰이나 TV홈쇼핑에만 의존하지 않겠다는 기업이 나오면서 ‘라이브 커머스’까지 등장했다. 실시간 동영상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인데 최근 언택트 흐름과 맞물려 대기업을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지우컴퍼니가 기획해 진행된 SK매직몰 라이브 커머스도 반응이 매우 좋았다. 홈쇼핑은 판매 수수료가 보통 매출액의 30%를 넘어간다. 라이브 커머스는 SK매직몰 같은 판매사 홈페이지 플랫폼에서 직접 방송이 이루어져 효과와 비용이 모두 매력적이다. 라이브가 끝나도 고객은 언제든지 영상을 재생할 수 있고 수수료는 10%에 그친다.”
 
디지털 혁명이 가져온 변화인가.
“지금은 시간이 갈수록 모바일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대다수 기업이 모바일 커머스 접점을 제공하고 있는 이유다. 그래서 마케팅의 핵심 수단인 광고도 인터넷과 모바일에 적합하게 제공된다. 최근 들어 높은 광고 도달력을 갖춘 인플루언서가 제품 판매에 필요한 광고 모델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제작 및 매체의 역할까지 해주고 있다.”
 
대형 광고회사도 다 하는 일 아닌가.
“고객의 제품을 광고해주는 일을 한다는 점에서는 업무의 본질은 같다. 그러나 전통 광고회사가 상업용 광고(CM)를 만들어 TV·신문·잡지를 주 무대로 활용하고 있다면, 지우컴퍼니는 디지털 공간에서 표적화 된 고객층을 공략한다. 네이버를 비롯한 포털부터 인스타그램·유튜브·페이스북 같은 SNS에서 특정 브랜드의 고객층에 어필할 수 있는 광고를 만들고 제품별 커뮤니티를 통해 확장한다. 예컨대 플레이스테이션 PS4의 경우 게임기를 사고 싶은 유부남층에 맞춰 유튜브 광고를 만들었다. 대형 게임 커뮤니티 ‘루리웹’에서 화제가 되면서 매출을 많이 늘릴 수 있었다.”
  
변화 모르면 물건 팔기 쉽지 않아
 
차별화된 서비스는 무엇인가.
“빅데이터의 수집·정제·분석을 통해 개선점 및 실행안을 제공해준다. 이것이 사실 지우컴퍼니의 핵심 역량이다. 이에 더해, 최근 인스타그램 크롤링 서비스를 개발함에 따라 제조회사의 고객층이 기존 기업고객에서 개인 인플루언서 고객까지 확대되고 있다. 포털·SNS·커뮤니티를 통해 특정되지 않은 소비자의 정보를 이용해 고객의 수요와 희망을 분석해 트렌드를 파악해 매출을 올려준다. 제품을 아예 직접 개발·생산(ODM)해 인플루언서를 통해 유통하는 것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유튜브 방송국’으로 불리는 와이낫미디어에 대해서는 유튜브 콘텐트를 분석해 팬덤이 구축된 채널의 소비자에게 어울리는 제품을 추천해주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인스타그램에서 팬덤이 형성된 인플루언서의 소비자를 분석해 알맞은 제품을 연결해서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빅데이터를 돌릴 역량은 갖고 있나.
“관건은 양질의 데이터 확보다. 우선 특정 고객이나 제품에 대한 분석을 통해 데이터를 모아서 패턴을 파악한다. 기계학습으로 불리는 머신러닝의 과정이다. 예컨대 A 제품이 있다고 하자. 포털·SNS·커뮤니티에서 어떻게 회자되고 있는지 소비자가 어떤 키워드로 이 제품군을 찾고 있는지를 조사한다. 그 결과를 갖고 소비자가 찾는 키워드로 제품을 소개하고, 제품의 기능과 특성을 바꾸도록 한다. SK매직의 경우 식기세척기에 대한 경쟁사 대비 우위 점을 찾아내 라이브 커머스의 세일즈 적중률을 높이기도 했다.”
 
결국 빅데이터 시대라고 해도 인간의 판단과 통찰이 중요하다는 건가.
“데이터는 널렸지만, 그걸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다. 디지털 시대에는 트렌드를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소비자의 평판과 요구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브랜드를 완성하는 시대가 됐다. 이런 변화의 흐름을 모르면 물건을 팔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끝없이 적응해야 생존할 수 있겠다.
“마케팅회사의 고객이 기업에서 인플루언서를 비롯한 빅 셀러 위주의 개인으로 다양해지고 있는 것은 분명한 흐름이다. 종합 광고대행사와 디지털 광고대행사의 역할 구분도 모호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소비자에게 제품의 매력을 호소하는 ‘컨셉’을 도출하는 본질은 다르지 않다. 하지만 고객사의 고객을 분석하고 브랜딩 및 제품기획을 함께 고민하고, 검색 광고·바이럴·SNS·CM·캠페인·오프라인행사·라이브 커머스 등 기본 마케팅 채널을 활용하는 동시에 판매·유통에다 팬덤을 형성하기까지 가치사슬을 모두 진행해야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살아남을 수 있다.”
 
키워드
크롤링  인터넷에서 조건에 맞는 데이터를 자동으로 검색·수집·분류해주는 기술.
 
라이브 커머스 생방송을 통해 소비자와 소통하며 물건을 판매하는 전자상거래 방식.
모바일이 열어준 청년 창업 기회
앞으로 송지우 대표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더 비중을 두려고 한다. 이를 위해 M2C를 돕기 위한 판매 최적화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여기에는 인공지능(AI) 기반의 데이터 분석 자동화 기술이 사용된다. 이를 기반으로 개인 판매자를 위한 사이트를 제공하고, 팬들이 원하는 제품을 분석해 판매 제품을 매칭해준다.
 
궁극적으로는 판매량이 검증된 개인 인플루언서에게 브랜드를 만들어줘서 브랜드의 생산부터 판매 단계까지 이어지는 벨류 체인을 제공하게 된다. 송 대표는 “이렇게 검증받은 인플루언서가 늘어나면 ‘먹튀’를 하거나 허위 정보로 고객을 속이는 부작용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지우컴퍼니는 오히려 이런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발판으로 유명 기업의 마케팅에도 꾸준히 참여해왔다. 디지털 마케팅 분야의 전문성으로 경험을 쌓으면서 현대카드·잇츠스킨·플레이스테이션의 SNS 운영대행은 물론, 기업 고객의 쇼핑몰 컨설팅도 진행했다. 특히 한국인삼공사의 정관장몰 CM 제작은 지우컴퍼니의 성과로 꼽힌다. 모바일이 청년 창업의 기회를 열어준 셈이다.
 
김동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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