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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사장 "국토부, 이유도 없이 자르려 했다"…인국공 희생양?

중앙일보 2020.09.16 17:10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16일 인천공항공사 대강당에서 정부의 사장 해임 추진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뉴스1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16일 인천공항공사 대강당에서 정부의 사장 해임 추진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뉴스1

퇴진 압력을 받고 있는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16일 “9월 초 국토교통부 고위 관계자로부터 자진해서 사퇴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왜 나가야 하는지 이유는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구 사장은 이날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기관 운영 위원회가 해임안을 의결하면 법적 대응도 준비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토부는 구 사장에 대한 감사 결과 부적절한 처신이 발견됐다며 기획재정부에 해임을 건의한 상태다.
 
구 사장은 “국토부가 보낸 감사 결과도 내용은 모르고 제목만 안다”며 “하나는 ‘국감 당시 태풍 부실 대응 및 행적 허위보고’이고 다른 하나는 ‘기관 인사 운영에 공정성 훼손 등 충실 의무 위반’인데 두 사안 모두 해임할 만한 사안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구 사장은 국토부의 감사 결과가 자신을 해임하기 위한 명분쌓기용이라는 취지로 조목조목 해명했다.  
 
국토부는 구 사장이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때 태풍 ‘미탁’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며 조기 퇴장했지만 그날 저녁 경기도 안양 사택 인근 고깃집에서 법인카드를 쓴 사실이 나온 것을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해 1월 한 직원이 부당한 인사를 당했다며 해명을 요구하자 이 직원을 직위 해제한 것도 문제 삼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구 사장은 “당시 인천공항은 태풍의 영향에서 벗어나 비상대책본부를 가동할 상황이 아니었으며 국감에서도 해명해 이해를 받은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인사 문제에 관해서는 “인사위원회에서 직위해제를 결정한 것으로 이는 인사권자의 재량”이라며 “이런 문제로 해임을 한다면 전체 공기업 최고경영자(CEO) 중 해임을 안 당할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구 사장은 “국토부 고위관계자가 자진 사퇴하라고 해서 ‘사퇴할 명분이나 퇴로를 달라. 당장은 말고 내년 상반기나 1월에 나가겠다’고 말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기재부에 해임을 건의했다”며 “제가 그만둘 사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인국공 사태’의 책임을 물어 경질하려는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추측은 하는데 말할 순 없고 같이 추측해 달라”면서 “저는 국토부와 청와대의 당초 계획을 따랐다. 국토부 등에서도 연말까지 직고용을 마무리하기 원했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정규직 전환 발표 당시 노조가 길을 막으며 몸을 압박해 3개월간 통원 치료도 받고 있는데 관계기관에서는 격려나 위로도 없이 해임한다고 한다”고 서운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구 사장은 정규직 전환 발표 당시 노조가 길을 막고 폭력을 행사했다며 최근 인천지검에 노조집행부 5명을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그는 노조와의 갈등에 대해서도 불만을 털어놨다.
 
그는 “인사철이 되면 노조위원장이 찾아와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며 인사 청탁을 했다”며 “처음에 두 번 정도는 참고했는데 인사 혁신을 통해 이를 들어주지 않자 반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사에는 너무 훌륭한 인재만 모이다 보니 그들만의 세계에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게 성벽을 쌓은 뒤 이질적인 보안검색 직원이 직고용으로 오게 되자 반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구 사장의 해임 결의안이 상정되는 공공기관 운영위원회는 오는 24일 열릴 예정이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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