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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국회·네이버·카카오 "구글 갑질 막자"는데, 구글은 '무임승차 놔두라고?'

중앙일보 2020.09.11 06:00
정부와 국회가 구글의 '인앱결제 확대'에 일제히 칼을 빼들었다. 김종훈 인턴

정부와 국회가 구글의 '인앱결제 확대'에 일제히 칼을 빼들었다. 김종훈 인턴

공정거래위원회가 구글 앱마켓 수수료 논란을 들여다보겠다고 예고했다. 국회도 '구글 갑질 방지법'을 잇따라 발의했다. '우리가 구글의 소작농이냐?'던 국내 IT업계 주장에 여론도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이쯤이면 구글에 제동을 걸 수 있는 걸까. 
 

무슨 일이야?

·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8일 공정위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앱마켓 수수료 변경이 시장 경쟁, 소비자 후생에 미치는 영향을 예의주시 중"이라고 했다. 구글을 겨냥한 발언이다.
· 앞서 구글은 올 하반기 안드로이드 앱 사용자가 웹툰·음악·e북 등 디지털 콘텐트 결제시 구글의 결제시스템(인앱결제)을 의무화할 계획이었다. 현재는 인앱결제는 게임에만 적용된다. 확대 적용되면 구글플레이가 결제금액의 30%를 수수료로 가져간다. 앱 개발사 입장에선 기존보다 수수료가 인상되는 셈.
· 지난달 이 사실이 알려진 후, 글로벌 앱마켓 플랫폼을 가진 구글의 횡포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을 비롯해, 네이버·카카오가 임원사로 있는 인터넷기업협회 등은 방통위에 "인앱결제 강제가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인지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 1년 출입기자단 정책소통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 1년 출입기자단 정책소통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가 발의한 법안이 뭐야?

국회에선 해외사업자인 구글을 규제하려면 법 개정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8일 앱마켓이 특정 결제방식을 강제하지 못하게 하는 '앱마켓 갑질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조 의원은 "방통위 가이드라인은 법적 강제성이 없어 앱마켓이 입점사에 행하는 불공정 행위 제재에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 지난달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 등도 비슷한 골자의 법안을 발의했다. 박 의원은 "상품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며, 수수료 수익에 대한 국내 세금 의무도 회피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 의원들은 구글플레이가 앱 심사 지연 및 임의 삭제, 다른 앱 마켓 등록 방해 등 시장지배적 사업자 지위를 활용해 중소 개발사에 갑질을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구글 ‘앱 수수료 30%’ 저격 발언.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구글 ‘앱 수수료 30%’ 저격 발언.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왜 중요해?

국회와 공정위 등이 구글을 들여다보곤 있지만, 실제 칼을 대긴 쉽지 않다. 전세계 각국 경쟁당국이 가격이나 수수료율 문제로 직접 개입하는 일은 거의 없다.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시장경쟁을 제한하는지, 신규 사업자의 진입을 방해하는지를 볼 뿐이다. 구글이 글로벌 시장에 인앱결제 확대를 결정했을 땐 주요 시장의 경쟁법에 대한 검토를 마쳤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 조성욱 공정위원장도 "구글의 수수료율 그 자체에 대해 공정위가 개입하긴 어렵다"(7월 28일 국회 정무위원회)고 말했다.
· 다만, 이달 8일 국회에선 발언의 맥락이 조금 달라졌다. 조 위원장은 "모바일 운영체계(OS) 시장을 장악한 사업자가 경쟁 제한 행위를 하는지 집중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점을 달리하겠다는 것. 조 위원장은 "위법행위가 확인되면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 신현윤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공정경쟁연합회장)는 "구글이 한국에 대해서만 예외를 인정하진 않을 것"이라며 "국내 공정거래당국이 글로벌 사업자를 규제하는 제도를 만들려면 유럽·호주·일본 등 해외 경쟁당국과의 사전 협의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에선 어떻게 하나 

앱마켓을 운영하는 구글과 애플. AFP=연합뉴스

앱마켓을 운영하는 구글과 애플. AFP=연합뉴스

· 구글과 애플의 앱마켓 수수료 과다 문제는 미국·유럽에서 소송이 진행 중이다. 인기게임 포트나이트 개발사인 에픽게임즈가 애플을 상대로 낸 소송 등 주로 애플 앱스토어가 논란이다. 구글은 인앱결제를 게임 외 일반 앱으로 강제 확대하기 전이라 주목을 덜 받았다.
· 일본도 앱마켓 문제를 살펴보곤 있지만, 제재는 어렵다고 본다. 스기모토 카즈유키 일본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3일 애플 인앱결제 정책에 대해 "수수료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반(反)경쟁행위로 판단하긴 어렵다"고 했다.
 

구글 주장은 뭐야

· "글로벌 진출 비용" : 수수료 30%를 입점사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 비용'으로 본다. 구글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세계 각국의 결제수단 300여 개를 지원하는 결제 시스템을 구축했으니 비용을 내라는 것. 앱마켓 수수료의 절반 가량은 신용카드·페이 등 결제대행(PG)사가 가져간다고 주장한다.
· "구글과 애플은 다르다" : 폐쇄적 인앱결제만 고집해온 애플과도 다르다는 입장이다. 구글은 애플과 달리, 넷플릭스·카톡 이모티콘·네이버 클라우드처럼 앱이 아닌 웹사이트 결제 같은 '우회로'를 내도 문제삼지 않았다는 것.
· 그래서 웹사이트가 아닌 앱 결제인데도 구글의 결제시스템을 사용하지 않으면 '무임승차'로 본다. 구글은 지난 4~5년간 네이버·카카오에 국내 결제에 인앱결제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카카오가 해외에선 구글 결제시스템을 적용하듯 국내서도 그렇게 하란 요구였다.
· 앱마켓 사정을 잘 아는 IT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글로벌 정책을 내놓을 땐 각국 법률 검토를 모두 마쳤다고 봐야 한다"며 "애플 외에 삼성 갤럭시스토어 등 다른 글로벌 플랫폼들도 결제액의 30%를 수수료로 받고 있고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면 규제당국도 문제 삼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앱스토어 수수료 현황 [중앙포토]

글로벌 앱스토어 수수료 현황 [중앙포토]

앞으로는

· 구글의 인앱결제 의무화가 글로벌 정책인만큼 한국 내 논란과 무관하게 연내 전세계에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 정부는 일단 현행법 위반 여부부터 들여다 볼 방침이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법률 위반 여부를 검토하겠다. 과기부·방통위·공정위 등 3개 부처가 대안을 찾겠다"고 했다. 최기영 과기부 장관도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개입은 신중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7월 2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뉴스가 답답할 땐, 팩플

김정민·정원엽 기자 kim.jungmin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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