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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 아들 칭찬한 민주당, 4년전 우병우 아들엔 “명백한 특혜”

중앙일보 2020.09.12 10:00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10일 오후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10일 오후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

 
“우병우 민정수석 아들의 ‘꽃보직 스캔들’이 점입가경이다. 이 정부 권력자들에게 묻는다. 당신들 권력은 누구를 위해 휘두르는가.”
 
2016년 10월 6일. 박경미(현 청와대 교육비서관)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내놓은 논평이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 아들이 당시 서울지방경찰청 간부 운전병으로 근무하는 것에 대해 민주당이 “명백한 특혜”라고 공세를 펼 때였다. 민주당 의원들은 “권력자의 아들이 가장 선호하는 곳에서 근무하는 것만으로도 정당성이 없다”(박남춘 등)고 비난했다.
 
그해 국정감사에서 한 경찰 관계자가 우 전 수석 아들을 선발한 데 대해 “코너링이 좋아서 뽑았다”고 선발 이유를 대자 비난은 더 커졌다. 우상호 당시 민주당 원내대표는 “박종철 열사 때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변명 이래 가장 희한한 변명이다. 감추려는 진실이 뭐냐. 검찰은 즉시 제대로 수사하라”고 소리쳤다. 정청래(당시 원외) 민주당 의원도 거들었는데, 트위터에 우 전 수석이 대책 논의를 위해 아들을 만났다는 기사를 공유하며 “코너링이 좋은 아들과 청문회 실전 연습 중이다. 쯧쯧”이라고 썼다.
 
김영춘(현 국회 사무총장) 의원은 DMZ 목함지뢰 사건 피해 군인들과 대비하면서 “우 수석 아들이 꿀보직으로 불리는 간부 운전병으로 복무하던 2015년, DMZ 하사 두 명은 지뢰에 다리를 잃었다”고 했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017년 4월 11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으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중앙포토]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017년 4월 11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으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중앙포토]

 
민주당은 우 전 수석 아들의 외박·외출 일수까지 점검하며 날을 세웠다. 박주민·김영진 의원은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자료를 제출받아 우 전 수석 아들이 기준보다 11일 더 외박을 나가고, 기본 외출(일주일 1회)보다 22차례 더 외출 나갔다는 점을 거론했다. 당시 서울청은 “지휘관 재량에 따라 특박을 나갈 수 있다”고 해명했지만, 민주당은 “궁색한 해명으로 군 복무 특혜 정황”이라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당시 민주당 대표가 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다.
 
비슷한 시기 우 전 수석은 처가 땅 거래 의혹 등이 잇따라 터지면서 코너에 몰렸고, 급기야 여당인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들 사에서도 그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설훈, 황희 의원이 11일 당 유튜브 채널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씨의 군복무와 관련해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더불어민주당 유튜브 채널 캡쳐]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설훈, 황희 의원이 11일 당 유튜브 채널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씨의 군복무와 관련해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더불어민주당 유튜브 채널 캡쳐]

 
4년이 지나, 이번엔 반대로 추 장관 아들을 둘러싼 군 복무 특혜 의혹이 이슈로 떠올랐다. 휴가 미복귀 의혹부터 통역병 선발, 자대 배치 청탁 의혹으로 정치권 공방이 한창인데 정치권에선 “민주당 의원들의 대응이 '우병우 아들 사태' 때와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평가가 많다.
 
우상호 의원은 지난 9일 언론에 “카투사 그 자체가 편한 보직이라 휴가를 갔냐 안 갔냐, 보직을 이동하느냐 안 하느냐는 아무 의미가 없는 얘기”라고 말했다가 크게 논란이 되자 사과했다. 정청래 의원은 “식당에서 김치찌개 시킨 것을 빨리 달라고 한 게 청탁이냐”고 엄호했고, 설훈 의원도 “군에 안 갈 수 있는 사람이 군에 갔다는 사실이 상찬(賞讚, 기리어 칭찬함) 되지는 못할망정, 문제 삼는 것은 이해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설 의원은 추 장관 부부가 아들 병가 문제로 국방부 민원을 넣었다는 내용의 국방부 문건을 두고선 “오죽하면 민원을 했겠느냐”고 두둔했다.
 
11일에는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에선 ‘추미애 장관 아들 특혜?? 팩트나 알고 말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는데 김종민·설훈·황희 의원이 출연했다. 익명을 원한 국회 관계자는 “과거 보수 진영에선 우 전 수석 아들 의혹이 부적절하다는 자성이라도 나왔다”며 “국민적 공분에도 추 장관 아들을 덮어놓고 엄호하는 여당 의원들의 내로남불식 모습이 보기 민망하다”고 지적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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