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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홍영 검사 사건, 수사심의위 신청…시민 판단 내려질까

중앙일보 2020.09.09 16:53
김홍영 검사의 죽음에 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사법연수원 41기 동기들. [뉴시스]

김홍영 검사의 죽음에 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사법연수원 41기 동기들. [뉴시스]

상관의 폭언과 과다한 업무 등을 이유로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고(故) 김홍영 검사의 유족이 시민의 시각에서 사안을 판단하는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를 신청한다. 김 검사의 상관으로, 피의자로 지목된 전직 부장검사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는 취지에서다.

 

故 김홍영 유족, 수사심의위 신청

 
9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검사 사건 고발 대리인과 유족 측은 오는 14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검에 수사심의위 소집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고발 대리인 측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수사심의위를 통해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는 의미”라며 “유족 및 변호인들과 논의한 뒤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유족 측은 고발 이후 수사가 진척을 보이지 않는 점을 지적했다고 한다.
 
김 검사는 지난 2016년 5월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발견된 유서에는 업무 스트레스와 압박감 등을 토로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김 검사가 상사의 폭언·폭행을 지인들에게 알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커졌다. 검찰은 감찰을 진행해 김 검사의 상관인 김모 전 부장검사의 해임을 결정했지만, 형사처벌은 이뤄지지 않았다.
 
대한변호사협회 등은 지난해 11월 김 전 부장검사의 폭행 등 혐의를 수사해 달라며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냈다.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변필건)에 배당된 상황이다. 검찰은 고발인 조사를 진행하는 등 수사를 이어갔지만, 김 전 부장검사에 대한 조사는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부장검사는 등록 제한 기간이 지나 변호사로 개업했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 [뉴스1]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 [뉴스1]

시민 시각에서 판단 내려질까

 
유족 등 사건관계인이 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하면 먼저 부의(附議·논의에 부치다)심의위원회가 열린다. 부의심의위는 일반 시민들로 구성된 검찰시민위원 중 15명을 무작위로 추첨해 꾸려지고, 검찰과 사건관계인 양측의 의견을 들은 뒤 수사심의위 소집 여부를 결정한다.
 
수사심의위는 법조계·학계·언론계·문화예술계 등 사회 각계 시민들로 구성되고, 사건의 수사 과정 등을 살핀다. 검찰과 사건관계인 등의 의견을 들은 뒤 논의를 거쳐 일치된 결론을 도출하고, 수사 및 기소 여부 등에 대한 권고를 내린다.
 
최근 검찰수사심의위는 여러 굵직한 사건을 심의한 바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부정 승계 의혹, 채널A 강요미수 의혹 사건 등이 그 사례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김 검사 사건의 경우 사안이 복잡하다고 보기는 어렵고, 충분히 속도감 있게 수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수사심의위 판단까지 내려진다면 조만간 검찰 처분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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