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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에 유전자 가위 흔적, 실험실서 만든 증거”

중앙일보 2020.09.17 00:02 종합 8면 지면보기
중국 우한바이러스 연구소의 연구원들이 실험을 진행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중국 우한바이러스 연구소의 연구원들이 실험을 진행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중국 내 실험실에서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뒤 유출된 것이 확실하다.”
 

처음 연구한 홍콩 출신 학자 주장
“자연발생과 다른 생물학적 특성”
과학자들 “입증 자료 부족” 부정적

홍콩 출신 바이러스 학자인 옌리멍 박사는 15일 공개한 논문을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자연계에서 생겨난 것이 아니라 유전자 재조합을 통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졌다고 주장했다.
 
옌리멍

옌리멍

옌 박사는 지난해 12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처음 연구한 학자들 가운데 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코로나19 전파 초기에 이 바이러스가 사람들 사이에 전파된다는 사실을 보고했지만 중국 정부가 이를 묵살했다고 주장해 왔다. 옌 박사는 홍콩을 떠나 지난 4월부터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날 개방형 정보 플랫폼인 ‘제노도(Zenodo)’에 공개한 논문에서 옌 박사는 코로나19가 실험실에서 만들어졌다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를 제시했다. 실험실에서 실제로 6개월이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만들 수 있다며 실험 스케줄까지 예시하기도 했다. 다만 옌 박사의 논문은 국제 학술지에 발표되는 논문과 같이 다른 동료 학자들의 검증을 거친 것은 아니다.
 
옌 박사는 논문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동물성 바이러스와는 일치하지 않는 생물학적 특성을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유전자 염기서열이 기존에 알려진 박쥐 코로나바이러스가 아니라 2015~2017년 중국군 관련 연구소에서 발견된 박쥐 코로나바이러스 ZC45 혹은 ZXC21과 더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논문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자 가운데 스파이크(S) 단백질 유전자가 ZC45나 ZXC21과 다른 것은 재조합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옌 박사는 “수용체와 결합하는 부분(RBM)과 관련된 유전자를 ZC45나 ZXC21에서 들어내고 대신 사스(SARS·급성중증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의 RBM 유전자를 끼워 넣은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코로나19가 사람 세포 수용체에 잘 결합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구조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구조

옌 박사는 또 끼워 넣은 RBM 유전자 양 끝에서 유전자 가위가 작용한 흔적도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이곳에서만 발견되는 특정 염기서열(제한 효소 절단 부위)로 볼 때 가위로 자르고 풀로 붙인 흔적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유전자 조작의 산물임을 증명하는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논문에서는 비슷한 다른 코로나바이러스에선 발견되지 않는 ‘퓨린 절단(Furin Cleavage)’ 현상이 코로나19에서 발견되는 것도 인공적인 바이러스 증거로 들었다.  
 
옌 박사는 “ZC45나 ZXC21 바이러스 유전자를 뼈대로 해 필요한 유전자를 끼워 넣는 방식이면 6개월 이내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과학자들은 15일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옌 박사의 논문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내놨다. 보건 전문가인 마이클 헤드 영국 사우샘프턴대 박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게 아니라는 점을 명백히 보여주는 논문들이 이미 동료 검증을 거쳐 나왔다”며 “(옌 박사의 논문이) 이전 연구를 능가하는 어떤 데이터도 분명히 제공하지 않는다”고 평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임선영 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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