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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친구 안희정 퇴장 뒤, '조국·秋 선봉대' 변신한 김종민

중앙일보 2020.09.16 05:00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당 최고위원이 8.29 전당대회를 앞두고 열린 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당 최고위원이 8.29 전당대회를 앞두고 열린 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가 조국이야!” (지난해 10월 7일)

“서일병이 이렇게 욕먹는 게 합당합니까.” (9월 14일)

또 하나의 ‘조국 데자뷔’다. 11개월만에 다시 출격한 김종민(56) 더불어민주당 수석 최고위원이 현직 법무부장관 관련 의혹을 총력 방어 중이다. 그는 15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누구나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처럼) 휴가가 가능하냐”는 질문에 “가능하다”고 했다. “상관이 보기에 이거는 정말 꾀병이 아니다. 혹은 무슨 다른 이유가 아니라 정말 불가피하거나 수술받아서 다리가 지금 절뚝거린다면”이란 단서를 뒤에 달았다.
 

진영 싸움 선봉

전날 국회 본회의장 발언대에 선 김 최고위원은 대정부질문 시간 13분을 통째로 추 장관 변호에 썼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단상에 오르기 직전까지 추 장관을 상대로 질문을 준비했었다”고 했다.
 
왜 질문을 안 했나.
직전 윤재옥 의원(국민의힘) 발언을 듣고 ‘이건 반박이 먼저다’ 싶어 하다 보니 얘기가 길어졌다.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이 14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추미애 장관과 관련해 옹호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이 14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추미애 장관과 관련해 옹호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누구나 서씨같은 휴가가 가능하다’라면 비슷한 다른 사례를 확인했나.
병가 연장 사례 자체가 많지 않다. 그래서 누구나 해당하는 규정 얘기를 한 거다. 규정상 서일병(과 같은) 휴가가 가능하다. 현장 판단은 지휘관이 하는 거다.
 
규정보다 실제 관행이 중요하지 않나.
국방부, 군 관계자들에게 ‘아파서 힘들 때는 전화로 (휴가 연장) 충분히 가능하다’, ‘옛날 군대가 아니다’란 증언을 많이 들었다. 군이 (서씨를) 특별히 봐준 게 아니다.
 
유독 적극적으로 나서서 방어하는 이유는.
조국도 추미애도 사실이 잘못 알려져 부당한 공격을 받았다. 나는 그런 부당한 공격을 그냥 지나치는 게 체질상 안 맞는다. 내가 취재한 100% 사실만을 얘기하는 게 전부다. 다른 옹호는 안 한다.
 

원조 친노, 친문 핵심으로

지난해 10월 김종민 더불어민주당의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10월 김종민 더불어민주당의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뉴스1]

 
김 최고위원은 시사저널 정치부 기자 출신이다. 이날 통화 내내 “사실관계가 중요하다”, “사실로 승부한다”고 강조했다. 2003년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행정관으로 정계에 입문해 ‘원조 친노’로 분류된다. 대변인·국정홍보비서관을 거치며 2년 넘게 노 전 대통령을 보좌한 그를 두고 한 여권 인사는 “김종민은 노통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정치개혁과 민주주의에 대한 생각을 공유했던 참모 중 하나”라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만든 ‘민주주의 2.0’ 토론 웹사이트 실무를 맡은 것도 김 최고위원이었다. 20대 국회 입성 뒤에는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민주당 간사를 맡아 연동형 비례제 도입 등을 주도했다. 
 
때문에 노무현식 합의 민주주의를 고민하던 그가 최근 조국, 추미애를 대변하며 진영 싸움 최전선에 선 것을 두고 여권 일각서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 있다. 김 최고위원의 노선 변경 계기로는 과거 ”30년 친구”라며 지지하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정계 퇴출이 꼽힌다. 충남(논산·계룡·금산)을 지역구로 둔 그는 2015년 “안희정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만들자”며 공개 지지를 호소했었다. 하지만 안 전 지사가 성폭행 혐의로 정계를 떠나면서 김 최고위원은 전해철 의원 등을 중심으로 한 친문 핵심 ‘부엉이 모임’에 몸담으며 친문 전략가로 변신했다.
 
8.29 전당대회 직후 염태영(왼쪽부터), 신동근, 양향자, 김종민, 노웅래 신임 최고위원이 꽃다발을 들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권리당원과 국민여론조사에서 각각 25.47% 23.9%를 획득하며 여유있게 1위를 차지했다. [연합뉴스]

8.29 전당대회 직후 염태영(왼쪽부터), 신동근, 양향자, 김종민, 노웅래 신임 최고위원이 꽃다발을 들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권리당원과 국민여론조사에서 각각 25.47% 23.9%를 획득하며 여유있게 1위를 차지했다. [연합뉴스]

 
재선 후 8·29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해 친문의 압도적 지지로 1위에 당선된 그를 두고 이제 주변에서는 “차기 충남지사 후보로 나설 움직임”이란 말이 흘러나온다. 조국 수호 이미지로 얻은 권리당원 내 인기가 추 장관 사태를 겪으며 고조됐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지난 20대 국회 때부터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활동한 그는 이날 “추 장관에게 전화로 직접 당시 정황을 물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추) 장관은 거의 모른다. 그 (서씨 휴가) 과정에 개입하거나 역할한 게 거의 없기 때문에 전후 사정을 전혀 모르더라.” 이날 페이스북 등 SNS와 친여 성향 온라인 게시판에는 종일 ‘#우리가추미애다’란 해쉬태그가 올라왔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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