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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납치된 벨라루스 야당 정치인, '국가안보 위협' 혐의 기소

중앙일보 2020.09.17 16:07
벨라루스 야당 정치인 마리아 콜레스니코바(38) AFP=연합뉴스

벨라루스 야당 정치인 마리아 콜레스니코바(38) AFP=연합뉴스

 
벨라루스 당국이 납치된 것으로 알려진 야당 정치인 마리아 콜레스니코바(38)를 국가 안보를 위협한 혐의로 기소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벨라루스 수사 당국은 콜레스니코바를 ‘국가 안보를 해질 목적으로 행동했다’며 재판에 넘겼다.
 
7일 콜레스니코바는 신원 미상의 괴한들에 의해 거리에서 납치돼 연락이 두절된 것으로 알려졌다. 납치 다음 날 벨라루스 정부는 콜레스니코바가 국경을 넘어 우크라이나로 가려 해 구금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측은 벨라루스가 콜레스니코바를 강제로 추방하려 했다고 반박했다. 콜레스니코바는 이에 자신의 여권을 찢어 추방을 막았다는 것이다.
 
콜레스니코바는 이후 성명을 발표해 정부 요원들이 자신에게 ‘살아서건 죽어서건 국경을 넘게 될 것’이라고 협박했다고 폭로했다.  
 
한편 26년째 집권 중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65)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직을 물러날 의사가 없다고 재차 밝혔다. 그는 “우리는 투표를 해 결과를 받았다”며 “사회를 소란스럽게 하는 걸 멈출 때”라고 말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미국이 벨라루스 야당을 지원해주는 등 벨라루스 내에서 집회를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14일(현지시간)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오른쪽) 간의 회담 사진. AP통신=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오른쪽) 간의 회담 사진. AP통신=연합뉴스

 
루카셴코 대통령은 사태 해결을 러시아에 기대고 있다. 지난 14일 러시아 남부 소치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루카셴코 대통령 간의 회담이 열렸다. 가디언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벨라루스 현 정권에 지지를 표하며 15억 달러(약 1조 7610억원)의 경제적 지원을 약속했다.  
 
16일에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이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를 방문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쇼이구 장관과의 만남 직후 “(푸틴 대통령에게) 몇 가지 새로운 종류의 무기를 요청했다”고 밝혔지만, 러시아 크렘린 궁 대변인은 그 같은 논의가 오간 적이 없다며 부인했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 주요 국가들은 러시아가 이번 사태를 빌미로 벨라루스 내정에 개입하지 않는지 주시하고 있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루카셴코 대통령에 대한 조건 없는 지원과 혼합된 영향력의 행사로, 러시아는 벨라루스 시민들의 마음을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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