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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되면 되게 하면 되지, 류현진의 ‘영리한 야구’

중앙일보 2020.09.15 00:03 경제 6면 지면보기
류현진. [AFP=연합뉴스]

류현진. [AFP=연합뉴스]

위기에 강한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사진)이 제 자리로 돌아왔다.
 

뉴욕 메츠전 승리투수, 시즌 4승
초반 체인지업 공략에 전술 바꿔
토론토, 에이스 활약에 지구 2위

류현진은 14일(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버펄로 살렌필드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뉴욕 메츠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안타 8개를 맞았지만 1실점으로 선방했다. 탈삼진은 7개였고, 볼넷은 하나도 내주지 않았다. 류현진은 7-1로 앞선 7회 초 마운드를 내려왔다. 토론토가 7-3으로 승리해 류현진은 시즌 4승(1패)이 됐다. 첫 홈 승리다. 평균자책점은 3.19에서 3.00으로 낮아졌다.
 
류현진은 1~4회 매회 안타를 허용했다. 1회 초 안타 3개를 맞고 1실점 했다. 상대 선두 타자 제프 맥닐에게 체인지업을 던지다가 우전 안타를 맞았다. 2사 후 토드 프레이저에게도 체인지업을 던졌다가 안타를 허용했다. 주자 1, 2루에서 도미닉 스미스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아 실점했다.
 
메츠 타선이 단단히 벼른 게 보였다. 류현진은 LA 다저스에서 뛴 지난해까지 7시즌 동안 메츠전에 8차례 등판했다. 4승1패, 평균자책점 1.20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그런 류현진에 대해 이를 악문 듯 메츠 타선은 주 무기인 체인지업을 공략했다. 실점 후 류현진은 곧바로 볼 배합을 바꿨다. 2, 3회에는 체인지업을 한 개도 던지지 않았다. 대신 주로 패스트볼을 던졌다.
 
메츠 타선의 집중력은 쉽게 흐트러지지 않았다. 2회 선두타자 피트 알론소가 류현진의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내야 안타를 만들었다. 류현진은 뚝심 있게 다시 포심 패스트볼을 던져 아메드 로사리오를 2루수 옆 병살타로 잡고 위기를 넘겼다.
 
2, 3회를 무실점으로 막은 류현진은 4회에 다시 체인지업을 꺼냈다. 바깥쪽 체인지업 노린 메츠 타자들을 상대로 해당 코스와 구질의 공을 던졌다. 대신 정교하게 제구해 장타를 피했다. 1사 주자 1, 2루 위기가 있었지만, 후속 타자를 연속 삼진 처리해 실점하지 않았다. 5, 6회는 연속 삼자 범퇴 처리했다.
 
1회 류현진 투구 수는 18개였는데, 체인지업이 7개였다. 그 후  5이닝 동안 체인지업은 5개만 던졌다. 전체 투구 수 92개 중 체인지업은 12개로 13%였다. 올 시즌 류현진의 체인지업 비중은 29.4%였다. 그만큼 체인지업에 의존하는 류현진이 1회 직후 과감하게 체인지업을 접었다. 그 덕분에 류현진의 피안타율은 이날 0.333(24타수 8안타)이었지만 득점권에서는 0.250(4타수 1안타)로 더 낮았다.
 
류현진은 경기 후 “1회 실점한 뒤에 볼 배합을 바꿨는데 그게 주효했다. 1회에 체인지업을 던지다가 안타를 많이 맞았다. 이후 직구와 커터를 활용해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았고, 6회까지 끌고 간 요인이었다”고 설명했다. 송재우 해설위원은 “메츠 타선이 마음먹고 바깥쪽 변화구, 특히 체인지업을 노렸다. 야구 지능이 높은 류현진은 재빨리 허를 찌르는 볼 배합으로 수정해 4승을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빅리그 타자도 영리한 류현진을 넘어서기 쉽지 않다. 이날 승리로 류현진의 메츠전 통산 성적은 9경기 5승1패, 평균자책점 1.23이 됐다. 류현진은 “오늘 8안타를 맞았지만, 위기를 잘 넘겨 메츠에 강한 이미지를 유지했다. 주자가 있을 때 적시타를 맞았으면, 오늘도 어려운 경기가 될 수 있었다”고 복기했다.
 
에이스 류현진의 호투로 토론토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2위 자리를 지켰다. 3위 뉴욕 양키스와 승차는 여전히 0.5경기다. 류현진은 앞으로 두 차례 정도 더 등판한 뒤, 포스트시즌을 준비한다. 류현진은 “남은 경기에서도 제구에 신경 쓰겠다. 두 경기 모두 승리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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