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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140㎞ 자율주행차서 숙면···이들이 믿은 위험한 착각

중앙일보 2020.09.18 17:07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가 자랑하는 자율주행 시스템이 잇따른 사고로 인해 주목받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17일(현지시간) 캐나다 왕립 기마경찰대가 앨버타주 포노카 인근 고속도로에서 테슬라 모델S를 자율주행 시스템인 오토파일럿(Autopilot) 모드로 바꿔놓고 잠든 20대 남성을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9일 적발 당시 운전자는 동승객과 함께 앞 좌석을 뒤로 젖힌 채 잠든 상태였다고 한다. 차는 시속 140㎞가 넘는 속도로 달리는 중이었다. 캐나다 고속도로 대부분의 제한속도는 110km다. 경찰은 테슬라 모델S차량이 과속 중이라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테슬라 모델S. [중앙포토]

테슬라 모델S. [중앙포토]

 
캐나다 당국은 이 남성을 과속과 난폭 운전 혐의로 기소했으며 24시간 면허 정지 처분도 내렸다.
보도에 따르면 기마경찰대는 “차량 제조업체들이 운전자의 실수를 막기 위해 안전장치를 차량에 탑재했지만 어디까지나 부수적인 안전장치일 뿐”이라며 “그들은 (완전한) 자율주행이 시스템이 아니며, 운전자는 여전히 운전에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13일에는 미국 청년 3명이 테슬라의 자율운전 기능을 작동한 채 술 파티를 하는 모습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려 화제가 됐다. 당시 차량의 주행 속도는 100km 수준이었다. 해당 영상을 통해 공개된 차량 내부 곳곳에는 맥주캔이 놓여 있었다.  
지난 8월에는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한 남성이 자율주행 상태로 휴대전화로 영화를 보다가 보안관의 순찰차량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은 도로에서 자동으로 핸들 방향을 바꾸거나 가속, 제동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운전자의 직접 통제가 요한 자율주행 2단계 시스템이다. 운전 보조시스템이란 것이다. 테슬라 또한 차를 팔 때 자율주행 모드 중 발생하는 사고 책임이 운전자들에게 있다고 강조한다고 밝혔다.
 
미국 연예매체 TMZ에 따르면 오토파일럿 기능을 작동해 놓고 주행하다 사망한 사람은 최소 4명이다.
독일 뮌헨법원은 지난 7월 테슬라가 웹사이트나 광고에 오토파일럿 등 완전자율주행을 연상하는 단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오토파일럿이 완전자율주행 기술이 아닌 첨단운전보조시스템에 지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시민단체인 소비자주권시민회의도 “마치 테슬라 전기자동차가 완전 자율적으로 운행되는 것으로 오인하거나 착각하도록 해 자동차를 판매하고 있다”며 국토교통부와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촉구한 바 있다. 이에 공정위는 최근 테슬라의 광고 내용이 표시광고법 등 현행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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