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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오픈 8강 중 4명이 정현보다 못했는데...

중앙일보 2020.09.09 14:20
남자프로테니스(ATP)는 지난 2017년 21세 이하 선수 중 세계랭킹 상위 8명만 출전하는 왕중왕전을 신설했다. 대회 명칭은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다. '빅3'로 불리는 노박 조코비치(33·세르비아·세계랭킹 1위), 라파엘 나달(34·스페인·2위), 로저 페더러(39·스위스·4위) 등이 장기간 남자 테니스를 지배하면서 새로운 스타를 발굴하기 위해 개최됐다. 
 
그로부터 3년 후, 이 대회 출신 선수들이 펄펄 날고 있다. 올해 US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8강에 오른 선수 중 4명이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 초대 출전자다. 다닐 메드베데프(24·러시아·5위), 안드레이 루블레프(23·러시아·14위), 데니스 샤포발로프(21·캐나다·17위), 보르나 초리치(24·크로아티아·32위) 등이다. 9일 8강전에서 초리치를 이기고 준결승에 오른 알렉산더 즈베레프(23·독일·7위)도 2017년 넥스트 제너레이션 대회에 출전 자격이 주어졌지만, 월드 투어 파이널스에 나가느라 불참했다. 
호주오픈 준결승에 올랐던 정현. [신화=연합뉴스]

호주오픈 준결승에 올랐던 정현. [신화=연합뉴스]

 
ATP는 이제 빅3를 이을 20대 초중반 선수들이 있다는 것에 흡족해하고 있다. 정현(24·제네시스 후원·144위)도 그중에 한 명이었다. 정현은 이들을 제치고 넥스트 제너레이션 초대 우승자가 됐다. 이듬해 호주오픈에서 준결승에 진출하면서 개인 최고 랭킹 19위를 기록하는 등 또래 선수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잦은 부상으로 대회를 자주 기권했다. 지난해 4월 세계랭킹은 100위 밖으로 밀려났다. 그러면서 메이저 대회 본선 출전은 물론 투어 대회를 뛰기도 어려워졌다. 올해는 투어 대회보다 한 등급 아래인 챌린저 대회에 출전하고 있는데, 최근 네 차례 챌린저 대회에서 모두 첫 판에서 탈락했다.  
 
정현은 지난해 말 인터뷰에서 "함께 경쟁했던 또래 선수들과 스스로 비교하지 않는다. 그들이 성장한 것을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그 선수들과 또 시합하고 싶다"고 했다. 정현이 넥스트 제너레이션 초대 대회 출신들과 다시 한번 대결하기 위해서는 다시 순위를 끌어올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테니스판 '슈가맨(한 시대를 풍미했다가 사라진 사람)'에서나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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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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