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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마시고 게임하고 불멍까지...코로나 감금시대, 집에서 한다

중앙일보 2020.09.12 08:00
12일은 수도권에서 강화한 사회적 거리두기(일명 거리두기 2.5단계)를 시행한 뒤 두 번째 맞는 주말이다. 정부는 이번 주말쯤 거리두기 2.5단계 연장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방역 당국은 "강화한 방역 조치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번 주말에도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주말 ‘슬기로운 집콕 생활'을 꿈꾸는 이들의 다양한 모습을 들여다봤다. 
 

①전 세계 창문 밖 풍경 구경 

전 세계의 창문 밖 풍경을 볼 수 있는 사이트(window-swap.com)에 접속하자 뜬 화면. [홈페이지 캡처]

전 세계의 창문 밖 풍경을 볼 수 있는 사이트(window-swap.com)에 접속하자 뜬 화면. [홈페이지 캡처]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전 세계 사람들의 창문 밖 풍경을 볼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window-swap.com)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해당 사이트에 접속하면 미국·영국·독일·캐나다·호주 등 해외 각국 네티즌의 창문 밖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소리까지 들려 생동감을 더한다. 이 사이트는 풍경을 10분 정도 카메라 등으로 찍어 보낸 전 세계 네티즌의 자발적 참여로 운영된다. 
 
사이트 측은 “우리는 모두 실내에 갇혀있다. 우리가 다시 여행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다른 사람의 창문을 통해 마음속 공허함을 채우고자 한다”고 밝혔다. 요즘 이 사이트에 자주 들어간다는 20대 직장인 A씨(30)는 11일 “코로나 사태가 길어지며 우울감이 찾아왔었는데, 사이트를 보며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②친구들과 ‘랜선 미팅’

상반기 기업은행 신입행원들이 온라인으로 모여 '랜선 회식'을 진행했다. 각자 집에서 준비한 안주와 술로 분위기를 내고 있다. [IBK기업은행]

상반기 기업은행 신입행원들이 온라인으로 모여 '랜선 회식'을 진행했다. 각자 집에서 준비한 안주와 술로 분위기를 내고 있다. [IBK기업은행]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 을 이용한 비대면 방식의 온라인 만남도 권장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확산하자 등장한 ‘랜선 술자리’ ‘랜선 회식’이란 이름으로 일상에 정착하는 추세다. 방역 지침을 따르면서 기분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직장인 이모(27·여)씨는 최근 친구 네 명과 줌으로 랜선 술자리를 가졌다. 이씨는 “친구들끼리 술과 안주를 산 다음 약속된 시간에 줌을 틀었다”며 “비록 랜선 만남이었지만 진짜 만난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이번 주말에도 다시 줌으로 모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③집에서 즐기는 캠핑

30대 여성 이씨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30대 여성 이씨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밖에 나가지 않고도 집에서 캠핑 분위기도 낼 수 있다. 유튜브를 통해서다. 타닥타닥 타들어 가는 장작 소리가 듣고 싶다면 유튜브에 ‘불멍’(장작불을 보며 멍하니 있는 것을 뜻하는 신조어)이나 ‘장작’ 등을 치면 관련 동영상이 수십 개 뜬다. 계곡 소리를 들려주는 ASMR(자율감각쾌락반응) 동영상도 많다. 
 
30대 프리랜서 이모(여)씨는 지난 1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집에서 빔프로젝터 화면에 계곡 동영상을 튼 사진을 올렸다. “캠핑왔다고 생각 중”이란 설명을 붙였다. 이씨는 “외출을 자제하고 방역 지침을 지키자는 뜻에서 이런 사진을 올렸는데 주변 반응이 좋았다”며 “방역 지침도 지키면서 나들이 분위기를 낼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④집에서 즐기는 온라인 전시회

한 팬이 레드벨벳 조이의 생일을 맞아 온라인 사진 전시회를 열었다. 마우스를 움직이면서 사진을 구경할 수 있다. [홈페이지 캡처]

한 팬이 레드벨벳 조이의 생일을 맞아 온라인 사진 전시회를 열었다. 마우스를 움직이면서 사진을 구경할 수 있다. [홈페이지 캡처]

실제 오프라인 전시처럼 관람 동선을 따라 움직이는 듯한 온라인 전시회도 있다. 넥슨컴퓨터박물관은 온라인 무료 전시관 ‘게임을 게임하다’(www.gameagame.org)를 최근 개관했다. 이는 지난해 7~8월 한국 온라인게임 25주년을 기념해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 전시회를 온라인으로 옮긴 것이다. 사이트에 들어가면 마치 온라인게임 속 가상 세계로 입장하듯이 로그인과 동시에 관람이 시작된다. 넥슨 관계자는 “관람 경험을 확장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아카이빙하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온라인 전시회는 아이돌 팬 문화로도 발전했다. 지난 3일 걸그룹 레드벨벳 멤버 조이(24·본명 박수영)의 생일을 맞아 한 팬은 조이 사진을 모아 온라인 전시회(bit.ly/3hT1wAT)를 개최했다. 전시회 사이트에 들어가면 조이가 부른 노래가 자동 재생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기발한 방식” “아이디어 좋다. 문화로 정착해야 한다”는 반응이 나왔다. 그룹 스트레이키즈 멤버 현진(20·본명 황현진)의 온라인 전시회를 리뷰한 한 동영상은 트위터에서만 22만 회 넘게 조회됐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 장기화로 지치고 힘든 국민 마음을 이해해 송구스럽다”면서도 “지금 이 위기는 우리 모두의 적극적인 거리 두기 노력으로만 극복할 수 있다. 이번 주말까지는 약속과 모임은 모두 취소하고, 안전한 집 밖으로의 외출은 삼가달라”고 당부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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