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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동생, 계약서 들이밀자 “내 글씨 맞는데 본 기억 없다”

중앙일보 2020.09.10 18:51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사모펀드 및 자녀 입시비리 등 혐의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사모펀드 및 자녀 입시비리 등 혐의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남동생 정모씨가 정 교수에게 유리한 증언을 이어갔다. 다만 검찰은 “과거 조사받을 때와 내용이 달라졌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2부(임정엽 재판장)에서 열린 재판에 정씨는 정 교수 측 증인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정씨는 정 교수의 공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검찰은 두 사람이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에 2016년과 2017년 각 5억원씩 투자한 뒤 허위 컨설팅 계약을 맺고, 1억5795만원을 용역료 명목으로 챙겨 코링크PE의 자금을 횡령했다고 본다. 정 교수는 동생 계좌를 이용해 차명 투자했다는 혐의도 받는다.  
 
정씨는 이날 재판에서 정 교수로부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에게 돈을 빌려주면 연 10%의 이자를 받을 수 있으니 참여하겠냐는 제안을 받았다고 했다. 변호인은 “5억원을 투자로 알고 있었나, 대여로 알고 있었나”라고 물었고 정씨는 “대여”라고 답했다. 이는 조씨에게 건넨 돈은 투자금이 아닌 대여금이었다는 정 교수 측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발언이다. 정씨는 또 컨설팅 계약서를 두고는 “사건 터지고 검찰 조사받으면서 봤다”고 말했다.  
 
검찰은 “조사받을 때 진술한 내용과 대부분 180도 다르다”며 “진술을 번복한 경위가 있느냐”고 물었다. 정씨는 “검찰에서 진술할 때 몸 상태가 상당히 좋지 않아 약을 먹었다”며 “구속될 수 있다는 압박감도 받고 있어서 진술하는데 서툴고 미숙한 부분이 있었다”고 답변했다.  
 
검찰은 그러자 컨설팅 계약서를 증거로 제시했다. 종이에는 정씨의 이름과 계좌번호가 적혀 있었다. 검찰은 “당시에 본 적도 없다는 계약서에 자필로 전화번호와 이름이 적힌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고, 정씨는 “제 글씨가 맞다”면서도 “제 기억에는 저걸 본 적이 없다”고만 답했다.  
 
정씨는 또 차명계좌 혐의와 관련해 “누나와 통화했을 때 지인 중에 주식투자 전문가가 있다고 해서 제가 미래에셋 계좌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빨리 주식거래를 해야 해서 대응이 되지 않기에 누나가 도와주려고 대신 매매해주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에게 도움을 요청했을 뿐 본인의 계좌가 맞는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이번에도 검찰은 증거를 제시했다. 정씨가 과거 검찰에서 했던 증언이 담긴 조서였다. 여기에는 “사실대로 진술하겠습니다. 누님이 저에게 모바일 계좌 만들어달라고 해서 누님과 같이 계좌 만든 것입니다”라는 정씨의 말이 담겼다. 정씨는 당시 “모두 정 교수의 돈과 주식이냐” “정 교수가 명의를 빌린 것이냐”는 검찰의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또 “정 교수 명의로 투자하지 않은 건 남편이 공직자이기 때문이냐”는 물음에도 “그럴 것이다”라고 진술했다.   
 
검찰이 “이렇게 진술했는데 아니란 거냐”라고 재촉하자 정씨는 “당시 약을 먹어서 상태가 좋지 않았는데 당시 (주식) 거래한 것은 맞다”는 대답을 내놨다. 
 
정 교수의 다음 재판은 오는 17일 열린다. 익성 회장의 아들 이모씨와 익성 부사장이 증인으로 나온다. 정 교수는 코링크PE와의 컨설팅 계약 등은 조씨와 익성 쪽이 주도했으며 본인이 직접 관여한 건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한 정 교수와 검찰의 공방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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