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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3분의 1 등교' 하라는데…조희연 "초1·중1 매일 등교"

중앙일보 2020.09.16 16:00
지난 14일 오전 대구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뉴스1

지난 14일 오전 대구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뉴스1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초등학교·중학교 1학년 학생이 매일 등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정부에 제안했다. 진학 후 거의 등교하지 못한 학생의 부적응 문제가 크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하지만 매일 등교는 3분의 1 등교를 원칙으로 한 교육부와 방역당국의 방침과 어긋나 논의 과정서 논란이 예상된다.
 
16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조 교육감은 "초등 1학년 학교 적응과 기초학력 보장, 중학교 1학년의 공동체 역량을 키우기 위해 등교 확대가 필요하다"며 "방역 강화를 전제로 다음 달 12일부터 초등 1학년과 중학교 1학년을 학교 밀집도 기준의 예외로 인정해줄 것을 교육부에 제안한다"고 말했다.
 
현재 교육부 방침에 따르면 수도권 초·중학교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따라 21일부터 등교 인원이 전교생의 3분의 1로 제한된다. 이에 따르면 상당수 학교에는 한 학생이 매주 1~2일 등교하는 방식으로 운영해야 한다. 조 교육감 제안에 따라 등교 인원 계산 기준에서 초1과 중1을 제외한다면 이들은 매일 등교하고, 나머지 학년만 등교 인원이 제한된다.
 

'저학년 매일 등교' 던진 조희연…교육부가 동의할까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6일 서울 종로구 교육청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6일 서울 종로구 교육청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하지만 조 교육감이 제안한 일부 학년의 매일 등교는 교육부와 방역 당국의 협의 또는 승인이 필요한 사항이다. 현재도 초등학교는 2~6학년의 등교일 수를 줄이는 방식으로 초1을 매일 등교 시킬 수 있다. 반면 중학교는 1학년이 매일 등교하면 다른 학년은 아예 등교할 수 없기 때문에 교육부가 학교 밀집도 계산 기준을 바꿔야 한다.
 
조 교육감이 이처럼 구체적인 매일 등교 방식과 시행 시점을 제시했지만,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교육부, 방역당국과의 논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조 교육감은 "공론화하자는 의미로 제안하는 것"이라며 "최근 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유은혜 사회부총리에게 제안을 말씀드렸고, 긍정적으로 고민하시는 것으로 느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저학년 등교 필요성에 대해서는 꾸준히 제안이 있었지만, 방역 문제가 있기 때문에 쉽게 기준을 바꿀 수는 없다"라면서 "공식적인 제안이 들어온다면 방역 당국과 면밀하게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지난 7월 9일 오후 충남 부여 롯데리조트에서 열린 교육부-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 간담회에 참석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인사하고 있다.뉴스1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지난 7월 9일 오후 충남 부여 롯데리조트에서 열린 교육부-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 간담회에 참석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인사하고 있다.뉴스1

 
등교 방식에 대한 교육부와 개별 교육청의 입장차는 최근까지 이어졌다. 지난 7월 교육부는 2학기 등교 인원을 전교생의 3분의 2로 제한하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비수도권 시도교육청에서 매일 등교 방침을 굳히며 혼란이 일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으로 등교가 전면 중단될 때까지 교육부와 일부 교육청은 등교 일정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였다.
 
서울시교육청은 교육부와 방역 당국이 동의하지 않으면 현재 규정 내에서 초1·중1 등교일을 최대한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1학년을 일주일에 3일 나오게 하고, 다른 학년 등교일을 줄이는 방식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방역 강화를 전제로 등교 확대를 제안한 서울시교육청은 보건교사와 돌봄 전담사에 대한 무료 독감 백신 접종도 추진한다.  
 

고1·중1에 '입학준비지원금' 30~50만원 지급 추진

 
이날 조 교육감은 긴급돌봄 수요가 높아 포화 상태에 이른 유치원을 위한 대책도 제안했다. 학급당 15명 이내의 원생이 머무르는 경우에는 이 학생들을 밀집도 계산에서 제외하는 방안이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 유치원의 원아 15명 이하 학급 비율은 공립 23.3%, 사립 12%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시행하고 있는 무상 교복 정책의 대안으로 중1·고1에 입학준비지원금을 주자는 방안도 발표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시의회에서 검토하고 있는 무상교복 정책에 대해 '탈 교복' 기조에 맞지 않는다며 난색을 보였다. 지원 규모는 30~50만원으로 예상된다. 조 교육감은 "학생이 학교생활에 필요한 것을 직접 마련할 수 있도록 ‘입학준비지원금’을 중·고등학교 입학생에게 지급하겠다"고 말했다. 
 
남궁민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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