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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운임 높지만 물동량 불안정…해운사, 과제 산적

중앙일보 2020.09.09 16:38
2만4000TEU급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HMM 오슬로호가 싱가포르 PSA항만에서 하역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HMM

2만4000TEU급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HMM 오슬로호가 싱가포르 PSA항만에서 하역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HMM

컨테이너선 운임이 상승하면서 HMM(옛 현대상선) 등 해운사 업황이 나아지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와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물동량이 불안정해 해운사들은 마음을 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9월 첫째 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전주 대비 5% 상승한 1321p를 기록하며 두 달 가까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SCFI는 중국 상하이에서 출항하는 컨테이너선 노선의 단기 운임(spot)을 지수화한 것이다. SCFI가 1300선을 넘은 것은 2012년 8월 넷째 주 이후 8년 만이다.
 

선박 투입 줄었는데 화물량 많아 운임 급등 

선박 운임이 계속 오르는 것은 코로나19 발발 이후 위기를 느낀 글로벌 선사들이 선박 투입을 줄인 반면, 수출 등 선적할 화물량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하반기 들어 미주 노선 운임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에서 미국 서부해안으로 가는 운임은 FEU(40피트 컨테이너 단위)당 3758달러로 2009년 이래 최고치를 3주 연속 경신하고 있다. 업계에선 미국의 이동제한 조치가 이어지며 e커머스 수요가 늘어나 선적 수요가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미주 노선의 운임 급등은 유럽∙중동 노선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운임이 계속 증가하며 HMM은 2분기 영업이익 1387억원을 내 5년 만에 흑자 전환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올해 4월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열린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명명식에 참석한 가운데 배재훈 HMM 사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올해 4월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열린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명명식에 참석한 가운데 배재훈 HMM 사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글로벌 물동량 이어질지 미지수 

문제는 이 같은 고(高)운임, 고(高) 수요 구조가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HMM 관계자는 “통상 3분기는 크리스마스를 앞둔 수요 등으로 성수기로 분류된다”면서도 “코로나19 재확산이나 미∙중 무역분쟁 격화를 염두에 두고 글로벌 물동량이 2분기에 먼저 움직인 측면이 있기 때문에 낙관할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글로벌 해운동맹인 2M은 다음 달부터 아시아-북유럽 서비스를 일부 중단하기로 했다. 중국 국경절 연휴에 따른 물동량 감소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운임 상승으로 국적 해운사인 HMM이 흑자 전환하는 등 단기적으로 호실적을 내고 있지만,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세계 최대 해운선사 머스크는 해상 운송과 육상 물류 사업을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단순히 항구에서 항구로 물건을 실어나르는 것보다 항구에서 최종 목적지까지 종합적인 물류 서비스를 바라는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2023년까지 육상물류 등 비해양 부문 비중을 해양운송 부문과 5:5로 동등하게 만들겠다고 선언하고, 최근 한국 물류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해상·육상 합한 종합 물류업 진출해야”

HMM도 과거 현대상선 시절, 계열사인 현대택배를 통해 물류 서비스를 시도한 적이 있다. 계열 분리 후 현대택배를 인수한 롯데글로벌로지스와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글로벌 수준의 도어-투-도어 서비스는 요원한 실정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며 현대상선(HMM)의 선박 추가 발주를 선언한 2018년 바로 그해, 머스크는 ‘더 이상의 선박 발주는 없다’며 종합 물류사업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며 “HMM 등 국내 해운사가 흑자 전환에 고무되지 말고 빨리 업계 트렌드를 따라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HMM은 최근 글로벌 터미널 운영사 PSA와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방법으로 환적 세계 1위인 싱가포르 항에 전용 터미널을 확보했다. HMM은 “안정적인 접안장소 확보와 효율적인 선박 운영이 가능해졌다”며 “하역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고, 합작법인 사업을 통한 배당수익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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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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