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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영상 올린 윤미향 "검찰이 길원옥 할머니 삶 부정했다"

중앙일보 2020.09.15 06:56
윤미향 의원 페이스북 캡처.

윤미향 의원 페이스북 캡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기부금 유용 의혹 등을 받는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 출신의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잇따라 글을 올리며 검찰의 불구속 기소 방침에 대한 대응에 나섰다.
 
특히 윤 의원은 자신이 중증 치매를 앓고 있는 길원옥 할머니의 여성인권상 상금 일부를 정의연에 기부하도록 했다는 검찰의 기소 내용(준사기 혐의)을 의식한 듯 페이스북에 길 할머니 관련 영상 수 건을 연달아 올리기도 했다. ‘길원옥 할머니 말씀’ ‘수요시위 참석자들에게 응원’ 등 주로 길 할머니가 또박또박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었다.  
 
그는 그러면서 "왜 갑자기 길 할머니 2017-2020년 영상을 공유하느냐고요? 할머니의 평화인권운동가로서의 당당하고 멋진 삶이 검찰에 의해 부정당하는 것을 겪으며 제 벗들과 함께 할머니의 삶을 기억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윤미향 의원 페이스북 캡처.

윤미향 의원 페이스북 캡처.

윤 의원은 앞서 발표한 입장문에서도 "검찰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여성인권상 상금 기부를 두고 준사기라고 주장했다"며 "당시 할머니들은 '여성인권상'의 의미를 분명히 이해하셨고, 그 뜻을 함께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상금을 기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중증 치매를 앓고 있는 할머니를 속였다는 주장은 해당 할머니의 정신적 육체적 주체성을 무시한 것"이라며 "위안부 피해자를 또 욕보인 주장에 검찰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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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의원 페이스북 캡처.

윤미향 의원 페이스북 캡처.

윤 의원은 '혐의가 소명될 때까지 모든 당직에서 사퇴하고 당직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뒤 일부 지지자들의 반발이 나오자 "당당하게 싸우기 위한 것"이라고 댓글로 해명하기도 했다. 그는 "당권 행사를 안 한다는 것이지 당권을 내려놓겠다는 게 아니다"며 "당당하게 싸우기 위해 취한 태도라고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서부지검은 정의연과 그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부실 회계와 후원금 횡령 의혹 등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지 4개월 만에 이날 윤 의원을 재판에 넘겼다. 검찰이 윤 의원에게 적용한 혐의는 준사기와 사기, 기부금품법 위반, 업무상 횡령, 업무상 배임, 공중위생관리법 위반 등 모두 8개다.
 
윤 의원은 정부나 서울시로부터 3억여원의 보조금을 불법 수령하고, 개인계좌로 모금했거나 법인계좌에 있던 돈 1억여원을 개인적으로 유용한 혐의를 받는다. 또 관할 관청에 등록하지 않고 단체계좌로 41억여원의 기부금품을 모금한 혐의도 있다. 길 할머니의 심신 장애를 이용해 상금 1억원 중 5000만원을 정의연에 기부하게 하는 등 총 7920만원을 기부 또는 증여하게 한 혐의도 받는다.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매입해 논란이 된 안성 쉼터에 대해서도 배임 혐의 등이 적용됐다.
 
다만 검찰은 윤 의원의 딸 유학비 및 아파트 구입비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선 출처가 소명됐다고 보고 불기소 처분했다. 윤 의원 남편이 운영하는 신문사에 부당하게 일감을 몰아주었다는 의혹 등도 불기소 처분됐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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