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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 복구 때문에 살핀건가…휴전선 코밑까지 내려온 김정은

중앙일보 2020.09.15 12:09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홍수 피해 복구를 마친 황북 금천군 강북리를 현지 지도했다고 북한 관영 매체들이 15일 보도했다. 
 

金 사흘 만에 수해 복구지역 또 방문
강북리는 개성공단서 직선거리 20여 Km
수해에도 사진에 나타난 벼는 이상무
"자력갱생 과시하고, 본보기로 삼은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수해 복구 작업을 마친 황해북도 금천군 강북리에 현지지도를 나섰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5일 보도했다.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수해 복구 작업을 마친 황해북도 금천군 강북리에 현지지도를 나섰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5일 보도했다. [뉴스1]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은) 강북리가 이번 폭우와 강풍에 의하여 큰 피해를 입은데다가 해마다 자연재해를 받고 있지만, 살림집(주택)과 공공건물들을 제대로 보수하지 못해 위험한 상태에 있는 실태를 료해(이해)했다”며 “즉시 인민군부대들에 리소재지의 건물들을 전부 철거하고 새로 건설해 리의 면모를 일신시킬 데 대한 전투명령을 내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북한) 전역을 무섭게 휩쓴 폭우와 강풍으로 인하여 큰 피해를 입었던 황해북도 금천군 강북리가 자연의 대재앙의 흔적을 말끔히 가시고 사회주의 선경, 사회주의 농촌의 본보기마을로 훌륭히 일떠섰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지시로 강북리의 주택과 당 위원회 등 공공건물을 새로 건설했다는 설명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수해 복구 지역을 현지지도 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15일 전한 황북 금천군 강북리. 개성공단에서 직선거리로 20여 Km 떨어진 전방지역이다. [구글어스 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수해 복구 지역을 현지지도 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15일 전한 황북 금천군 강북리. 개성공단에서 직선거리로 20여 Km 떨어진 전방지역이다. [구글어스 캡처]

김 위원장의 현지 지도는 지난 12일 수해와 태풍 피해를 입은 황북 은파군에 이어 사흘만(보도일 기준)이다. 특히 예성강 하류에 위치한 강북리는 전방 지역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수해 복구를 마친 황해북도 금천군 강북리를 살펴보고 만족감을 표시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5일 전했다. 북한은 수해와 폭풍 피해를 입은 강북리를 복구했다고 했는데, 마을 인근에 심은 벼는 피해를 입지 않은 것(오른쪽 아래)으로 보여 궁금증을 낳고 있다.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수해 복구를 마친 황해북도 금천군 강북리를 살펴보고 만족감을 표시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5일 전했다. 북한은 수해와 폭풍 피해를 입은 강북리를 복구했다고 했는데, 마을 인근에 심은 벼는 피해를 입지 않은 것(오른쪽 아래)으로 보여 궁금증을 낳고 있다. [뉴스1]

 
북한은 이날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 사진 9장을 공개했는데, 마을 문화회관을 비롯해 수십 채의 주택을 새로 건설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다른 당국자는 “외견상으로는 북한의 주장대로 주택과 공공건물을 보수가 아닌 신축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지난달 수해 이후가 아니라 몇달 전부터 공사를 진행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귀띔했다. 지난달 수해 이후 태풍이 연이어 오면서 공사를 할 수 있는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한 데 비해, 수해 이전에 마을 전체를 신축한 흔적이 있다는 설명이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본지가 분석한 결과 다른 수해지역과 달리 공사현장 주변의 벼가 그대로 있는 등 수해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북한이 군을 대거 투입해 이 지역을 단기간에 복구했을 수도 있지만, 김 위원장의 치적 선전을 위해 사전에 계획했던 공사 현장을 방문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13일 “외부에서 지원을 받지 말라”고 선을 그었다. 마르가레타 발스트욈 스웨덴 적십자사 총재도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의 소리(VOA)에 “북한이 인도주의 지원을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자력갱생에 의한 정면돌파전’을 주문한 김 위원장이 최근 수해 복구현장을 연이어 방문해 외부에 손을 내밀지 않고서도 일어설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북한은 최근 당 창건 75주년을 앞두고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고, 한편으로는 태풍과 수해 복구를 독려하고 있다”며 “김 위원장은 서부지역에서 현지지도를 하고 김덕훈 내각 총리는 동부지역을 찾은 건 그만큼 피해복구의 시급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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