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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줄이 '역대급'…일자리 지표 성한 곳이 없는데 2차 충격 우려

중앙일보 2020.09.09 17:32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고용대란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지난달 취업자 수가 27만명 넘게 감소했다. 반년째 일자리가 쪼그라들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9년 1~8월 이후 최장 기간 감소다. 특히 임시·일용직을 중심으로 감소세가 이어졌다. 20대를 중심으로 구직 등 경제활동을 멈춘 이들도 급증했다. 코로나19 재확산까지 이어지며 1차 확산 때보다 더 큰 충격이 닥칠 거란 우려가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고용 위기로 인해 8월 취업자 수가 1년 전과 비교해 27만여명 급감했다. 경기도 안산시청에 취업 정보가 게시돼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고용 위기로 인해 8월 취업자 수가 1년 전과 비교해 27만여명 급감했다. 경기도 안산시청에 취업 정보가 게시돼 있다. 뉴스1

반년째 쪼그라든 일자리…8월 취업자 27만명 감소 

통계청이 9일 내놓은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08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27만4000명 줄었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8월 취업자 감소는 코로나19 영향이 가장 크다”며 “최장 기간 장마도 상당히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지위상으로 보면 코로나발(發) 고용 대란은 ‘약한 고리’인 임시‧일용직을 주로 덮쳤다. 임시근로자는 31만8000명 감소했다. 일용직도 7만8000명 줄었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7만2000명 줄어든 반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6만6000명 늘었다. 직원을 자르는 자영업자가 늘었다는 얘기다.  
 
도소매 숙박음식업(-34만5000명) 등의 일자리 감소세가 두드러지며 전체 서비스업 일자리는 21만5000명 줄었다. 6개월째 감소했다. 수출 부진 등의 여파로 양질의 일자리가 많은 제조업 일자리도 지난달에 5만명 감소했다. 역시 3월 이후 6개월 내내 줄었다. 연령별로도 재정 일자리 수혜를 입은 60세 이상(38만4000명)을 뺀 모든 연령대에서 취업자가 줄었다. 노인만 일이 있는 기묘한 고용 시장이 고착화하는 형국이다.  
2020년 취업자 증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2020년 취업자 증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고용률 2013년 이후 최저

다른 고용지표도 ‘역대급’ 기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5.9%다. 전년 동월 대비 1.1%포인트 내려갔다. 8월 기준으로 2013년(64.8%) 이후 가장 낮다.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1.1%포인트 줄어든 42.9%다. 8월 기준 2017년(42.7%) 이후 최저다. 
 

지난달 실업자는 1년 전보다 6000명 늘어난 86만4000명이다. 실업률은 3.1%로 1년 전보다 0.1%포인트 올랐다. 잠재 구직자를 포함한 체감실업률(확장실업률)의 오름폭은 훨씬 크다. 전년 대비 2.3%포인트 오른 13.3%다. 2015년 통계 작성 이래 8월 기준 역대 최고다. 15~29세 청년층의 경우도 공식 실업률은 7.7%로 1년 전보다 0.5%포인트 올랐지만, 체감실업률은 3.1%포인트 급등한 24.9%에 이른다. 역시 8월 기준 사상 최악이다. 
 
아예 경제활동을 접은 이들도 폭증했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별다른 이유 없이 쉬었다’(쉬었음)고 답한 인구는 246만2000명이다.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3년 이후 8월 기준 가장 많다. 20대(8만7000명)에서 가장 많이 늘었다. 채용 연기 등으로 청년층의 구직 기회가 크게 줄어든 탓이다.
 

홍남기, “9월 고용지표에 사회적 거리두기 반영…4차 추경 금주 제출”

현장의 아우성은 숫자 이상이다. 한국코인노래연습장 협회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집합 금지 명령으로 올해 들어 현재까지 총 71일간 영업이 정지돼 생존을 위협받는 막심한 피해를 보고 있다”는 호소다. 노래방뿐이 아니다. 소상공인연합회에 따르면 코로나19 재확산 이후 소상공인의 73%가 폐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고용동향 수치에는 이런 외침이 반영되지 않았다. 재확산 여파가 반영되는 이달 이후 지표는 더 악화할 거라는 얘기다. 정부가 우려하는 지점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9월 고용동향에는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이 반영될 것”이라며 “자영업자, 임시·일용직, 청년층 등의 어려운 고용여건이 지속되는 가운데 발생한 추가 충격의 여파를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고 밝혔다. 
무너지는 약한 고리.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무너지는 약한 고리.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간 버텨온 대기업 등도 본격적으로 구조조정에 들어간다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고용대란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7일 직원 605명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이전의 희망퇴직 규모 등을 더하면 이스타항공 직원 수는 1700명에서 500명 수준으로 급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여파가 길어지며 서비스 산업을 중심으로 취업자가 더 줄어들 것”이라며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비대면 서비스를 잘하는 산업이 살아남는 방식으로 구조가 바뀌며 일자리 창출력이 줄어들 수 있다”고 진단했다. 
 
홍남기 부총리는 “고용유지지원금 확충, 직접일자리 사업 시행 등 고용안전망 강화 조치를 차질 없이 이행·보완할 것”이라며 “고용안전망 밖에서 실직 등으로 고통받는 분들의 생계 어려움을 덜어드릴 수 있도록 4차 추가경정예산안을 금주 내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자영업 일자리 감소도 지속.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제조업, 자영업 일자리 감소도 지속.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러나 정부가 나랏돈을 써서 만든 재정 일자리 중심의 정책으로는 고용 문제 대응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동원 전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는 “장년층과 복지분야 일자리 늘리기로는 심화할 고용대란에 대응할 수 없고 재정 상황만 악화시킬 수 있다”며 “민간의 고용 창출력을 높이기 위한 세제 혜택 등의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하남현‧임성빈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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