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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울부짖고 대통령 애도…잠비아 슬픔에 빠트린 물고기

중앙일보 2020.09.09 17:47
대학생들이 촛불을 들고 캠퍼스의 연못 주위를 행진한다. 그 사이 한 학생은 땅바닥에 누워 울부짖고 이를 본 친구들이 달려와 그를 달랜다. 이들은 지금 숨을 거둔 물고기 한 마리를 애도하고 있다.  
잠비아 코퍼벨트대 학생들이 물고기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촛불을 들고 연못 주위를 행진하고 있다. [트위터 캡처]

잠비아 코퍼벨트대 학생들이 물고기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촛불을 들고 연못 주위를 행진하고 있다. [트위터 캡처]

한 학생이 물고기의 죽음에 슬퍼하며 바닥에 누워 울부짖자 친구들이 그를 달래고 있다. [트위터 캡처]

한 학생이 물고기의 죽음에 슬퍼하며 바닥에 누워 울부짖자 친구들이 그를 달래고 있다. [트위터 캡처]

9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아프리카 잠비아의 명문대 코퍼벨트대 캠퍼스 연못에서 20년 이상 서식해온 것으로 추정되는 물고기 한 마리가 지난 7일 숨을 거뒀다. 그러자 잠비아 전역에서 애도 물결이 일고 있다.

'행운의 상징', 코퍼벨트大서 20년 넘게 살다
하늘 나라로 … 대통령, 야당 대표도 애도글

 
이 물고기의 이름은 '마피시(Mafishi)'. 잠비아 벰바족의 언어로 '큰 물고기'란 뜻이다. 지난 20년 동안 코퍼벨트대 학생들은 이 물고기가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믿었다. 시험을 보기 전에 이 물고기에 경의를 표하는 학생들이 있을 정도였다. 이런 이유 등으로 잠비아 전역에서 마피시는 유명했다.  
 
잠비아에서 행운의 상징으로 유명했던 물고기 마피시. 숨을 거두자 잠비아에 애도 물결이 일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잠비아에서 행운의 상징으로 유명했던 물고기 마피시. 숨을 거두자 잠비아에 애도 물결이 일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마피시가 살아있을 때 모습. [유튜브 캡처]

마피시가 살아있을 때 모습. [유튜브 캡처]

귀하게 여겨 온 물고기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자 학생들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이 대학 2학년인 한 학생은 "마피시는 대학의 상징과도 같다"고 했다. 이어 "마피시가 수영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힘든 일이 있을 때나 시험 전에 힐링이 됐다"고 회상했다.
 
코퍼벨트대 학생회 측은 BBC에 "마피시는 최소 22살로 추정된다. 마피시를 매장하지 않았고, 방부 처리할 계획"이라며 "죽음의 원인은 아직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마피시의 어종은 알려지지 않았는데, 잉어는 20~30년, 메기는 60년 이상 살 수도 있다고 한다.
 
마피시가 살았던 연못가에서 두 손을 모으고 애도 중인 대학생들. [트위터 캡처]

마피시가 살았던 연못가에서 두 손을 모으고 애도 중인 대학생들. [트위터 캡처]

학생들이 어떤 계기로 마피시를 행운의 상징으로 여기게 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마피시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잠비아 대학가는 물론이고, 소셜미디어(SNS)에도 애도 분위기가 번졌다. 'Mafishi' 해시태그를 단 애도 글과 마피시의 '생전 모습' 등이 담긴 영상 등도 올라오고 있다.
 
에드거 룽거 잠비아 대통령이 마피시를 애도하기 위해 올린 글. [에드거 룽거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에드거 룽거 잠비아 대통령이 마피시를 애도하기 위해 올린 글. [에드거 룽거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이처럼 국민들이 슬픔에 잠기자 에드거 룽거 잠비아 대통령까지 자신의 페이스북에 애도 글을 올렸다. 룽거 대통령은 "적절한 배웅을 받았다니 다행이다. 우리 모두 네가 그리울 것"이라면서 "한 나라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동물을 어떻게 다루는가로 판단할 수 있다"는 마하트마 간디의 말을 인용했다.
 
잠비아의 야당 지도자인 하카인데 히치레마는 "마피시의 죽음에 학생들과 함께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전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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