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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윤 "공공의대 법도 안 됐는데 남원 못 박아 내년 예산 2억원 반영"

중앙일보 2020.09.10 11:52
전북 남원 '공공의료대학설립범대책위'와 '남원향교' 소속 회원들이 지난 2월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 운영에 관한 법'통과를 촉구하는 기원제를 지내고 있다.뉴스1

전북 남원 '공공의료대학설립범대책위'와 '남원향교' 소속 회원들이 지난 2월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 운영에 관한 법'통과를 촉구하는 기원제를 지내고 있다.뉴스1

 
보건복지부가 '공공의대'(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법안이 통과하지 않았는데도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전북 남원을 특정해 관련 예산 2억3000만 원을 반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실이 입수한 복지부의 내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복지부는 공공의대 위치를 '전북 남원'으로 특정하고, 학교 및 기숙사 설계비 2억3000만 원(총 설계비 11억8500만원의 20%)을 내년도 정부예산안에 포함시켰다.  
 
강 의원실은 “예산안에는 남원 공공의대 설립 추진 경위를 ‘대통령의 공약사항’으로 명시하고, 사업의 법률적 근거는 현행 법률이 아닌 전북에 지역구를 둔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과 무소속 이용호 의원이 대표발의한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안)'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삼구빌딩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국민의힘(미래통합당) 보건복지위원회·대한전공의협의회 현장 간담회에서 통합당 강기윤 간사가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삼구빌딩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국민의힘(미래통합당) 보건복지위원회·대한전공의협의회 현장 간담회에서 통합당 강기윤 간사가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강기윤 의원은 “공공의대법안은 국회 통과는 둘째 치고 복지위 법안소위에서 심의조차 되지 않은 상황인데 어떻게 보건복지부가 법안 통과를 전제로 기재부 협의까지 마치고 국회에 예산안을 제출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복지부가 의료계와 공공의대 관련, 원점 재논의하기로 합의까지 한 상황에서 관련 예산을 책정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내년도 정부예산안을 국회에 지난 3일 제출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와 민주당이 4일 정책이행 협약서를 체결하기 하루 전날이다.  
 
의협과 민주당은 협약서 1항에서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 추진은 코로나19 확산이 안정화 될 때까지 관련 논의를 중단하며,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협의체를 구성하여 법안을 중심으로 원점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재논의하기로 한다. 또한, 논의 중에는 관련 입법 추진을 강행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강 의원실 관계자는 “의료계와 공공의대 관련 원점 재논의하기로 약속해놓고 뒤로는 공공의대 설립 예산을 마련해 강행 의지를 보였다”며 “더욱이 공공의대 법안 자체가 국회에서 심사조차 안 됐는데, 예산을 반영한 건 입법권 침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통상 법안이 통과된 후 예산을 요청하는게 상식적”이라고 설명했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오른쪽)과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정책협약 이행 합의서에 서명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오른쪽)과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정책협약 이행 합의서에 서명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와 관련, 정부는 내년 예산안을 8월쯤 확정했고, 의협·여당 합의는 그 이후에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윤태호 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내년 예산에 반영한 것은 복지부 예산 반영은 5월부터 시작해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통해 8월에 확정한다”며 “대한의사협회와 복지부, 대한의사협회와 국회 간 합의문은 그 이후에 합의됐다”고 말했다.
 
윤 정책관은 “예산안 반영에 대한 위법성 관련해서는 법안 통과와 예산안 통과가 비교적 같이 진행이 되는 경우가 조금 더 신속하게 공공의대 설립을 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을 해 예산에 편성했다”고 밝혔다.
 
공공의대 법안 통과를 전제하고 정책 집행 속도를 높이기 위해 예산을 미리 반영했다는 얘기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10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중대본 회의에서 참석자와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10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중대본 회의에서 참석자와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다만 윤 정책관은 “예산안과 법안 관련돼서는 그 결정 권한이 국회에 있다”며 “입법부의 권한이기 때문에 국회를 통해 이런 부분에 대해서 충분한 논의를 통해 예산안 ·법안 이런 부분들을 같이 논의할 것이고 그 결정에 정부는 충실히 따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강 의원실 지적대로 법안 통과를 상정하고, 정부가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소지가 높아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또 의협과 약속한 공공의대 원점 재논의와 거리가 있어 의료계 반발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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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의원은 “야당 간사로서 이번 국정감사 때 문재인 정부가 의회의 법안 및 예산안 심의 권한을 모독한 처사에 대하여 확실히 따질 것”이라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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