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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를 '각하'라고 9번 불렀다…김정은이 보낸 친서 전문

중앙일보 2020.09.10 08:23
2018년 6월 11일 밤 싱가포르 깜짝 투어 당시 싱가포르 가든스 바이 더 베이에서 사진 찍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스카이파크에서 야경을 보는 모습(오른쪽). [연합뉴스]

2018년 6월 11일 밤 싱가포르 깜짝 투어 당시 싱가포르 가든스 바이 더 베이에서 사진 찍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스카이파크에서 야경을 보는 모습(오른쪽). [연합뉴스]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인은 오는 15일 펴낼 신간 『격노(Rage)』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주고받은 친서 내용을 담았다. 우드워드는 친서 27통을 확보했고, 25통은 공개적으로 보도된 적이 없는 편지라고 CNN은 전했다.
  
CNN은 이 가운데 편지 2통의 전문을 입수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드워드는 김 위원장이 트럼프에게 보낸 친서를 열람하는 것은 허용됐지만, 베껴 쓰거나 사진을 찍을 수는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편지 내용을 읽어서 녹음기로 녹음한 뒤 녹취를 풀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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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이 입수한 편지 전문을 중앙일보가 번역했다. 편지는 2018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에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쓴 편지다. 싱가포르에서 역사적인 1차 북·미 정상회담을 한 지 6개월이 지났고, 하노이 2차 정상회담을 하기 2달 전에 작성됐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각하(Excellency)"라고 부르며 예를 갖췄다. 우드워드는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자신을 각하로 부른 걸 자랑스럽게 얘기했다면서 트럼프가 김 위원장의 아첨에 넘어갔다고 책에 적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6월 12일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악수하고 있다. [중앙포토]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6월 12일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악수하고 있다. [중앙포토]

 
다음은 2018년 12월 25일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 전문.
 
2018년 12월 25일

각하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지 200일이 지났고, 이제 한 해가 거의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도 나는 전 세계가 관심과 희망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아름답고 성스러운 그 자리에서 각하 손을 굳게 잡았던 그 역사적인 순간을 잊을 수 없고 그날의 영광을 재현하기를 희망합니다.

그때 말씀드렸듯이 각하 같은 사람과 훌륭한 관계를 맺게 된 것을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2019년 새해가 다가오면서 더 높은 이상과 목표를 향한 끝없는 노력이 필요한 중대 사안들이 여전히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각하께서 솔직하게 말씀하셨듯이, 우리가 새해를 맞이하게 되면 판타지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저와 각하 사이의 또 다른 역사적인 만남을 그리 머지않은 미래에 전 세계가 다시 한번 보게 될 것입니다.

나는 이미 나의 가장 가깝고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동료들과 관련 기관들에 2차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서두르라고 지시했고, 다음 회담 때 각하와 좋은 결과를 낼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려되는 것은 정상회담 장소와 관련해 양측이 각자의 입장을 완강히 고집하는 모습을 보이면 그것이 우리에게 긍정적으로 비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많은 시간을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내 입장은 내부 차원에서(비공개로) 북·미 고위급 접촉을 긴급히 열어 장소와 관련한 문제를 협의하고 조율하자는 것입니다.

각하께서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다시 한번 위대한 결단력과 탁월한 리더십을 보여주길 희망합니다.

각하께서 이루고자 하는 일들이 큰 결실을 보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명예로운 영부인님과 당신의 가족, 그리고 당신과 가까운 사람들의 건강과 행복 그리고 큰 성공을 기원합니다.

대통령 각하께 변함없는 존경을 표하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

김정은 올림

2018년 12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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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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