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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의사 총파업 주도 혐의, 전 의협 회장 항소심 미뤄진 이유는

중앙일보 2020.09.10 14:28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 [중앙포토]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 [중앙포토]

2014년 정부의 원격의료와 영리병원 추진에 반발해 집단 휴진을 주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의 항소심 일정이 미뤄졌다. 대법원에 계류 중인 관련 행정 사건 결과를 보고 판단해 달라는 검찰의 요청에 따라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2부(부장판사 반정모ㆍ차은경ㆍ김양섭)는 10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노 전 회장 등 항소심 첫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1심 무죄 판결에 대해 사실오인과 법리오해를 이유로 항소했다고 밝혔고, 노 전 회장 등 변호인은 1심 무죄 판결이 정당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냈다.
 
또 검찰은 현재 관련 행정소송이 대법원에서 계류 중이므로 이에 대한 판단을 확인하고 절차를 진행해달라는 취지로 재판부에 요청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노 전 회장 등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집단 휴진을 주도한 대한의협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5억원을 부과했다.
 
이에 불복한 대한의협은 공정위를 상대로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명령 취소 소송을 냈고, 2016년 3월 승소했다. 공정위가 상고한 이 사건은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행정소송과 이 사건 형사소송에 피고인들이 주장하는 쟁점이 동일하다”며 “언제 대법원에서 선고될지는 모르지만 대법원 선고 결과까지 (이 사건은) 추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행정소송이 2016년에 상고 돼 2020년까지 아직 결론이 안 나왔는데, 상고심이 심리 중이라는 이유로 계속 추정할 수는 없다”며 “대법원 결론이 조만간 나올 가능성이 없으면 기일을 지정해 따로 판결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노 전 회장 등은 지난 2014년 3월10일 대한의협 소속 의사들에게 집단휴진을 강요해 의료업 시장에서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고 협회 회원들의 사업 활동에 피해를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노 전 회장과 방상혁 전 대한의협 기획이사가 대한의협 관계자 6명으로 구성된 투쟁위원회를 조직하고, 같은해 2월 정부의 원격진료, 영리병원 추진 반대 등을 이유로 전국적인 집단휴진을 결의한 것으로 봤다.
 
또 노 전 회장 등의 지시로 지역 의사들에게 총파업 관련 공문을 발송하고, 대한의협 홈페이지에 투쟁지침을 올리는 등 집단휴진 참여를 의무화하며 적극적인 동참을 유도했다는 혐의를 적용했다.
 
당시 대한의협에 따르면 3ㆍ10 총파업으로 전체 2만8428개 의료기관 중 49.1%(1만3951개)가 집단 휴진에 동참했다. 공정위는 집단 휴진이 사업자단체의 금지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노 전 회장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1심은 “노 전 회장 등은 휴업을 통해 정치적 의사를 표현한 것으로 이를 빌미로 의료수가 인상이나 경쟁 제한 행위를 한 것이라 볼 수 없다”며 “노 전 회장 등이 휴업을 이끌긴 했지만 구체적 실행은 의사 자율 판단에 맡겼다”고 무죄를 선고했다.
 
한편 대한의협은 최근에도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반대를 명분으로 파업을 했고, 지난 4일 정부ㆍ여당과 합의해 집단 휴진을 종결했다.
 
보건복지부는 집단 휴진을 계획ㆍ추진한 대한의협을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신고했고, 공정위는 “대한의협의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를 계속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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