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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 배치할 곳 없어 무산된 日 요격무기…인공섬이냐, 전용함이냐

중앙일보 2020.09.10 11:34
일본 정부가 육상 미사일 요격 체계인 '이지스 어쇼어(Aegis ashore)' 대신 해상 요격 체계를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세부안에 대한 검토를 시작했다.
 
2404억 엔(약 2조700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던 이지스 어쇼어는 일본 정부가 북한의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응한다며 2년 넘게 미국으로부터 구입을 추진했지만 결국 지난 6월 최종 무산으로 가닥이 잡혔다.
 
미국이 루마니아에 설치한 이지스 어쇼어. [사진 CSIS]

미국이 루마니아에 설치한 이지스 어쇼어. [사진 CSIS]

10일 아사히신문은 복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지스 어쇼어를 배치할 수 있는 지방자치단체를 찾을 수 없어 장비를 육상에 두는 게 불가능해졌다”고 해상안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허술한 사전 조사와 부실한 설명 등으로 장비 배치를 둘러싼 주민 불신이 초래됐다는 것이다.
 
방위성은 이지스 어쇼어 도입이 무산된 뒤 그동안 ▶레이더와 발사 장비를 인공섬에 설치하는 초대형 해양구조물 조성안 ▶이지스함 증강안 ▶육상에 레이더를, 함정에 발사장치를 각각 두는 분리안 등 세 가지를 놓고 고심을 거듭했다. 이중 육상에 레이더를 놓는 것조차 하기 어려워져 결국 첫 번째와 두 번째 대안이 남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미사일 요격에 특화된 전용함 도입 방안이 해상안에 추가됐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이지스함을 추가로 도입하는 데 필요한 인력 충원이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지적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해상자위대 측은 “안 그래도 젊은 층에 인기가 없어서 인력 충원에 애를 먹고 있는데, 승조원이 300여명인 이지스함을 2척이나 늘리는 게 말이 되느냐”고 정부에 어려움을 호소했다고 한다.
 
방위성은 전용함을 도입하면 이지스함보다 인력이 덜 투입될 수 있다고 보고 미국 측과 육상 이지스 장비를 함정에 싣는 것이 가능한지 기술적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하지만 해상안에도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아사히신문은 날씨에 운용 능력이 제한되는 해상안 특성상 ‘24시간·365일 방호’가 결국 무색해졌다고 꼬집었다. 일본 정부는 이지스 어쇼어 도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상시 방호를 명분으로 ‘고비용 군비경쟁에 불과하다’는 일각의 비판론을 잠재웠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조만간 담화를 내고 해당 해상안과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 내용 등을 포함한 안보 정책의 새 방침을 발표할 계획이다. 아사히신문은 “최종 판단은 다음 내각이 연내에 결론짓는 방식이 될 것”이라며 “방위성이 이번 달까지 제출하는 내년도 예산안에도 구체적인 금액이 제시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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