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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는 투기세력, 정부의 인식

중앙일보 2020.09.17 00:02 종합 1면 지면보기
정세균 국무총리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6차 본회의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1가구 1주택자 LTV(주택담보대출비율) 상향은 불가하다“고 밝히고 있다. 오종택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6차 본회의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1가구 1주택자 LTV(주택담보대출비율) 상향은 불가하다“고 밝히고 있다. 오종택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가 다주택자를 투기세력이라고 칭하며 “절대 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1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 답변에서다. 정 총리는 “원래 저희 정부는 1가구 1주택은 보호하고 다주택자 혹은 나쁜 말로 해서 투기세력에는 절대 굴하지 않겠다는 것이 기본”이라고 말했다. 다주택자를 싸움의 대상으로 보고 지속적인 규제 강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정세균 “선의 피해자 생길 수 있지만
지금은 투기의 불부터 꺼야할 때
1주택자 LTV 완화는 고려 안해”
전문가 “규제 계속 땐 서민도 피해”

다주택자 논란, 주택 가격 폭등
이명박·박근혜 정부로 책임 돌려

맞벌이 신혼부부 특별공급 관련
김 “청약자격 되게 소득요건 개선”

정부는 이미 2주택 이상 소유한 다주택자를 ‘징벌적’ 규제로 옭아매고 있다. 대출을 규제하는 것은 물론 세금도 확 올렸다. 다주택자가 집을 팔면 양도차익의 최고 72%까지 양도소득세를 부과한다. 다주택자가 집을 사면 최고 12%의 취득세도 물린다. 종합부동산세율도 최고 6%로 올렸다. 다주택자는 집을 팔 때도, 살 때도, 보유할 때도 무거운 세금을 내야 한다.
 
정 총리는 선의의 실수요자가 피해를 보는 게 불가피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김교흥(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지역별 규제로 실수요자의 피해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 총리는 “어딘가 불이 났다. 그걸 끄고 있으면서 다른 쪽에는 불이 안 났다고 부추기면 불이 안 잡힐 거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선의의 피해자가 지금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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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 각종 불만이 쏟아지는 부동산 정책의 보완 가능성은 일축했다. 1가구 1주택자가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를 완화해 달라는 요구가 나왔지만 정부의 입장은 완강했다. 김 의원은 “여론조사를 해보니 1가구 실수요자의 LTV 비율은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언급했다. 정 총리는 “지금은 부동산 시장이 과열돼 있다고 봐야 한다. 부동산 시장이 다시 들썩일 수 있는 ‘시그널’(신호)을 줘선 안 된다”고 답변했다. 그는 “지금은 모든 노력을 동원해 투기의 불을 꺼야 한다. 그런 다음 시장이 정상화하면 당연히 1가구 1주택자에게 정상적인 정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힘드시더라도 참아 달라”고 덧붙였다.
 
정부와 여당은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집값 폭등에 대한 전 정권의 책임론도 다시 꺼냈다. 김 의원은 “노무현 정부에서 보유세 부담률 1%를 목표로 종부세를 도입했는데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로 가면서 종부세가 무력화됐다. 종부세나 보유세율을 어느 정도 올려 왔다면 오늘날 투기와 폭등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냐”고 물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종부세나 보유세율이) 유지됐다고 하면 다주택 보유라든가 이런 것들에 대한 욕구가 많이 제어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김현미 “종부세율 유지됐다면, 다주택 욕구 제어됐을 것”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세금을 더 높이면 (집값과 다주택자는) 잡을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서민에게 큰 재앙”이라며 “지금 정부에서 해야 할 일은 서민이 더 이상 손해보지 않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정부는 맞벌이 신혼부부가 새 아파트 분양에서 특별공급을 신청할 때 소득 기준은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은 “맞벌이 부부의 경우 특별공급의 소득 요건에 걸려 신청 자격이 주어지지 않는 측면이 있다. 소득요건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청약제도를 정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7·10 부동산 대책에서 정부는 신혼부부와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 등 젊은층을 위해 분양 주택의 특별공급 비율을 대폭 늘렸다. 공공택지에 짓는 민영주택은 전체 물량의 58%, 국민주택은 85%를 특별공급으로 분양한다. 하지만 부부 합산 소득이 일정 기준 이상이면 특별공급 대상에서 제외한다. 이 문제를 놓고 ‘금수저 외벌이’에게 유리한 제도라는 논란이 일었다.
 
예컨대 분양가 6억~9억원인 민영주택의 분양에서 생애최초·신혼부부 특별공급을 받으려면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130%(맞벌이는 140%)를 넘으면 안 된다. 지난해 기준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130%는 2인 가구 569만원, 3인 가구 731만원, 4인 가구 809만원이다.
 
맞벌이 부부는 여기서 10%포인트를 추가로 인정한다. 맞벌이 2인 가구라면 월평균 소득이 625만9000원을 넘으면 특별공급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얘기다. 맞벌이 부부들 사이에서 소득 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반면에 본인의 소득은 적지만 부모에게 경제적인 지원을 받는 외벌이 신혼부부는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
 
◆정의당 “통신비 1조 장애인 지원을”=정부가 최근 국회에 제출한 4차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 정 총리는 “지금 추경은 제 개인적인 생각이 반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혜영(정의당) 의원이 “장애인활동보조금 지원이 줄었다. 통신비로 지원하기로 한 1조원 정도의 예산을 중증 장애인 활동지원 예산으로 쓸 의향이 있냐”고 질문한 데 대한 정 총리의 답변이다. 정 총리는 “개인적인 생각은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4차 추경안에서 13세 이상 모든 국민에게 2만원씩의 통신비를 지원할 목적으로 9000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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