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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 몰려 꿔줄 돈 바닥, 삼성증권 신용융자 스톱

중앙일보 2020.09.16 00:04 경제 2면 지면보기
‘빚투’가 늘면서 한도가 소진돼 삼성증권이 7월 이어 또다시 신용융자를 중단했다. [연합뉴스]

‘빚투’가 늘면서 한도가 소진돼 삼성증권이 7월 이어 또다시 신용융자를 중단했다. [연합뉴스]

증권사들이 잇달아 신규 신용융자 거래를 제한하고 있다. 올해 들어 돈을 빌려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가 급증하면서 한도가 소진돼 리스크 관리가 필요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신용융자는 증권사가 주식을 사려는 투자자에게 주식을 담보로 단기간 돈을 빌려주는 것이다.
 

투자 열풍으로 7월 이어 두 번째
오늘부터 신규 매수자금 못 빌려
기존 고객 만기 연장은 할 수 있어

삼성증권은 신용융자 한도가 소진돼 오는 16일부터 신규 신용융자 매수를 일시 중단한다고 15일 밝혔다. 지난 7월 22일에 이어 두 번째다. 증권담보 대출도 현재 중단한 상태라 고객들은 당분간 신규로 빚을 내 투자할 수 없다. 다만 기존 이용 고객은 요건을 충족하면 만기 연장은 가능하다.
 
지난 11일에는 한국투자증권이 신용융자 신규 약정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달 초 신한금융투자는 신규 예탁증권담보대출 및 신용융자를 일시 중단했고, 지난 6∼7월에도 미래에셋대우 등 증권사들이 잇따라 증권 담보대출과 신규 신용융자 매수를 일시적으로 중단한 바 있다.
 
이는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가 예상보다 빠르게 급증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신용공여 잔고는 17조3379억원으로 다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각종 규제로 부동산에 투자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증시가 빠르게 회복되자 개인 투자자들이 빚을 내서라도 주식투자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신용대출 조이기’의 여파라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전날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 카카오뱅크 여신담당 임원과 화상회의를 열고 신용대출 증가 속도를 늦추는 방안을 협의했다. “신용대출이 최근 급증하고 있어 이를 관리할 필요성이 있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빌린 돈이 부동산과 주식투자 등으로 흘러가면서 자산 거품을 키울 수 있는 데다, 신용대출의 특성상 금융기관의 건전성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그러나 증권사들은 각 증권사 내부 기준에 따라 통상 자기자본의 60~70%로 유지해오던 신용공여가 한도에 이르렀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에도 종합금융투자사업자(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증권사)가 신용공여를 하는 경우 신용공여의 총 합계액이 자기자본의 200%(100%는 중소기업·기업금융업무 관련 신용공여로 한정)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돼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대부분 증권사들은 자본시장법과는 별도로 내부 관리 기준을 갖고 있다”면서 “법률상의 한도를 초과하진 않았지만, 만일에 대비해 내부 관리에 들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해용 경제에디터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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