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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씹이면 탈영이냐"···예비군 불지핀 '김태년 카톡 휴가론'

중앙일보 2020.09.15 20:12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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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 끄려했지만, 오히려 불이 커졌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카카오톡 휴가론' 때문이다. 
 

야당 "與, 카카오뉴스 맘에안든다 겁박하더니"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27)씨의 군 휴가 절차 특혜 의혹을 두둔해온 김 원내대표는 1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육군 규정에 따라 담당자 허가가 있으면 미복귀 상태에서도 휴가 사용이 가능하다"며 "전화·메일·카카오톡 등으로도 신청이 가능하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휴가 중 몸이 아픈 사병을 복귀시켜 휴가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건 달라진 군대 규정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덧붙였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도 같은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전화로 병가를 요청했지만 서씨와 달리 휴가를 거부당한 사례에 대해 "지휘관이 더 세심하게 배려했어야 할 부분"이라며"(서씨의 휴가연장이) 국방부 규정 위반이 아니다"라고 했다. 
 
군은 '휴가연장은 전화 등 가용한 수단으로 하게 돼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복수의 전직 군 간부는 "이론상 불가능한건 아니라고 하지만 어떤 지휘관이 카톡으로 휴가를 연장해주겠냐"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의 발언을 본 예비군들의 반발은 거세지고 있다. 기사 댓글과 커뮤니티에는 "이젠 대통령도 국회의원도 카톡으로 뽑겠다" "중대장이 카톡 읽씹(읽고 답변하지 않음)했으면 탈영이냐" "북한에서 미사일 쏘면 카톡으로 보고하나" "군기가 동네 편의점 알바보다 더 빠졌다" 등의 격한 반응이 쏟아졌다. 실제 군복무시절 병가를 원하는 만큼 받지 못했다는 주장부터 서씨와 달리차별을 받았다는 글도 이어졌다.
 
대화하는 김태년과 김진표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오른쪽)와 김진표 의원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0.9.15   zj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대화하는 김태년과 김진표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오른쪽)와 김진표 의원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0.9.15 zj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반면 "군 복무시절 전화 후 문자로 우선 진단서 확인 보내고 상부보고올리고 처리한적이 있다" "군대도 상식이 통하는 곳이다" "요즘 군대 좋아졌다" "서씨가 전화로 했지 카톡으로 했냐" 등 서씨 측을 두둔하는 반응도 있었다.
 
야당의 반발도 이어졌다. 최형두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야당 대표 연설이 메인에 떴다고 '카카오 들어오라' 겁박하던 여당인데, 카톡을 장관 아들 변호 수단으로 삼는 것은 가능했던 모양"이라고 말했다. 윤영찬 민주당 의원의 이른바 '카카오뉴스 문자 외압 논란'을 꺼내 비꼬았다.
 
한편 추 장관의 아들 서씨는 2016년 11월부터 2018년 8월까지 21개월간 카투사에서 근무하며 총 58일간의 휴가를 다녀온 것으로 나타났다. 서씨는 무릎 수술을 위해 2017년 6월 5일부터 14일까지, 15일부터 23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19일의 병가를 썼다.
 
23일 부대에 복귀해야 했지만, 같은 달 24일부터 27일까지 나흘간 부대 밖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 부대 밖에 있었던 나흘은 개인 연가로 처리됐는데, 이 과정에서 휴가 미복귀 및 전화 휴가 연장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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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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