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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세 굳힌 日 스가…”뚜껑 열기도 전에” 의원 표 80% 확보

중앙일보 2020.09.09 13:36
일본의 새 총리를 결정하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국회의원의 지지를 80% 가까이 받으면서 독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의원 78%ㆍ지방표도 60% 확보
고급 호텔서 화려한 '출정식' 세 과시
의원 지지 열세 이시바, 지방표 기대

9일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자민당 소속 국회의원 78%에 달하는 308명이 스가 장관을 지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스가 장관 지지를 표명한 호소다파(98명), 아소파(54명), 다케시타파(54명), 니카이파(47명), 이시하라파 (11명) 등 5개 파벌에 속한 의원은 대부분 지지 방침을 굳혔다. 여기에 무파벌 의원 64명 가운데 약 70%에 해당하는 46명도 스가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기 총리를 결정하는 자민당 총재선거에 출마한 기시다 후미오(왼쪽부터) 정조회장,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이 7일 입후보 등록을 마친 뒤 기자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차기 총리를 결정하는 자민당 총재선거에 출마한 기시다 후미오(왼쪽부터) 정조회장,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이 7일 입후보 등록을 마친 뒤 기자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스가, 고급 호텔서 화려한 출정식...의원 270명 참석

 
스가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정조회장과 이시바 시게루(石破茂)전 간사장을 큰 표차로 따돌리고 있다. 기시다는 소속 파벌인 기시다파(47명) 외에 무파벌 소속 의원 5명을 합쳐 52명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이시바 전 간사장도 소속파벌인 이시바파(19명) 외에 4명의 추가 지지를 더 받아 총 24명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7일 도쿄 시내의 한 고급호텔에서 출정식을 갖고 소견을 밝히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7일 도쿄 시내의 한 고급호텔에서 출정식을 갖고 소견을 밝히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요미우리 신문 조사에서도 국회의원의 73%에 해당하는 287명이 스가 지지방침을, 기시다는 13%인 50명, 이시바는 6%인 23명이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답할 수 없다”거나 “정하지 못했다”고 답한 의원은 31명에 그쳤다.  
 
전날 선거 입후보 등록과 동시에 진행된 출정식에서도 세 규모의 확연한 차이가 드러났다. 도쿄 시내 고급 호텔에서 진행된 스가 장관의 출정식에는 5개 파벌의 간부 등 약 270명의 국회의원뿐 아니라 각 지방의 관광업, 농업 관계자 등 민간인들도 대거 참석했다.  
 

기시다 지지 의원들, '가쓰 카레' 먹고 결속 다져  

 
기시다의 출정식엔 지지의원 약 40명이 참석했다. 기시다 진영의 선거대책본부장인 엔도 도시아키(遠藤利明) 의원은 “기시다는 지금까지 너무 우아했는데, 싸움을 시작하고 나선 껍질을 벗고, 얼굴이 밝고 건강해졌다.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출정식 뒤 지지의원들은 승리를 기원하는 ‘돈가쓰(かつ·이긴다는 뜻) 카레’를 함께 먹으며 결속도 다졌다.
 
기시아 후미오 정조회장이 7일 자민당 총재선거 후보들의 소견발표 연설회에서 자신의 소견을 밝히고 있다. [AFP=연합뉴스]

기시아 후미오 정조회장이 7일 자민당 총재선거 후보들의 소견발표 연설회에서 자신의 소견을 밝히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지의원 20명이 모여 회의실에서 진행된 이시바 의원의 출정식은 단출했다. 무파벌의 한 의원은 ‘이시바’라는 발음으로 시작되는 만요슈(万葉集·일본 고대의 시가집)의 시를 읊어 “봄이 도래하는 기쁨”을 노래하기도 했다.

 

여론조사에선 이시바가 2위 "지방표 기대"

 
그러나 실제 여론은 자민당의 세력구도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마이니치 신문 여론조사에 따르면 “당신이 만약 투표를 할 수 있다면 누구를 찍겠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스가라고 답한 비율은 44%에 그쳤다. 반면 이시바가 36%, 기시다는 9%에 머물렀다. 2, 3위가 뒤바뀐 것이다.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 7일 자민당 총재선거 후보들의 소견발표회에서 시계를 들여다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 7일 자민당 총재선거 후보들의 소견발표회에서 시계를 들여다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주목되는 건 지방의원이 행사하게 되는 141표의 행방이다. 지방의원의 표는 당원 등 민심이 반영된다. 아사히 신문 조사에선 47개 도도부현(광역지자체) 의원 141명 가운데서도 절반을 넘는 58%가 스가 지지표로 확인됐다. 스가는 국회의원 표뿐 아니라 지방표도 최대한 확보해 ‘파벌에 의한 담합’이라는 비판을 피하겠다는 계산이다.  
 
다만 지방표에 강한 건 이시바다. 이시바는 지난 2018년 당총재선거에서도 지방 표의 약 45%를 끌어모은 바 있다. 이번엔 국회의원 지지가 줄어든 만큼 지방표에 사활을 거는 모양새다.  
 
기시다 역시 사활을 걸기는 마찬가지다. 지방표에서 이시바에게 역전을 당하면 파벌 대표로서 입지도 위험하기 때문이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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