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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까지 거리두기 바짝 죄야…자영업자 “다 죽을 판” 반발

중앙선데이 2020.09.12 00:20 703호 4면 지면보기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청 관계자들이 석촌호수 산책로에 시민들의 출입자제를 권고하는 현수막을 설치하고 있다. [뉴스1]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청 관계자들이 석촌호수 산책로에 시민들의 출입자제를 권고하는 현수막을 설치하고 있다. [뉴스1]

“무엇보다 ‘추석 코로나’를 경계해야 한다. 자칫하면 2차 대유행이 올 수도 있다.”
 

코로나 확진자 9일째 100명대
독감 유행 겹치면 잡기 어려워
“이번 명절엔 안부 전화로 대신”
정은경 “단체줄넘기 함께하는 중”

PC방 “영업중단 해제 촉구 집회”
출입명부, 이름 빼고 전화번호만

전영일 통계청 통계개발원장은 이달 말에서 다음달 초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50명 이하로 내려가며 안정기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그 전까지는 거리두기 조치 완화를 상당히 조심스럽게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 원장은 감염병 예측모델링 기법으로 코로나19 감염 추이를 예측해왔다. 그는 “확진자 숫자도 중요하지만 재생산지수(환자 1명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감염시키는지 나타내는 지표)가 얼마나 떨어지냐가 더 중요하다”면서 “거리두기를 바로 완화해 사람들의 접촉이 많아지면 재생산지수도 민감하게 숫자가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역임한 전병율 차의학전문대학원 보건산업대학원장 역시 “가능하면 이번 추석 명절만큼은 안부 전화로 대신하고 이동 거리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고개를 들고 있는 독감(인플루엔자)이 코로나19 확산에 기름을 부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플루엔자 역시 발열과 호흡기 증상을 보이기 때문에 겉으로는 코로나19와 구분하기 힘들다. 전병률 원장은 “코로나 감염자가 증상을 감기로 착각해 고향에 내려가거나 직장에 나가면 또다시 걷잡을 수 없는 집단감염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9일째 100명대를 유지하면서 정부가 강화한 거리두기 2단계(2.5단계)를 당분간 유지하는 쪽으로 무게를 가닥을 잡았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11일 0시 기준 국내 확진자는 전날보다 176명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중 수도권에서만 116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했다. 정부는 수도권에서 2.5단계를 실시하면서 ‘신규 환자 100명 이하’를 목표로 삼았지만,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위중·중증 환자는 175명이다.
 
게다가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의 비율도 심상치 않다. 깜깜이 환자 비율은 현재 23%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역학조사가 환자 발생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면서 “급격한 환자 증가는 일단 막았지만 일일 신규 확진자 50명 미만으로 통제하는 것은 단기간에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 추석 맞이 민족 대이동과 독감 유행까지 겹치면 대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 교수는 “한가위 전까지 바짝 거리두기를 강화해 확진자를 의미 있는 수준으로 줄여야 방역망이 안정적으로 작동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거리두기 강화 조치로 정상 영업을 할 수 없게 된 자영업자들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현재 수도권 음식점의 경우 오후 9시 이후로는 배달·포장만 허용된다. 거리두기 2.5단계를 적용받는 수도권 내 일반음식점은 28만8850여곳에 달한다. 코로나19 고위험 시설로 분류돼 3주 넘게 문을 닫고 있는 PC방·노래방·유흥주점 업주들도 반발하고 나섰다. 대전의 노래방·유흥주점 업주들은 지난 10일 대전시청 앞에서 항의집회를 잇달아 개최했다. 노래방 업주 80여 명은 “영업 중지 때문에 자영업자들이 다 죽는다”며 “코로나19로 죽기 전에 생활고에 먼저 쓰러질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만들어진 ‘PC방 대책위원회’는 오는 14일 국회 정문 앞에서 영업중단을 해제할 것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거리두기 2.5단계를 유지하되 방역수칙 준수를 조건으로 음식점·카페 등 중위험시설의 영업 규제를 일부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도 이같은 자영업자들의 고충을 감안한 것이다. 유흥주점 등 고위험시설은 계속 묶고 커피전문점과 실내 체육시설 같은 중위험시설에 대해서는 제한을 일부 완화하는 것이다. 정부는 주말 확진자 추이를 살펴본 뒤 전문가와 지방자치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해 오는 13일 2.5단계 연장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12일 공식 출범하는 질병관리청의 초대 청장으로 발탁된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후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내일부터 확대 개편되는 질병관리청의 첫 임무는 코로나를 극복하는 데 전력을 다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코로나 유행이 장기화하면서 국민 모두가 지쳐간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나와 공동체가 함께하면 극복해낼 수 있다는 믿음,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다시 한번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바이러스와 함께 장기간 공존해야 하는 ‘위드(with) 코로나’ 시대에서 우리는 지난 1월부터 단체 줄넘기를 함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함께 뛰는 동료를 믿고, 또 서로 간에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할 때 줄넘기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개인정보 유출 논란을 빚은 수기 출입명부 관리 방식도 손보기로 했다. 음식점이나 카페 등을 방문할 때 출입명부에 이름을 쓰지 않고 전화번호만 기재하는 방식을 추진한다. 주소도 시·군·구까지만 적게 한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포장해가는 경우에는 수기명부 작성을 하지 않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 여성이 알지 못하는 남성으로부터 “코로나 출입명부를 보고 외로워서 한번 연락해봤다”는 문자를 받고 경찰에 신고하는 등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피해 논란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또 전자출입명부(QR코드)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 등 정보 취약계층을 위해 출입하려는 업소에 전화를 걸면 방문 정보가 자동으로 기록되는 방식 등을 도입할 예정이다.
 
세종=김민욱 기자, 최은혜·최선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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