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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 개정안, 감사위원 분리 선임은 위헌 소지”

중앙일보 2020.09.10 11:58
1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5회 산업발전포럼에서 참석자들이 지정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 한국자동차산업연합회

1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5회 산업발전포럼에서 참석자들이 지정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 한국자동차산업연합회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외국기업∙투기자본 등이 이사를 선임해 국내 기업의 기밀을 빼 가기 쉽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다중대표소송제도와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법안의 취지와 달리 부작용이 심할 것이란 주장이 나왔다. 
 
정만기 자동차산업연합회장은 1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5회 산업발전포럼에서 “상법 개정안의 문제는 대주주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해 주주들의 일반 의사가 반영되지 않는 상황에서 감사위원 분리 선임을 통해 이사를 선임하는 점”이라며 “이는 ‘이사는 총회에서 출석 주주 의결권의 과반수와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 수로써 선임한다’는 원칙에 어긋나 위헌이라는 학자들도 있다”고 말했다.

 

지배주주 의결권 제한, 해외 투기자본 악용 가능

최근 국무회의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은 선출 단계부터 감사위원을 다른 이사들과 분리 선임해 대주주로부터 독립성을 확보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감사위원 분리 선출 과정에서 지배주주들의 합산 의결권을 3% 이내로 제한해 일반 주주들의 권한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방안이 지분율에 상관없이 인위적으로 의결권을 제한하기 때문에 자본주의 기본 원칙에 어긋나고 지배주주 역차별, 재산권 침해라는 반론이 제기돼 왔다. 또 이런 방식이라면 해외 투기자본은 지분을 나눠 보유하는 방법으로 상대적으로 큰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는 문제도 생긴다는 게 재계 주장이다.

 
정만기 회장은 “소액주주 보호라는 좋은 취지에도, 외국 경쟁기업이나 투기자본이 추천한 인사가 감사와 이사로 선임되면 우리 기업의 비밀 정보가 새 나갈 우려가 있다”며 “마치 우리는 적군 작전회의에 못 들어가는데 적군은 우리 군 작전회의에 참석해 기밀을 빼가는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회 법안 심의과정에서 입법 취지는 살리면서도 부작용은 막는 좋은 법을 만들어 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지분 없는 자회사에도 소송 남발”

김상조 당시 공정거래위원장이 2018년 8월 정부세종청사에서 공정거래법 개정안 입법예고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상조 당시 공정거래위원장이 2018년 8월 정부세종청사에서 공정거래법 개정안 입법예고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상법 개정안의 다중대표소송제도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었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은 “다중대표소송제도는 모회사 주주의 이익이 자회사 주주의 이익과 일치한다는 전제 자체에 문제가 있다”며 “지주회사 체제로 운영하는 국내 기업집단의 소송 리스크를 가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중대표소송 제도는 기업의 배임 행위를 막기 위해 모회사 주주나 이사진이 전혀 지분이 없는 자회사 배임 행위에 대해서도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재계는 그간 정부 권고에 따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 왔는데, 지주회사 지분을 가진 해외 투기자본 등에 모든 자회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남발하고 경영권을 위협하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정당한 내부 협력도 위축할 것”

이밖에 송원근 연세대 객원교수는 “수직계열화(내부화)를 통하 시너지 창출은 다양한 국내외 사례에서 확인된다”며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밸류체인(GVC) 약화로 내부화 필요성이 더 높아지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부당 내부거래를 억제한다는 취지지만 자칫 정당한 내부화도 위축할 수 있어 지혜로운 입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재계는 일본의 수출규제 극복을 위한 대기업 계열사의 반도체 소재 자체 생산 등을 정당한 내부화 사례로 들었다.
 
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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