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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열차 귀성 예년의 반토막, 선물세트 예약은 불티

중앙일보 2020.09.10 00:02 종합 2면 지면보기
비대면 추석 현실화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인천가족공원 직원들이 ‘온라인 성묘 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 [뉴스1]

비대면 추석 현실화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인천가족공원 직원들이 ‘온라인 성묘 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 [뉴스1]

명절 때마다 기차표 예매 전쟁을 치러야 했던 임모(30)씨는 이번 추석 기차표 예매일인 9일 매우 여유로운 아침을 보냈다. 추석 때 기차를 이용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임씨는 “어린아이를 데리고 기차를 탔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리기라도 하면 큰일”이라며 “또 창가 좌석만 판매하는 바람에 가족끼리 같이 앉아 갈 수도 없어 올 추석에는 기차 이용을 포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창가 쪽만 판매, 좌석 수 절반으로
자가용 귀향도 자제하는 분위기
중대본, 온라인 성묘서비스 준비
KBS 나훈아 공연녹화 랜선 공개

목전에 다가온 추석(10월 1일) 명절이 유례없는 ‘비대면 추석’의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열차 이용객 수가 반 토막 날 상황인 데다가 성묘·벌초·선물 구매 등을 비대면으로 해결하려는 이들도 계속 늘고 있어서다.
 
9일 한국철도(코레일)에 따르면 추석 명절 기간(9월 29~10월 4일) 상·하행 기차표 예매가 진행된 8, 9일 이틀 동안 팔려 나간 좌석은 47만 석이었다. 지난해 추석 때 판매된 85만 석의 55.5% 수준이다. 코레일이 열차 내 거리두기를 위해 ‘창가 좌석’만 판매하기로 결정하면서 201만 석인 총 공급 좌석 중 104만 석만 구매 가능했기 때문이다. 최소한 기차 편을 이용한 귀성객은 전년의 절반으로 감소하게 된 상황이다.
 
전반적으로 명절 대규모 모임을 꺼리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승용차 편으로 귀성하는 이들의 수도 크게 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온라인 쇼핑몰 티몬에서 지난달 27~30일 고객 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번 추석은 직계가족들끼리만 보내겠다’는 응답이 47%에 달했다. ‘가족과 친척 모두 만나지 않겠다’는 응답도 18%에 달했다.
 
롯데백화점 본점 직원이 굴비 선물세트에 가격표를 붙이고 있다. [연합뉴스]

롯데백화점 본점 직원이 굴비 선물세트에 가격표를 붙이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에 추석 선물세트는 사전 예약이 크게 늘었다. 현대백화점은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 기간의 매출이 지난해 추석 때보다 67.6% 늘었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도 각각 36%와 13.6% 증가했다. 가족과 친척들을 직접 만나 인사하는 대신 선물로 마음을 전하려는 이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국민권익위원회가 10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공직자들이 받을 수 있는 농축수산물·가공품 선물가액 상한선을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확대하기로 하면서 ‘선물 인사’는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성묘 및 차례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시는 28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장사 시설인 인천가족공원에 ‘온라인 성묘·차례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했다. 홈페이지에서 고인의 사진 또는 봉안함 사진을 선택하면 차례상에 올릴 음식을 선정하거나 헌화하는 등 제사 방식을 고를 수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도 21일부터 ‘e하늘 장사 정보시스템’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성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벌초 역시 산림조합·농협 등에서 제공하는 벌초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라는 권고가 나온다.
 
명절 공연도 비대면으로 진행된다. KBS는 1000명을 추첨해 추석 때 방영될 ‘나훈아 특별공연’의 녹화 현장을 라이브 공연을 보는 것처럼 영상으로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아예 정부가 강제 조처를 통해 이번 추석을 ‘비대면 추석’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지난달 17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추석 명절 기간 강제 이동 제한 조처가 필요하다’는 글을 올린 청원인은 “어르신들이 ‘반드시 제사를 지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경우 명절 모임 참석을 강요받을 수도 있다”며 “공익 차원에서 (강제 이동 제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권혜림·최모란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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