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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제공자'라는 오라클 이상한 인수, 틱톡 주인 안 바뀌었다

중앙일보 2020.09.15 08:27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틱톡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틱톡

틱톡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와 오라클의 합의안이 일반적인 인수합병(M&A)과 다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 바람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내락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오라클은 일반적인 인수자가 아니라 '기술 제공자'...틱톡 주인은 여전히 바이트댄스
중국이 법을 개정해 자국 기업의 기술 매각을 사전 승인제로 바꾼 이후 합의사항 급변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오라클이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치고 틱톡의 미국 비즈니스 인수자가 됐다.
 
그런데 오라클도 이날 내놓은 성명서의 문장이 이상하다. 오라클은 "바이트댄스가 미국 재무부에 낸 제안서에 오라클이 기술 제공자(technology provider)로 참여하고 있음을 확인한다"고 했다.
 
일반적인 M&A 성명서는 '고객을 위해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또는 '주주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등의 아름다운 포장 문구로 시작해 'OOO은 우리 회사의 일부가 됐다'는 문장으로 끝난다.
 

그러나 오라클이 이날 내놓은 성명에서는 기술 제공자라고 했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실제 오라클은 일반적인 인수자가 아니다. 틱톡의 고객 정보 등 데이터를 저장하는 클라우딩 서비스를 제공한다. 틱톡 미국 비즈니스 주인은 여전히 중국의 바이트댄스다.
 
CNBC 등은 "애초 200억~300억 달러를 받고 틱톡 미국 비즈니스를 매각하는 방안을 놓고 M&A 협상이 이뤄졌다"며 "하지만 중국이 자국 기업의 기술 매각을 사전승인제로 바꾼 이후 일반적인 M&A 딜과는 다른 합의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문제는 트럼프가 양쪽의 딜을 승인할지 여부다. 트럼프는 '미국시간 15일까지 틱톡의 미국 비즈니스를 매각하지 않으면 사용 금지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바이트댄스와 오라클이 미 재무부에 제출한 합의안은 트럼프의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 이제 공은 트럼프에 넘어갔다. 그의 선택지는 두 가지다. '중국의 기술도약을 견제하기 위해 틱톡 사용을 금지할 것인가?' 아니면 '중국의 법규 등 현실을 인정해 어정쩡한 합의에 도장을 찍어줄 것인가?'다.
 
어느 쪽이든 트럼프가 앞으로 중국을 어느 정도 공격할 것인지가 드러날 전망이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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