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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능력있는 내 아들 제비뽑기로 떨어뜨려”

중앙일보 2020.09.15 00:02 종합 1면 지면보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14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아들의 통역병 선발 과정 외압 의혹에 대해 ’충분히 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아이“라며 ’오히려 역으로 군 내부에서 제 아이인 줄 알아보고 정상적인 방식을 바꿔 제비뽑기로 떨어뜨렸다는 사실도 이번에 알았다“고 말했다. 오종택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14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아들의 통역병 선발 과정 외압 의혹에 대해 ’충분히 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아이“라며 ’오히려 역으로 군 내부에서 제 아이인 줄 알아보고 정상적인 방식을 바꿔 제비뽑기로 떨어뜨렸다는 사실도 이번에 알았다“고 말했다. 오종택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씨의 군 휴가 관련 의혹을 둘러싸고 여야가 14일 국회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엄호와 야당의 파상공세 속에서 추 장관은 “(의혹이) 제보자로부터 출발했는데, 오인과 억측에서 출발했겠구나 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날의 대정부질문 초반부는 여당 의원과 추 장관의 이런 대화로 시작됐다.
 

추미애, 아들 군 특혜 의혹 부인
“국방부 민원실에 전화한 적 없어
남편이 했는지 물어볼 형편 안돼”
야당 “확인된 정황으론 해임돼야”

“당직사병 주장 오인됐거나 과장”
“소설 쓰시네” 과거 발언엔 “죄송”

추 장관, 윤석열 장모 의혹 묻자
“윤 총장의 수사 의지 본 적 없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아들한테 좀 미안한 마음이 드나, 요즘 들어.”
 
▶추 장관=“공인의 아들이라고 아이는 모든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 실은 저로서는 엄마의 역할을 제대로 해 준 적이 없다.”
 
▶정 의원=“국방부 공식 발표를 봤는가. 문제없음이라고 했다.”
 
▶추 장관=“아픈 걸 핑계로 군 특혜를 받으려면 진작 그렇게 했을 것이다. 아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다리가 아프다 했고, 고교 시절에도 아팠다. 나는 그냥 성장통이라고 생각하고 신경을 안 써줬다.”
 
▶정 의원=“아이가 영어 실력이 괜찮죠? 면접시험을 봤으면 (평창올림픽 통역병에) 뽑혔을 것 같은데.”
 
▶추 장관=“충분히 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아이다. 제 아이인 줄 먼저 알아보고 군 내부에서 원래의 정상적인 방식을 바꿔 제비뽑기로 떨어뜨렸다는 사실을 이번에 알았다.”
 
▶정 의원=“엄마로서 마음고생이 심하실 텐데 힘내시라.”
 
5시간20여 분간 진행된 대정부질문 내내 추 장관은 시종 자신을 “아픈 아들에게 관심조차 못 줬던 엄마”라고 표현하며 때론 울컥했다. 그러면서 “(의혹 제기에 의한) 그 피해는 제 아들과 제가 입고 있다. 가장 큰 피해자다”라는 기조를 이어갔다.
 
이날 대정부질문을 통해 새롭게 밝혀진 사실은 별로 없었다. 언론에서 제기된 의혹을 추 장관이 대부분 부인했고, 나머지 의혹들에 대해선 수사 중인 사안이라는 이유로 말을 아꼈다. ‘부모가 국방부에 민원을 넣었다는 문서가 나왔다’는 야당의 추궁에 추 장관은 “(민원실에) 내가 전화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또 “보좌관이 아들 서씨 휴가 연장과 관련된 문의전화를 한 것이 사실이냐”는 질문엔 "보좌관에게 전화를 시킨 사실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추 장관은 자신의 보좌관이 부대에 전화했는지 자체에 대해선 확인하지 않았다. 
 
추미애, 보좌관 전화 여부 묻자 “확인하고 싶지 않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보좌관이 아들 부대에 전화한 것은 사실이냐.”
 
▶추 장관="그것은 제가 알지 못한다. 수사 중이고요, 보고받지 않겠다고 누차 말씀드렸기 때문에 정확하게 답변드릴 수 없다.”
 
▶박 의원="이 문제로 온 나라가 난리가 났다. 보좌관한테 물어봤느냐.”
 
▶추 장관="확인하고 싶지가 않다. 수사에 개입할 수 없기 때문에.”
 
▶박 의원="병가 연장을 위해 국방부 민원실 또는 국방부에 연락한 사람이 장관이냐, 남편분이냐.”
 
▶추 장관="저는 연락한 사실이 없고, 제 남편에게 제가 물어볼 형편이 못되고요.”
 
추미애 장관 아들 군 의혹 관련 말말말.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추미애 장관 아들 군 의혹 관련 말말말.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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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장관은 서울동부지검이 아닌 특임검사 도입이나 특별수사본부 설치를 통한 수사를 주장하는 야당 의원에게 "(의혹 제기가) 지금까지는 합리적인 의심에 기반한 주장도 아니고 증거도 없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전날 "국민에게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혔던 추 장관이었지만 야당 의원들에게만큼은 강하게 대응했다. "(휴가 미복귀는) 대법원 판례로는 탈영, 황제근무”(전주혜 국민의힘 의원)라는 지적엔 "아들에 대한 명예훼손이다. 용어를 자제해 달라”며 "황제, 탈영이라고 하는 것은 너무 야비하지 않느냐”고 역공세를 취했다.
 
검사 출신인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에겐 "대정부질의를 하시는 거지, 수사 검사처럼 피의자 신문하듯 하시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아들 관련 의혹을 제기한 해당 부대 당직사병 A씨에 대해서도 "공익제보는 합리적인 의심이 있어야 하는데, (A씨의 주장은) 오인됐거나 과장됐고, 합리적이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고 못박았다.
 
추 장관은 다만 지난 7월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에서 했던 자신의 "소설 쓰시네” 발언에 대해선 "상당히 죄송하다. 불찰이다. 독백이었는데 스피커가 켜져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 의원들은 추 장관을 전면적으로 엄호했다. "국민의힘에 의해 탄핵된 대통령, 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역사 반동”(정청래 의원), "무차별적이고 근거 없는 정치공세로 일관하면 야당이 다음 선거도 이기지 못할 것”(김종민 의원)이라고 했다.  
 
반면에 야당은 "반칙과 특권이 일상화되는 사회라면 공동체는 무너지고 애국심도 사라질 것”(이태규 국민의당 의원), "지금까지 확인된 정황만으로도 이미 법무부 장관으로서 국민에게 해임된 것”(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이라고 맞섰다.
 
추 장관의 해임을 주장하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정세균 국무총리는 "경질할 이유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한편 이날 추 장관은 자신과 갈등 관계에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윤 총장의) 수사 의지를 본 적이 없다. 선택적 정의와 선택적 수사에서 벗어나지 못하다는 질타가 있다”고 비판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나경원 전 의원, 윤석열 총장의 장모와 부인,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에 대한 수사가 왜 이뤄지지 않느냐”고 물은 데 대한 답변이었다.  
 
추 장관은 "여전히 상명하복 문화가 조직 내 자리잡고 있어 수뇌부의 선택적 수사에 따라 안 되는 사건을 키운다거나 수사에 착수하지 않는 점이 있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박해리·한영익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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