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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부모찬스, 또 사라진 기록…2030 분노 뇌관 건드렸다

중앙일보 2020.09.09 17:25
1일 국회 예결위의장에서 전체회의가 열린가운데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생각에 잠겨있다. 연합뉴스

1일 국회 예결위의장에서 전체회의가 열린가운데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생각에 잠겨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복무 특혜 의혹’을 둘러싸고 2030이 또 분노하고 있다. 군대에서 예민한 보직과 휴가 문제에 ‘정치인 엄마’를 앞세운 청탁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면서다. 여기에 둘째 딸의 프랑스 비자 발급에도 청탁 의혹이 제기되자 ‘공정성’을 중시하는 젊은층은 지난해 ‘조국 사태’와 흡사하다며 들끓고 있는 것이다. 
 

‘부모 찬스’ 판박이

먼저 젊은층이 특히 분노한 대목은 이른바 ‘엄마 찬스’다. 자녀 문제에 부모가 개입해 평범한 사람은 누릴 수 없는 특혜를 봤다는 것이다. 추 장관의 아들 서모(27)씨는 카투사로 복무하던 2017년 6월에 1·2차 병가와 휴가까지 23일간의 연속 휴가를 받았다. 휴가 중 미복귀 사태가 벌어졌지만 추 장관 측이 외압을 행사해 무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예비역 권모(28)씨는 “군대를 다녀온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서씨의) 군 휴가 절차가 비정상적이라는 것을 안다”며 “부대에 복귀도 하지 않고 본인도 아닌 다른 사람의 전화 한 통으로 휴가가 연장된 건 특혜 말고는 설명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논란은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의 입시 비리 의혹과 유사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조 전 장관의 딸은 고교 시절 의학 논문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뒤 이를 입시에 활용해 ‘아빠 찬스’를 활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샀다. 당시 논문을 지도했던 교수의 아들이 조 전 장관의 도움을 받아 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 센터에서 인턴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이른바 ‘스펙 품앗이’ 논란도 벌어졌다. 표창장 위조를 비롯한 인턴 경력 증명서, 장학금 관련 의혹 모두 ‘부모 찬스’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기록은 남아있지 않다” 

추 장관의 아들을 둘러싼 의혹을 입증할 만한 자료가 사라진 것 역시 비슷하다는 지적이다. 19일 간 병가를 낸 서씨의 입원확인서 등의 의료기록은 군 내에 남아있지 않다. 육군 규정상 5년간 보관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서씨가 휴가를 간 2017년 관련 기록만 폐기됐다. 정치권에서는 “어떤 연유로 2017년의 기록만 폐기했는지, 왜 폐기했는지, 그 과정에서 외압은 없었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라진 기록은 조국 사태 때와 판박이다. 지난해 조 전 장관의 딸은 이른바 ‘서울대 유령 장학금’ 논란에 휩싸였다. 조 전 장관의 딸은 2014년 서울대 환경대학원을 다니는 동안 3학점만 수강하고도 1·2학기 연달아 총 802만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당사자가 장학금을 신청한 적도 없고 이를 추천한 교수도 없는 상황에서 장학금을 수여한 서울대 관악회 측은 “장학생 선정 과정에 대한 기록은 남아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전 장관의 아들 역시 연세대 대학원 입학 과정에서 ‘허위 인턴증명서’ 논란이 불거졌지만 연세대는 의혹을 규명할 입시 자료가 분실됐다고 했다.
 

또 등장한 ‘의혹 지킴이’  

가족 비리와 감찰 무마 의혹 사건 등으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20.6.5 연합뉴스

가족 비리와 감찰 무마 의혹 사건 등으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20.6.5 연합뉴스

 
추 장관의 아들을 둘러싼 의혹이 커지면서 덩달아 여당 내에서 이를 옹호하는 발언의 세기도 커지고 있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일 “의혹만 있고 사실은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야당은 허위 사실을 토대로 한 정치 공세를 중단하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조 전 장관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쏟아진 수많은 공격과 비난이 5%의 허물과 95%의 허위 사실과 공격으로 이뤄졌다”(지난해 9월 20일)며 ‘조국 지킴이’를 자처하고 나선 바 있다. 9일 “카투사 자체가 편한 군대라 논란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발언해 파장을 일으킨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조국이기에 과도하게 비판받는 측면이 있다. 외고에 자식을 보냈던 장관 후보자가 꽤 있었는데 이렇게 털진 않았다”(지난해 9월 22일)고 조 전 장관을 엄호했다.
 

20대의 민주당 지지도 이탈 두드러져  

리얼미터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4일까지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도에서 20대의 이탈은 두드려졌다.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은 20대에서 39.0%를 기록해 지난주(46.1%) 보다 7.1%p 급락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난해 조국 사태와 이번 추 장관 아들의 논란은 모두 교육과 군대 문제 등 젊은 세대가 공유하는 문제의식의 뇌관을 잘못 건드렸다”며 “두 사태 모두 근본적으로 부의 불평등이나 기회의 불공성과 맞닿아 있기 때문에 지난해와 동일한 양상으로 젊은층의 분노가 확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가람 기자 lee.garam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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