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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는 왜 아베 동생을 방위상에 임명했나

중앙일보 2020.09.16 16:55
16일 출범하는 일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새 내각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기시 노부오(岸信夫·61) 방위상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남동생으로 참의원 2선·중의원3선을 거쳤지만 이번이 첫 입각이다. 스가 총리는 왜 정권의 핵심 포스트인 방위상에 아베 총리의 동생을 앉혔을까. 
 

아베의 방위 정책 이어가겠다는 메시지
"총리직 물려준 데 대한 '보은' 의미도"
가토 관방장관은 대표적 '친아베 인사"
파벌색 비교적 옅어 점수 땄을 가능성도

아베 신조 일본 전 총리의 동생인 기시 노부오 방위상. [사진 트위터]

아베 신조 일본 전 총리의 동생인 기시 노부오 방위상. [사진 트위터]

아베 전 총리 아래서 7년 8개월 관방장관으로 일한 스가 총리는 취임 전부터 "아베 정권 계승"을 기치로 내걸었다. 이번 기시 입각은 이런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자 자신을 총리로까지 이끌어준 "아베에의 보은(報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고토 겐지(後藤謙次) TV 아사히 코멘테이터는 "아베 총리는 사임을 앞두고 방위 정책 관련 담화를 발표하는 등 의욕을 보였다"며 "기시를 방위상에 발탁함으로써 '적기지 공격 능력' 등 아베가 마무리하지 못한 정책을 끝까지 완수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의 한 소식통도 "기시의 방위상 발탁은 아베 총리의 노선을 이어간다는 걸 내외에 보여주는 상징적 인사"라고 평가했다. 
 
기시 방위상은 아베 전 총리의 친동생이지만, 어릴 때 외갓집에 양자로 보내져 외할아버지 기시 노부스케(岸信介)의 성을 따라 쓰고 있다. 지난 달 A급 전범 14명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하는 등 아베와 비슷한 극우 노선을 걸어왔다.  
 
기시 발탁은 미국에 보내는 메시지라는 해석도 있다. 이영채 일본 게이센여학원대 교수는 "미국은 단기간에 끝날 수도 있는 스가 체제에 아직 신뢰를 갖지 못하고 있을 것"이라며 "기시를 방위상에 앉힌 것은 아베 하 일본의 안전보장 노선, 강력한 미·일동맹을 계승해나가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고 설명했다. 
 
기시 방위상은 '일본·대만 경제문화교류촉진 소장파 의원 모임'을 이끌며 대만관계법을 추진하는 등 의회 내 '친(親)대만파'로 알려져 있다. 이영채 교수는 "미·중 갈등상황 속에서 일본이 대만 쪽에 접근해 미국과 함께 중국 고립정책을 쓰게 된다면, 한국의 외교적 입지가 좁아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가토, 아베 가문과 2대에 걸친 인연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64) 후생노동상이 차지한 '내각 2인자' 관방장관도 관심이 집중되는 자리였다. 당초 고노 다로(河野太) 방위상이 유력하게 거론됐으나 선거 직전 "중의원 해산·조기 총선 가능성"을 거론하는 등 '경거망동'한 것으로 점수가 깎였단 분석이 나온다. 결국 고노 전 방위상은 행정·규제개혁담당상으로 내각에 남았다.
가토 가쓰노부 일본 신임 관방장관. [사진=지지통신 제공]

가토 가쓰노부 일본 신임 관방장관. [사진=지지통신 제공]

 
신임 가토 관방장관은 아베 전 총리와 2대에 걸쳐 깊은 교류를 이어오고 있는 사이다. 가토 장관은 가토 무쓰키(加藤六月) 전 농림수산상의 집안에 데릴사위로 들어가 장인의 정치기반을 물려받았다. 가토 전 농림수산상은 아베 전 총리의 아버지인 아베 신타로(安倍晋太郞) 전 외무상의 최측근이었다. 아베 전 총리의 어머니와 가토 장관의 장모도 '자매같은 사이'로 알려져 있다. 
 
파벌 색채가 강하지 않은 것도 도움이 됐다. 지지통신은 "가토는 다케시파타에 소속돼있지만 파벌 이미지가 옅다"면서 "스가 총리가 '파벌에 휘둘린 인사'라는 인상을 없애기 위해 가토를 선택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스가 내각 각료 명단.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스가 내각 각료 명단.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고토 TV아사히 코멘테이터는 가토의 관방장관 기용에 대해 "신뢰감, 안정감이 있고 총리의 영역을 침범하는 발언같은 것을 하지 않을 사람을 고른 것"이라며 "아베와도 상당히 가깝기때문에 아베의 정치적 계승이란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서울=이영희 기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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