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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영계의 김종인 마음잡기...경총 손경식도 찾아간다

중앙일보 2020.09.18 14:02
서울 남대문시장을 찾은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뉴시스

서울 남대문시장을 찾은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뉴시스

경영계가 ‘김종인 잡기’에 나섰다. 권태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이 15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찾아간 데 이어, 다음 주엔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도 김 위원장을 만나기로 했다. 상법ㆍ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경영계가 반대하는 법안에 대해 찬성 취지의 입장을 최근 밝힌 김 위원장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다.
 
경총 관계자는 “다음 주 손 회장이 김 위원장을 찾아가 이른바 ‘기업 옥죄기’ 법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전할 예정”이라며 “김 위원장은 경제민주화라는 전체적인 방향성에 대해서만 입장을 밝혔다는 게 우리 분석이기 때문에 끝까지 설득해 볼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경총은 김 위원장 면담을 시작으로 손 회장 등 주요 임원단이 여야 개별 의원들을 만나 경영계의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경영계는 정부ㆍ여당이 주요 국정 과제로 추진하는 상법ㆍ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기업 활동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개정안에 담긴 감사위원 분리선임제, 다중대표 소송제, 공정위 전속고발제 폐지 등에 대해서다.
 
현재 기업 활동을 감시ㆍ감독하는 ‘감사’는 주주들이 뽑은 이사회 구성원 중 한 명을 선출하게 돼 있다. 이때 지배주주(최대 주주와 특수관계인)는 지분이 아무리 많아도, 3% 이상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한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뉴스1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뉴스1

이에 법무부는 감사의 독립성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이유로 감사를 겸직하는 이사는 기존 이사회에서 뽑는 게 아니라 따로 선출하는 법안을 냈다. 최대 주주 의결권은 똑같이 3%로 제한된다. 이를 두고 “투기자본이 ‘스파이 이사’를 심을 수 있다”는 게 경영계의 우려다.
 
다중대표 소송제 법안도 통과되면 0.01% 이상 지분을 가진 모 회사의 주주가 자회사 이사를 상대로 소송을 낼 수 있다. 소액주주의 권한을 높인다는 취지지만 경영계는 “투기 자본이 소송 악용을 벌일 가능성이 커진다”는 입장이다. 또 공정거래법 위반에 대해 공정위가 전속고발권을 갖지 않게 되면, 각종 시민단체 등의 기업에 대한 고발이 난무할 것으로 경영계는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17일 비대위 회의 뒤 기자들에게 “개정 정강ㆍ정책에 ‘경제민주화’가 규정됐다”며 “시장 질서 보완을 위해 만든 법이기 때문에 법 자체에 대해서 거부할 입장이 아니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경영계에 비상이 걸렸다. 앞서 권태신 부회장과의 면담에서도 김 위원장은“보수 정당이라고 해서 경영계 입장을 대변해 그런 법안을 반대해주는 건 아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영계는 “국회 심의 과정에서 다소 내용상의 변화는 있을 수 있다”(17일)고 덧붙인 김 위원장 발언에 희망을 걸고 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조만간 김 위원장 등 국회 관련 인사들과의 면담 일정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 연합뉴스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 연합뉴스

 
경영자 단체들이 김 위원장을 설득한다 해도 법안 통과를 막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국회 176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이 단독 입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은 “김 위원장이‘구체적인 내용은 더 파악해봐야 한다’는 여지를 남겼다”며 “국회 상임위 논의 과정 등에서 적극적으로 우리 입장을 설명해 관철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최선욱·강기헌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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