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eep & Wide] 화웨이 ‘고사작전’ 발효…삼성전자는 6만원 뚫었다

중앙일보 2020.09.15 00:04 경제 1면 지면보기
화웨이

화웨이

특단의 상황 변화가 없다면 미국의 강화된 화웨이 추가 제재는 15일(현지시간) 발효된다. 이날부터는 어떤 기업을 막론하고 미국의 기술을 사용해 생산된 제품을 화웨이에 팔려면 미 상무부의 특별 허가를 받아야 한다. 화웨이는 존폐의 갈림길에 섰고, 한국도 이미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화웨이 고사작전’이 미칠 파장과 향방을 5대 관전 포인트로 짚어봤다.
  

미국 초강력 제재 5대 관전포인트
반도체 등 거래 땐 파산 각오해야
화웨이 부품망 끊겨 거의 사형선고
한국 기업, 당장 매출엔 손해지만
스마트폰·5G장비 반사이익 기대

1 한국기업의 손익 계산은
 
단기 피해는 불가피하다. 화웨이는 한국의 ‘빅 바이어’다. 지난해에만 13조원어치의 한국 부품을 구매했다. 5년 누적 구매액은 40조원에 육박한다.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기업의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연간 2억 대 정도를 파는 화웨이가 퇴출당하면 삼성·LG전자가 점유율 일부를 가져올 수 있다. 화웨이가 시장 1위인 5G 통신장비 시장에선 삼성전자의 수혜가 예상된다. 반도체 역시 대체 수요처 확보가 어렵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중국의 오포·비보·샤오미 등이 화웨이의 빈자리를 메울 것으로 보이지만, 이들이 메모리반도체를 구매할 곳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정도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14일까지 삼성전자가 11.85% 오르며 7개월여 만에 6만원대까지 오른 데엔 이런 이유도 한몫했다.
  
내년 브랜드별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내년 브랜드별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2 미 제재 위반하면 어떻게 되나
 
고의든 실수든 미 제재를 위반하면 파산까지 각오해야 한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화웨이 제재 위반 시 최대 20년의 실형과 위반 건당 100만 달러(약 11억8000만원)의 벌금에 해당하는 형사처분을 받는다. 또한 위반 건당 거래 금액의 최대 2배를 벌금(행정처분)으로 내야 한다. 이런 규정보다 더 무서운 것은 제재 위반 시 미국의 직접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엔 대(對)이란 제재를 어긴 혐의로 미국의 직접 제재를 받아 파산 위기로 몰린 중국 ZTE 같은 처지가 될 수 있다. 이수미 아놀드앤포터 변호사는 “제재 위반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면 일단 수출이나 재수출을 일단 중단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3 화웨이 홀로서기 가능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화웨이는 대량 확보한 부품 재고로 일단 버티면서 동시에 ‘홀로서기’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구글 안드로이드 대신 스마트폰용 운영체제(OS) ‘훙멍’을 자체 개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화웨이가 미국 제재의 틈을 비집고 통신장비와 스마트폰을 제조할 방법은 거의 없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화웨이가 사형선고를 받았다”고 평가한 이유다.
  
4 중국 정부는 보복 나설까
 
중국 반도체 소비액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중국 반도체 소비액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중국 정부는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한 이후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 시진핑 정부가 무역분쟁 확전을 우려해 대미 보복에 부담을 갖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대신 관영 매체를 통해 여론전을 펴고 있다. 관영 환구시보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10일 칼럼에서 “미국 매파들이 중·미 사이의 경제·무역 관계를 끊으려 해도 양국의 깊은 상호 의존성은 없앨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선 5일에는 “중국이 보유 중인 미 국채를 모두 팔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목할 것은 중국 언론들이 유럽연합(EU)과 중국과의 협력을 강조하는 사설과 기사를 연일 쏟아내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에 맞서 EU를 중국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포석이다.
  
5 바이든 당선되면 달라질까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를 ‘친중 인사’로 몰고 있다. 미국 내 확산 중인 ‘반중 정서’를 이용한 전략이다. 일각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중국에 유화책을 펼 것으로 본다. 하지만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이든의 대중관이 바뀌었다”며 “누가 당선되든 미국의 대중 정책은 더 강경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