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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지하차도 사고 '인재'···“시장 대행, 조치없이 귀가했다"

중앙일보 2020.09.14 17:22

‘3명 사망’ 초량지하차도 사건 검찰 송치 

지난 7월 23일 쏟아진 폭우로 침수된 부산동구 초량 제1치하차도에서 119 구조대원이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이날 사고로 3명이 숨졌다. [사진 부산경찰청]

지난 7월 23일 쏟아진 폭우로 침수된 부산동구 초량 제1치하차도에서 119 구조대원이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이날 사고로 3명이 숨졌다. [사진 부산경찰청]

 지난 7월 23일 폭우 때 3명이 숨진 부산 동구 초량동 초량 제1 지하차도 사고는 지하차도 관리부실과 공무원들의 안이한 재난대응이 맞물려 빚어진 ‘인재’로 밝혀졌다.
 

재난대응 제대로 안한 변성완 권한 대행 직무유기 적용
관할 부산동구청 직원 6명은 시설물 관리 부실드러나

 이 사고를 수사해온 부산지방경찰청은 지하차도를 부실하게 관리하고 폭우 재난에 안이하게 대처한 공무원 8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4일 밝혔다. 기소대상은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과 부산시 재난대응팀 6급 직원 1명, 동구 부구청장 등 동구청 직원 6명이다. 경찰은 이들이 직무유기, 업무상과실치상,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혐의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앞서 부산에서는 지난 7월 23일 오후 8시 시간당 80㎜ 폭우가 내렸고, 오후 9시 30분쯤 초량 제1 지하차도를 통과하던 차량 6대가 집중호우로 불어난 물에 잠겨 운전자 3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초량1 지하차도에서 구조활동 중인 부산소방재난본부. [사진 부산소방재난본부]

초량1 지하차도에서 구조활동 중인 부산소방재난본부. [사진 부산소방재난본부]

 이와 관련, 경찰은 변성완 부산시 권한대행의 경우 부산시 재난 대응 총괄책임자임에도 불구하고 제1 지하차도 사고 상황을 보고받고 구체적인 지시를 하지 않는 등 직무 유기한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변 권한대행은 사고 당일 저녁 개인 약속으로 시청 부근에서 저녁 식사를 한 뒤 부산시청에 들어가 폭우 대비 지시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관사로 바로 귀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 재난대응팀 직원 1명은 호우경보가 발령되자 시민안전실장 주재의 상황판단 회의를 개최하고도 권한대행이 회의를 개최한 것처럼 매뉴얼에 맞지 않는 허위 회의록을 작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부산 동구청 직원들은 초량 제1 지하차도 시설관리 등 재난대응 관련 구체적인 책임이 있는데도 지하차도 배수로와 지하차도 출입금지를 알려주는 전광판 관리부실, 폭우 상황 모니터링 미실시, 지하차도 차량 통제 미이행 등의 혐의가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 가운데 동구청 직원 1명은 허위의 상황판단 회의서를 작성,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혐의를 받고 있다. 부산 동구청 직원 가운데 기소의견으로 송치된 공무원은 부구청장, 안전도시과장, 안전총괄계장, 안전과 주무관, 건설과 기전계장, 기전계 담당자 등 6명이다.
 

지난 7월 23일 폭우 때 일찍 관사로 퇴근하는 등 직무유기혐의로 고발된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이 지난 8월 22일 오후 부산경찰청에서 피고발인 조사를 받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7월 23일 폭우 때 일찍 관사로 퇴근하는 등 직무유기혐의로 고발된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이 지난 8월 22일 오후 부산경찰청에서 피고발인 조사를 받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은 국과수 등과의 6회에 걸친 합동 감식 결과 당시 집중호우로 제1 지하차도에 많은 양의 빗물이 장시간 과도하게 유입되고 있었고, 배수시설 설계조건보다 현저하게 많은 빗물이 유입된 것이 침수의 1차 원인이라고 밝혔다.
 
 또 제1 지하차도 배수펌프는 모두 작동 중이었으나 배수펌프 저류조에 이물질이 유입되면서 배수량이 저하됐고, 지하차도 진입로에 설치된 배수로 일부가 막혀있어 유입되는 빗물의 유량이 증가한 점을 고려할 때 평소 배수펌프가 정상적으로 관리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감정 결과를 내놓았다. 
 
 경찰은 따라서 지하차도침수와 사고원인에 대해 ^다량의 빗물 유입 ^배수지인 초량천의 범람 및 배수펌프에 토사 유입 등에 따른 배수량 저하 외에 고장 난 전광판(차량통제용) 방치 등 부실한 시설관리, 상황파악을 위한 모니터링 부재 등 안이한 재난대응이 맞물린 사고라고 결론 내렸다.
 
 경찰은 사고 초기 인명을 제때 구하지 못했다는 혐의를 받아온 소방관 4명과 경찰관 3명에 대해서는 인명구조 장비가 없거나 구조활동을 할 수 없었던 상황 등으로 인해 형법상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려워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기소의견으로 송치됐다는 소식에 변성완 권한대행은 “당시 사고를 당한 유족과 시민께 사과드린다. 향후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앞으로 재난대응에 전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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