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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송이 수만원 日샤인머스캣···외국인도 가세 ‘서리꾼 주의보’

중앙일보 2020.09.11 05:00
최근 일본 나가노(長野) 현에서 고급 청포도인 샤인머스캣의 수확 철 9월을 맞아 포도를 훔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혼자서 포도 31송이 훔친 남성도
베트남 여성 두 명도 샤인머스캣 노려

10일 요미우리신문은 나가노 현 경찰이 지난 9일 무직의 일본인 남성(68)을, 지난 8일 밤에는 베트남 국적의 농업 실습생 두 명을 절도 용의로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샤인머스캣은 한 송이에 많게는 수만 원까지 하는 값나가는 과일이다. 
 
나가노 현 경찰서가 체포한 일본인 남성은 지난 6~8일 포도밭에서 샤인머스캣 22송이와 거봉 9송이(시가 47만원 상당)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지역 경찰서에는 지난달 말부터 포도를 도둑맞았다는 피해 신고가 여러 건 접수됐다. 8일 밤은 경찰이 경계를 강화하고 있던 참이었다. 경찰은 수상한 차량을 발견해 조사한 결과, 차 안에서 포도가 발견됐다. 경찰은 이 남성에게 또 다른 절도혐의가 없는지 조사하고 있다. 
일본에서 최근 고급 포도인 샤인머스캣이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산지에서 경계가 강화되고 있다. 지난 9일 압수된 샤인머스캣 [나가노 방송]

일본에서 최근 고급 포도인 샤인머스캣이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산지에서 경계가 강화되고 있다. 지난 9일 압수된 샤인머스캣 [나가노 방송]

지난 8일 밤에는 베트남 국적의 농업 실습생 찬티 리에우(32)와 즈티킴 히에우(20)가 포도를 훔치다 붙잡혔다. 
 
이들 여성 둘은 6일 밤 10시경, 포도밭에서 샤인머스캣 5송이를 훔쳤다. 특히 리에우는 현장을 목격한 관리인의 오른팔을 물어뜯는 등 상처를 입힌 혐의도 받고 있다. 이 밭은 며칠 전에도 도난 피해가 있어 관리인이 잠복하고 있었다.  
일본 나가노현 스자카시에서는 최근 포도가 도난당하는 사례가 늘면서 포도밭 경계가 강화되고 있다. [스자카시 홈페이지]

일본 나가노현 스자카시에서는 최근 포도가 도난당하는 사례가 늘면서 포도밭 경계가 강화되고 있다. [스자카시 홈페이지]

이들은 "샤인머스캣 포도를 먹기 위해서 훔쳤다"고 진술했다. 잇따른 샤인머스캣 도난 사건에 포도 농가는 속상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포도 농가는 "몇 송이면 모를까 도둑들이 너무 많은 양을 훔쳤다"면서 "땀 흘려 지은 농사라는 걸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국에서도 샤인머스캣 포도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경남 거창군 거창읍 정장리의 정장 포도작목반 다목 포도원에서 한 농민이 씨 없는 청포도인 샤인머스캣을 수확하고 있다. [뉴스1]

한국에서도 샤인머스캣 포도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경남 거창군 거창읍 정장리의 정장 포도작목반 다목 포도원에서 한 농민이 씨 없는 청포도인 샤인머스캣을 수확하고 있다. [뉴스1]

이렇게 샤인머스캣 도난 사고가 잦은 이유는 포도 인기가 그만큼 높기 때문이다. 지난 6~7월 지루한 장마가 이어졌지만 8월 폭염으로 포도가 달콤해지면서 올해 포도는 예년 이상의 단맛을 지니게 됐다는 설명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나가노 포도 농가에 직접 와서 수확하려는 수요는 크게 줄어든 반면, 예약 배송은 예년의 두 배로 증가했다. 
 
나가노 현 경찰은 인기가 높은 샤인머스캣을 비싸게 되팔아 이윤을 챙기려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추가 조사에 착수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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