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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기아 스포츠세단 스팅어 마이스터 "스포트모드는 글쎄"

중앙일보 2020.09.10 08:30
스팅어 주행 사진. 사진 기아차

스팅어 주행 사진. 사진 기아차

기아차가 지난달 말 선보인 스포츠세단 스팅어 마이스터를 시승했다. 2017년 처음 출시한 2.0 가솔린 대신 2.5 가솔린 터보로 엔진을 업그레이드하는 등 성능을 개선했다. 또 기존 3.3 가솔린 터보를 유지하고 2.2 디젤 엔진은 없앴다.  
 
이날 시승 차는 8단 변속기를 장착한 2.5 가솔린 터보 엔진 모델이었다. 기아차가 스팅어 마이스터에 최초로 적용한 '스마트 스트림 G2.5 T-GDI' 엔진은 304마력(PS), 최대 토크 43.0kgf·m의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  
지난 8일 오후 시승 차에 올라 서울 안국동에서 임진각까지 왕복 130㎞를 달렸다. 가속 페달을 밟은 첫 느낌은 상큼했다. 페달을 밟자마자 최고출력 300마력의 고성능 차답게 엔진 회전수가 올라가며 넉넉한 힘을 보여줬다. 8단 자동변속기도 부드럽게 반응했다. 
 
또 빠르게 반응하는 제동력도 시내 주행에 맞춤이었다. 단단하게 조여주는 느낌을 주는 시트도 가속과 제동을 할 때 안정감을 선사했다. 목적지까지 거리와 달리는 속도 등 꼭 필요한 정보만 표시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도 스포츠 세단에 걸맞게 깔끔했다.  
 
10㎞를 달려 자유로에 진입한 이후엔 본격적으로 가속·제동을 반복했다. 스팅어 마이스터의 운전 모드는 에코·스마트·컴포트·스포트 등 다양하지만, 주로 컴포트와 스포츠 모드를 반복하며 달렸다.  
  
컴포트 모드일 때 주행·승차감이 좋았다. 가속 페달을 바닥 끝까지 밟을 때 후미에서 들리는 배기음도 스포츠 세단으로서 적당했다. 운전자를 기분 좋게 하면서도 주변 차량 운전자를 놀라게 하지 않을 정도의 중후한 배기음이 고급스러웠다. 하지만 곡선 주로를 고속으로 달릴 땐 차량의 밸런스가 다소 흔들렸다. 또 차가 차선을 밟거나 이탈할 때 차량을 정중앙으로 끌어주는 '차선 유지 보조' 장치가 너무 강하게 반응해 오히려 주행감을 떨어뜨렸다. 
 
컴포트 모드에서 만족스러운 주행감은 스포트 모드로 이어지지 않았다. 가속 페달을 밝은 후 후미에서 요란한 배기음이 들려 그만큼의 폭발적인 가속력을 기대했지만, 기대에 못 미쳤다. 심하게 말하면 시끄럽기만 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임진각 주변에 내려 차량 내부를 살폈다. 시승한 차는 시트를 포함해 브라운 계통으로 인테리어를 꾸몄는데, 고급스러운 느낌을 줬다. 공조 장치와 스피커 등은 둥그런 디자인이 주를 이뤘는데, 이런 점도 편안함과 안락함을 선사했다.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군더더기를 줄이고 꼭 필요한 것만 장착했다. 10.25인치 디스플레이는 다소 작아 보였지만, 실제 사용에선 큰 무리는 없었다. 스팅어 마이스터의 내비게이션은 자동 업데이트(OTA) 기능을 제공한다. 작은 버튼 하나로 스티어링 휠을 위·아래와 좌우로 조절할 수 있는 기능 등 디테일도 신경을 많이 쓴 듯 보였다. 
 
돌아오는 길에선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을 최대한 사용했다. 이름이 길긴 하지만, 미국 자동차공학회(SEA) 기준 레벨2(고속도로 주행 보조) 수준이다. 차량 유지 간격은 4단계가 있는데 자동차 전용도로에선 1~2단계, 시내 주행에선 3~4단계를 주로 사용했다. 
 
자유로에선 제한 속도 90㎞에 맞춰 3차로를 달렸다. 앞차와 간격은 운전자가 불안함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적절하게 유지됐다. 또 앞차가 빠지고 속력을 올릴 때도 급출발이 아닌 천천히 속도를 높였다. 하지만 테슬라 '오토파일럿'처럼 차선 변경 기능은 없다. 이 때문에 트럭 뒤에 달릴 땐 답답했다. 운전자가 자주 개입할 수밖에 없었다.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뗐을 때 보내는 신호도 오락가락했다. 처음엔 스티어링 휠 하단 디스플레이에 '운전대를 잡으세요' 메시지가 뜨고, 이후에도 주의를 게을리하면 음성 신호를 보낸다. 수차례 주의에도 개선이 안 됐을 땐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이 멈추기도 했다. 하지만 손을 대고 있어도 인식을 못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래서 양손 엄지손가락을 꼭 끼고 스티어링 휠에 움켜쥐고 있어야 했다.
 
달릴 때도 조금 불안했다. 내부순환도로 홍은램프를 내려오기 위해 차선을 변경했지만, 차량이 내부순환도로 3차선과 램프를 내려오는 길의 중간으로 달리기도 했다. 곡선 구간에서 기준이 되는 앞차가 사라졌기 때문에 직진한 것으로 보인다. 시내 주행 때도 3차선으로 달리던 중 앞에 있던 버스가 승강장으로 차를 대자 인식을 못 하고 잠깐 주춤하기도 했다. 사실상 자동차 전용도로만 사용이 가능한 셈이다. 
 
2.5 가솔린 터보의 공식 연비는 10㎞/L이다. 하지만 이 연비를 달성하기 위해선 스포츠세단의 매력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 스포트 모드를 자주 켜고 임진각으로 달리는 길엔 연비가 6.4㎞였다. 반면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을 켜고 얌전히 운전해 돌아오는 길은 약 10㎞였다. 130㎞ 전체 구간 연비는 8.7㎞/L였다.
 
스팅어 마이스터의 가격은 2.5 가솔린 터보 플래티넘 트림이 3853만원(개별소비세 3.5% 기준), 마스터즈 4197만원이다. 마스터즈에서 선택 가능한 GT 3.3 터보 패키지 가격은 446만원이다. 앞서 기존 스팅어의 판매 실적은 신통치 않았다. 지난해 3459대를 판 데 이어 올해(1~7월)는 1675대에 그쳤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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