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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순 재범 막을 유일 수단, 보호수용법 6년전 막은 인권위

중앙일보 2020.09.15 05:00
교도소에 수감된 조두순의 모습. [사진 JTBC]

교도소에 수감된 조두순의 모습. [사진 JTBC]

8세 여아를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2년형을 선고받은 조두순의 출소가 오는 12월 13일로 다가왔다. 국회에서는 조씨의 이름을 딴 법들이 잇달아 발의되고 있다. 아동 성범죄자와 피해자의 접근 금지 범위를 현행 100m에서 1km로 확대하는 ‘조두순 접근 금지법’, 아동 성폭력범이 출소 후에도 사회와 격리돼 보호수용 시설의 관리 감독을 받게 하는 ‘조두순 격리법’ 등이 그것이다. 이미 6년 전 박근혜 정부 시절 법무부는 출소한 흉악 범죄자를 보호수용시설에 두는 법안을 준비했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해 흐지부지 사라졌다. 
 
2014년 7월 법무부는 “우리 가족의 안전을 지키는 든든한 울타리”라는 설명과 함께 보호수용 제도 도입 법안을 국회에 제출한다고 밝혔다. 2012년 전자발찌를 찬 40대 남성이 출소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주부를 성폭행하려다 반항하자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 이후부터다. 이른바 ‘서울 중곡동 주부 성폭행 살인사건’ 에 이어 비슷한 범죄가 잇따르자 흉악범죄자에 대한 격리를 요구하는 여론이 대두했다. 2012년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성범죄 등 흉악 범죄자에게 형벌 외의 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96.6%를 차지했고, “사회로부터 격리해야 한다”는 데는 89.1%가 동의했다.  
 
당시 법무부는 보호수용 대상자를 아동 성폭력범, 3회 이상 상습 성폭력범이나 연쇄살인범과 같은 흉악 범죄자로 제한했다. 검찰이 재범의 위험성이 있는 자에 대해 보호수용을 청구하면 법원이 1년 이상 7년 이하의 범위 내에서 보호수용을 선고할 수 있도록 했다.  
 
이들을 일반 교도소가 아닌 구분된 시설에 수용하도록 하는 게 법무부의 계획이었다. 1인 1실을 보장하고 전화통화를 자유롭게 하는 등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해 교도소와는 차별성을 뒀다. 또 사회성 함양을 위해 심리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원하는 경우 작업을 부과해 최저임금 이상의 월급을 수령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었다.  
 
법무부가 당시 사회 친화적 처우를 강조한 건 ‘보호감호제’와의 차별성을 부각하기 위해서였다. 보호감호제는 재범 우려가 큰 범죄자를 출소 후 일정 기간 청송감호소에 수용하는 제도로, 전두환 정권 초기인 1980년 도입됐다. 그러나 절도·사기 등을 저지른 이들도 대상으로 해 범위가 지나치게 넓었고, 벌을 받고 나왔음에도 사실상 교도소와 비슷한 처우를 받으며 ‘이중 처벌’ 논란까지 일어 2005년 폐지됐다.  
 
법무부는 보호감호제와의 차이점을 강조했지만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은 그렇지 않았다. 재범 위험성을 판단하는 구체적 기준이 없고, 이중 처벌의 문제가 있다며 법무부안에 반대 입장을 표했다. 결국 해당 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된 이후 한 번도 논의되지 못한 채 19대 국회 임기만료로 자동 폐기됐다.  
 
최근 법조계를 중심으로 보호수용 제도를 도입하자는 논의가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 사법적 테두리 안에서 출소한 조씨를 사회와 격리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조씨 사건은 판결이 확정됐기에 다시 재판하지 않는다는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따라 그를 또 감옥으로 보낼 수는 없다. 법무부는 인력을 충원해 조씨만을 전담하는 보호관찰관을 지정한다고 했지만, 문제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자가 조씨만이 아니란 점이다. 이들 모두에게 1대 1로 보호관찰관을 붙이기에는 인력과 예산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조씨 출소 전인 12월 12일까지만이라도 보호수용제도가 입법화된다면 조씨에게 이를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산시에서도 14일 보호수용법 제정을 법무부에 긴급 요청했다.  
 
항상 발목을 잡았던 이중 처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박사는 “같은 시설에서 같은 처우를 할 때 이중처벌이라고 지적할 수 있지만 새롭게 도입될 보호수용은 교정시설과 전혀 다른 설계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승 박사는 “수형자의 재범 방지가 목적이어서 사실상 치료 시설로 운영되는 만큼 이중처벌 논란에서 자유롭다”며 “법무부가 인권을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사회를 안전하게 만들어갈 수 있는 보호수용제도에 도입을 전향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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