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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할머니 “윤미향 기소 안타까움 없어, 법이 심판할 것”

중앙일보 2020.09.16 00:14 종합 4면 지면보기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검찰의 불구속 기소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재판에서 이용수 결백을 증명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15일 국회 환노위 전체회의에 출석한 윤 의원. 임현동 기자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검찰의 불구속 기소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재판에서 이용수 결백을 증명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15일 국회 환노위 전체회의에 출석한 윤 의원. 임현동 기자

“30여 년 동안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일했던 윤미향이 기소됐지만, 안타까운 마음은 전혀 없습니다.”
 

“안타까워했다는 보도 나오는데
누가 그런 얘기를…절대 아니다
건강 호전, 활발한 활동은 어려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15일 오전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한 말이다. 그는 “윤미향의 죄와 관련된 일은 내가 답할 게 아니고, 법에 물어야 한다”며 “법이 알아서 심판할 것”이라고 했다. 윤미향(56)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은 하루 전인 14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한 기부금 등 공금에서 1억여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 할머니는 이날 통화에서 자신과 윤 의원과 관련된 일부 언론보도를 지적하며 화를 냈다. 이 할머니는 “윤미향 의원과 30여 년 함께 일을 했는데 검찰의 기소 소식에 기분이 좋지 않을 것 같다는 말이 나오는데, 그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누가 그런 얘기를 했느냐. 절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용수. [뉴스1]

이용수.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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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할머니는 이날 정정한 목소리로 전화 인터뷰에 응했다. 앞서 건강이 악화했다는 소식에 대해선 “지금은 전보다 나아졌다. 그래도 활발한 활동을 하기는 조금 어려운 상태”라고 했다. 이 할머니를 곁에서 수행하는 측근도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밖에 잘 못 나가셔서 답답해하신다. 할머니께서 윤 의원을 안타까워한다거나 하는 그런 말들은 할머니가 직접 한 말이 아니다”고 했다. 이 할머니는 지난 5월 기자회견 이후 4개월째 대구시 한 호텔에 머물며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할머니는 정의연 이사장을 지낸 윤 의원과 30여 년 동안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한 활동을 해왔다. 정의연이 1992년 수요집회(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를 주최한 이후부터 이 할머니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28년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고 했다.
 
그러다 지난 5월 7일 이 할머니는 대구 남구의 한 찻집에서 돌연 기자회견을 열고 “수요집회에 참가하지 않겠다”며 “참가한 학생들이 낸 성금이 어디 쓰이는지도 모른다”며 정의연의 회계 투명성 문제 등을 지적했다.
 
기자회견 직후 윤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할머니의 기억이 달라졌다”며 “92년부터 할머니들의 지원금 영수증을 보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할머니는 지난 5월 25일 2차 기자회견에선 윤 의원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정의연의 전신)에 대해 “위안부 할머니들을 팔아먹었다. 30년간 이용해 먹었다”고 주장했다.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 이후 정의연의 후원금 부정 회계와 횡령 의혹은 일파만파 커졌다. 지난 14일 서울서부지검은 정의연과 그 전신인 정대협의 부실 회계와 후원금 횡령 의혹 등의 혐의로 윤 의원을 불구속 기소했다.  
 
대구=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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