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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장관·합참의장 후보자, 청문답변서 90% 똑같이 썼다

중앙일보 2020.09.16 00:02 종합 10면 지면보기
서욱(左), 원인철(右)

서욱(左), 원인철(右)

16일과 18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서욱 국방부 장관 후보자와 원인철 합참의장 후보자가 각종 현안에 대해 토씨 하나 다르지 않은 입장을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복붙(복사하여 붙여넣기)’ 답변으로 공직 후보자 개인의 자질을 검증하자는 청문회 취지에 어긋나는 상황이란 지적이다.
 

나머지 10%도 표현만 살짝 달라
야당 “청문회를 통과의례로 생각”

15일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서 후보자와 원 후보자는 전날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서에서 수십 건의 질의에 동일한 답변을 반복했다. 특히 공통질문엔 90% 이상 같았고 나머지 10%도 표현만 살짝 다른 정도라는 게 윤 의원의 분석이다.
 
예를 들어 ‘북 핵과 미사일을 방어할 수 있는 수단’ 등에 대한 질문에 두 후보자는 “우리 군은 한·미 동맹의 능력과 우리 군의 독자적 가용능력을 총합하여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갖추어나가고 있다”고 답했다. ‘군’ ‘한미’를 한자로 썼느냐만 다를 뿐, 육군(서 후보자)·공군(원 후보자) 출신의 차이는 없었다. ‘전시작전권 전환 시 발생되는 우려 사항’에 대해서도 직답하지 않은 채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보다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작권 전환을 추진 중”이라고 했다. 김원웅 광복회장의 1~21대까지 육군참모총장 친일 행적 주장을 놓고도 두 후보자는 공히 "다양한 역사적 시각이 반영된 발언에 대해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윤 의원은 "사실상 정부의 공식 입장을 앵무새처럼 나열한 것에 불과해 실질적인 청문회 취지를 왜곡할 수 있다”며 "청문회를 단순히 통과의례로 보는 후보자와 정부의 인식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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