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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평 방에 간호사 15명 단체 격리한 병원···"일까지 시켰다"

중앙일보 2020.09.10 18:00
지난달 27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해 코호트 격리 조치를 한 서울 중앙보훈병원에서 간호사 15명을 7평 당직실에 단체로 격리했다. 이 사진은 지난달 29일 SNS 통해 퍼지며 논란을 불렀다. 온라인 캡처

지난달 27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해 코호트 격리 조치를 한 서울 중앙보훈병원에서 간호사 15명을 7평 당직실에 단체로 격리했다. 이 사진은 지난달 29일 SNS 통해 퍼지며 논란을 불렀다. 온라인 캡처

최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환자가 발생한 중앙보훈병원에서 환자와 접촉한 간호사를 7평짜리 방에 단체로 격리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84살 신모씨는 지난달 27일 서울 강동구 중앙보훈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달 5일부터 이 병원에 입원했던 신 씨는 17일 코로나19 검사에서는 음성 반응이 나왔지만 25일 열이 39도까지 오르는 등 증상이 보여 27일 다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신씨가 두 번째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자 병원은 접촉자로 의심되는 환자와 보호자, 직원 등 243명을 전수 검사했다. 그 결과 환자 2명과 간병인 1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병원 측은 환자가 머물렀던 병동을 코호트 격리하고 이동을 제한했다. 코호트 격리는 감염자가 발생한 의료기관이나 병동을 통째로 봉쇄하는 조치로 환자와 의료진을 동일 집단(코호트)으로 묶어 전원 격리한다.  
 
문제는 신씨와 접촉한 간호사를 격리하는 과정에서 생겼다. 병원은 간호사 15명을 23㎡(약 7평)짜리 당직실에 격리하도록 했다. 질병관리본부 자가격리대상자 생활수칙을 보면 자가격리대상자는 독립된 공간에서 혼자 생활해야 한다. 하지만 간호사들은 27일 오후 6시 30분부터 하루를 그 공간에서 같이 생활했다.
 
밀접 접촉자를 밀집된 공간에 몰아넣는 건 방역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는 결정이라 간호사들이 반발했지만 “기다려 달라”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한다. 
질병관리본부 자가격리대상자 생활수칙은 격리 대상자가 1인 1실을 쓰는 편이 좋다고 권고한다.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 캡처

질병관리본부 자가격리대상자 생활수칙은 격리 대상자가 1인 1실을 쓰는 편이 좋다고 권고한다.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 캡처

 
간호사 보호자가 병원을 찾아 항의한 뒤에야 병원은 8층 공간 절반을 간호사가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마저도 2~3인이 1실을 써야 했다. 간호사들은 생필품을 받지 못한 채 병원에서 격리 생활을 했다고 한다. 결국 지난달 29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15명의 간호사가 당직실에 빽빽히 누워있는 사진이 공개됐다. 
 
간호사들은 격리 조치 외에 다른 대처도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병원은 코호트 격리된 환자를 돌볼 인력이 없다는 이유로 코호트 격리돼 있던 간호사들이 환자를 돌보게 했다고 한다. 밀접 접촉자인 경우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이 나오더라도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데도 계속 일을 시켰다. 
 
결국 해당 간호사 가운데 1명이 9월 4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제야 다른 간호사들은 자택이나 병원 기숙사 1인실에 격리했다. 한 간호사는 “간호사 중 양성 판정이 나온 걸 외부에 발설하지 말라는 압박이 있었다”며 “SNS에 사진이 퍼졌을 때는 제보자를 색출하려는 시도도 있었다”고 말했다. 
 
강동구 보건소 관계자는 “27일 코호트 관련 안내를 했고 28일 현장에 질병관리본부, 서울시청, 병원 관계자 모두 모여 코호트 격리 결론을 냈다. 이후 바로 2인 1실을 쓸 수 있도록 했다”며 “1인 1실을 쓸 수 있다면 좋지만, 시설 상황에 따라 2인 1실을 쓸 수도 있다. 보건소에서 병원에 1인 1실을 강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중앙보훈병원 관계자는 “확진 판정을 받은 후 코호트 격리 조치 결정을 하는 과정에 준비가 다 되기 전 간호사가 한 공간에 모여 있는 일이 발생했다”며 “추가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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