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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희의 권익위 “추미애, 아들 수사와 직무관련성 없다”

중앙일보 2020.09.15 00:02 종합 5면 지면보기
전현희 위원장

전현희 위원장

국민권익위원회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휴가 미복귀 의혹이 불거진 아들 서모(27)씨에 대한 검찰수사 간에 “구체적 직무 관련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아들을 수사하는 검찰의 인사권을 가진 장관이지만 이해충돌이 없다는 의미다. 1년 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때와는 딴판이다. 당시 권익위는 장관 배우자(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검찰 수사를 받는 경우 사적 이해충돌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취지의 유권해석을 내렸다. 그새 바뀐 것은 권익위원장이 인권·시민단체에서 활동하던 여성 법학자 출신 박은정 위원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재선 의원 출신 전현희 위원장으로 교체된 것뿐이다.
 

작년 조국장관 때 정경심 수사 관련
당시 박은정 권익위 “관련성 있다”

당직병 공익신고 보호 신청 놓곤
“공익·부패행위 신고자 해당 안 돼”

14일 권익위가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에게 제출한 답변자료에 따르면 공무원 행동강령(이해충돌) 위반이 되려면 ▶사적 이해관계자 지위 ▶직무 관련성 인정 등 2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권익위는 “추 장관이 아들과 사적 이해관계자이기는 하지만, 구체적인 직무 관련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권익위는 이번 유권해석을 위해 지난 7일 법무부와 검찰청에 추 장관이 아들 수사와 관련해 수사지휘를 내렸는지, 이들 기관의 보고를 받았는지 등을 묻는 공문을 보냈다. 권익위에 직권조사 권한이 없어서다.
 
검찰청은 10일 “아들 사건과 관련해 법무부에 보고한 사실이 없으며, 지휘권 행사도 없었다”고 회신했다. 반면에 법무부는 두 차례 질의에 회신하지 않았다. 권익위는 검찰청 답변만을 근거로 직무 관련성이 인정되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그러자 야권에서는 전 위원장의 자격을 비판했다. 성 의원은 “간단한 법리해석을 갖고 시간을 끌 때부터 예상했던 결론”이라며 “조 전 장관 때 인정한 직무 관련성조차 부정한 전 위원장은 더는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조국·추미애 전·현직 법무부 장관에 대해 ’전 법무장관은 교육, 현 법무장관은 군 복무에서 불공정 특혜로 민심의 역린을 건드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른쪽은 주호영 원내대표. 오종택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조국·추미애 전·현직 법무부 장관에 대해 ’전 법무장관은 교육, 현 법무장관은 군 복무에서 불공정 특혜로 민심의 역린을 건드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른쪽은 주호영 원내대표. 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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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 대선캠프 직능특보단장을 맡았던 전현희 위원장은 4·15 총선에서 서울 강남을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이후 장관급인 권익위원장에 발탁되자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이 나왔다.
 
앞서 2019년 10월 권익위는 국정감사 때 조 전 장관의 경우 사적 이해충돌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취지의 유권해석을 내렸다.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의 관련 질의에 “정부조직법, 검찰청법, 공무원 행동강령 등 관련 법령을 고려했을 때 법무부 장관 배우자가 검찰 수사를 받는 경우, 장관과 배우자 사이에 직무 관련성이 있을 수 있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권익위는 또 추 장관 아들의 ‘군 휴가 미복귀 의혹’을 제기한 당직 사병 A씨가 공익·부패행위 신고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A씨는 14일 신변위협을 이유로 권익위에 공익신고자 보호조치를 신청한 상태다. 하지만 수사기관이나 권익위 등에 공익·부패 신고를 하지 않은 데다 그가 제기한 ‘휴가 특혜 의혹’은 284개 공익신고 대상 행위에 들어 있지 않다고 권익위는 설명했다. 다만 권익위는 A씨가 공익신고의 보호·보상 대상이 되는 ‘협조자’에 해당하는지를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권익위는 이날 국민의힘 이영 의원에게 제출한 답변자료에서 “법무부와 국방부에 ‘추 장관 아들의 휴가 연장 및 통역병 선발, 부대 배속 등과 관련한 청탁이 있었는지’를 사실조회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권익위가 본격 조사에 착수할지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서씨의 휴가 미복귀 의혹 사건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이 사건 배당 8개월여 만에 서씨와 핵심 참고인을 잇따라 소환조사하면서다. 서울동부지검은 14일 “군 휴가 미복귀 의혹 등을 받는 서씨를 13일 피고발인 신분으로 조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12일엔 추 장관이 국회의원일 때 보좌관인 B씨를 불러 조사했다.
 
세종=김민욱 기자, 정진호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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