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단독] 절박한 마세라티 "모든 신차, 전기차 버전 내놓겠다"

중앙일보 2020.09.15 05:00 경제 4면 지면보기
마세라티의 새 수퍼 스포츠카 MC20. 사진 마세라티

마세라티의 새 수퍼 스포츠카 MC20. 사진 마세라티

마세라티가 앞으로 스포츠카를 포함한 모든 신차에 전기차 버전을 함께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전동화 추세 속에 럭셔리카 브랜드인 마세라티도 절박한 선택을 한 것이다. 마세라티가 속한 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FCA)의 마이클 맨리 최고경영자(CEO)는 “자동차의 미래가 전기차에 있다는 생각은 예전부터 갖고 있었지만, 자동차 회사마다 전동화가 필요한 타이밍이 다 다르다”며 “우리는 늘 타이밍을 봐 왔다”고 말했다. "향후 5년간 줄줄이 내놓을 신차 모델에는 꼭 전기차 버전을 포함하겠다"고 했다.  
 

마이클 맨리 FCA 최고경영자
2년 새 글로벌 매출 3분의 1 토막
4년간 신차 13종 내며 반전 노려

맨리 CEO와 다비데 그라소 마세라티 CEO는 지난 10일 오후 1시(현지시간) 이탈리아 모데나에서 열린 수퍼 스포츠카 MC20 공개 행사에서 컨퍼런스콜을 통해 글로벌 기자간담회를 했다. 한국에선 중앙일보가 유일하게 초청받아 참여했다. 
마이클 맨리 FCA CEO. 사진 FCA

마이클 맨리 FCA CEO. 사진 FCA

‘번개’라는 뜻의 별도 전기차 라인업 구상

맨리 CEO는 “마세라티 전기차 모델은 역동적인 퍼포먼스나 럭셔리 드라이빙 경험, 우아한 디자인과 혁신적인 기술 모두에서 마세라티 DNA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기차 모델에도 마세라티 배기음을 유지한다. 하지만 일각에선 페라리·람보르기니를 비롯해 초럭셔리 브랜드인 벤틀리와 롤스로이스까지 전동화에 나선 마당에 마세라티가 얼마나 부가가치를 낼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의문도 제기한다.
 
마세라티는 이탈리아어로 ‘번개’라는 뜻의 별도의 전기차 라인업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마세라티 판매량 급감, 수퍼카로 타개? 

MC20는 2003년 MC12 이후 마세라티가 거의 20년 만에 내놓는 수퍼 스포츠카다. 1914년에 설립한 마세라티는 페라리∙람보르기니와 함께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레이싱카 메이커였다. 하지만 50년대 이후 일반인도 즐길 수 있는 럭셔리 브랜드로 자리매김해 왔다.  
 
마세라티는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이 1만9300대로 2017년 이후 불과 2년 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적자 전환하는 등 재무 상태도 좋지 않다. 투자 부족으로 신차 출시가 없었던 게 원인으로 지목된다.  
다비데 그라소 마세라티 CEO. 사진 마세라티

다비데 그라소 마세라티 CEO. 사진 마세라티

“2025년까지 판매량 3배 이상 늘리겠다”

마세라티는 이번에 자체 생산한 V6 3.0L 신형 네투노 엔진으로 최고출력 630마력, 최대토크 74.4㎏.m을 내는 MC20 출시를 통해 재기를 노린다. 1990년대 FCA에 인수된 이후 MC12 출시로 ‘레이싱 DNA’를 살려 콰트로포르테∙기블리 등을 연달아 내놓으면서, 2013~2017년 판매량이 연간 두 배까지 급증했던 신화를 재현하겠다는 포부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맨리 CEO는 “2025년까지 마세라티 판매량을 7만5000대까지 늘리고 영업이익 15%를 달성하겠다”며 “신차 출시도 늘려 2024년까지 신차 13종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마세라티 MC20. [사진제공=마세라티]
마세라티 MC20. [사진제공=마세라티]
마세라티 MC20
마세라티 MC20
 
포르쉐 마칸, BMW X3 등에 맞설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그레칼레 출시 계획도 밝혔다. 모데나 공장에 전동화 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그레칼레를 생산할 이탈리아 남부 카시노 공장에 8억 유로(약 1조원)을 투자하는 등 총 50억 유로의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마세라티의 새 중형 SUV 그레칼레 티저 이미지. 사진 마세라티

마세라티의 새 중형 SUV 그레칼레 티저 이미지. 사진 마세라티

FCA-PSA 합병하면 마세라티 ‘보석’ 될까

한편 FCA가 그룹 전체 판매량의 0.6%에 불과한 마세라티에 대규모 투자를 하는 것은 푸조시트로엥그룹(PSA)와의 합병을 앞둔 상황과도 관련이 있다. PSA는 합병을 통해 지프를 비롯한 FCA의 수익률 높은 북미 시장에 진출하고, 마세라티라는 럭셔리 브랜드를 보유하는 것이 시너지 포인트라고 보고 있다. 맨리 CEO는 “내년 초 FCA가 PSA와 합병하면 마세라티가 통합 회사의 ‘왕관의 보석(crown jewel)’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맨리 CEO는 “최근 마세라티가 부진했던 건 신차 출시가 부족해서인데 럭셔리 브랜드는 소비자의 경험을 총체적으로 보살피는 라이프 사이클 매니지먼트가 중요하다”며 새로운 고객 케어 프로그램인 ‘푸오리세리에’를 소개했다. 또 “마세라티 브랜드는 아시아 시장에서 매우 잘 알려져 있고, 늘 상당한 매출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서 나온다”며 “그런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MC20는 내년 6월 유럽을 시작으로, 8월 중국·일본, 9월 중동에 이어 11월에 한국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이탈리아 모데나 공장에서 하루 8대 소량 생산한다. 

관련기사

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