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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전체 업무복귀에..."의대생 국시, 정부 퇴로 열어줘야"

중앙일보 2020.09.09 13:15
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의료진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이날 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의대 정원 확대 등에 반대하며 집단휴진을 이어왔던 인턴 92명, 레지던트 377명 등 총 469명이 복귀한다고 밝혔다. 뉴스1

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의료진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이날 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의대 정원 확대 등에 반대하며 집단휴진을 이어왔던 인턴 92명, 레지던트 377명 등 총 469명이 복귀한다고 밝혔다. 뉴스1

새로 출범한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가 전공의 업무 복귀 결정을 하면서 의료계 집단휴진 사태가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하지만 의과대학 학생들의 국가고시(국시) 거부가 지속되고 있어 갈등의 불씨가 남아 있다.  

의대생 국시 거부 동력 사그라들 가능성도
정부 '추가 접수 없다'지만 논의 여지 남겨

 

전공의 9일 7시 기해 전체 업무 복귀 

대전협 새 비대위는 8일 저녁부터 이어진 대의원 밤샘 회의를 통해 전공의 업무 복귀를 최종 결정했다고 9일 밝혔다. 복귀 시점은 9일 오전 7시다. 지난달 21일 집단휴진이 시작된 지 20일 만에 의료계 파업 사태가 일단락되는 것이다.  
 
김명종 대전협 공동 비대위원장은 "의결권을 행사한 105표 중에서 93표가 정상 근무와 피켓 시위를 하는 수준의 1단계 단체행동을 선택했다"며 "11표가 강경한 파업 유지, 1표가 무효였다"고 밝혔다.  
 
김 비대위원장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교수님과 전공의 등을 설득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고, 지금은 (단체행동을 계속할) 명분이 없다는 의견들이 다양하게 나왔다"고 말했다.  
 
당초 새 비대위가 업무 복귀를 결정한 전임 비대위에 반발해 출범한 만큼 다시 집단휴진을 결정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투표 결과, 업무 복귀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서울대·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세브란스병원 등 국내 빅5 대형병원 전공의들이 모두 현장에 복귀한 상황에서 파업 동력을 더 이상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현실적인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고려대안암병원, 경희대병원 등 상당수 대학병원 전공의들도 병원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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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 국시 거부, 갈등 불씨 남아

전공의 집단휴진 사태가 일단락되면서 이제는 의대생의 국시 거부가 어떻게 정리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 비대위마저 업무 복귀를 결정한 만큼 의대생들도 입장을 바꾸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9일 전국 40개 의과대학 본과 4학년 학생 대표들이 향후 행동 방침을 정하기 위한 긴급회의를 진행 중이다. 이를 토대로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이 추후 각 의대 대표 표결을 거쳐 동맹 휴학을 지속할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재학생 10명 중 7명이 동맹휴학과 의사국가고시 거부를 지속하는 데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 국가고시를 치러야 하는 본과 4학년생은 10명 중 8명이 반대했다.뉴스1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재학생 10명 중 7명이 동맹휴학과 의사국가고시 거부를 지속하는 데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 국가고시를 치러야 하는 본과 4학년생은 10명 중 8명이 반대했다.뉴스1

 
이런 가운데 서울대 의과대학 학생 70.5%가 국시 거부에 반대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공개돼 주목을 받았다.  
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8일 서울대 의대 학생회가 재학생 884명을 대상으로 동맹휴학 및 국시 거부 관련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70.5%가 "현 시점에서 단체행동을 지속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특히 올해 국시 응시대상인 본과 4학년은 81%가 단체행동 지속을 반대했다. 설문조사에는 재학생 745명(84%)가 참여했다.  
 
이광웅 서울대병원 교수 비대위원장은 "설문조사 결과를 보고 깜짝 놀랐다"며 "선배 격인 전공의가 복귀하는 걸 보며 학생들도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고민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의대생 국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의료계 갈등 사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는다"며 "정부가 재접수 등 퇴로를 열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도 의대생이 시험을 볼 수 있도록 정부에 대책 마련을 계속해서 촉구하고 있다.  
 
앞서 7일 0시에 마감된 국시 실기시험은 응시대상 3172명 중 14%인 446명만 신청했다. 2009년 실기시험 시행된 이래 최소 인원이다. 실기시험은 8일부터 시작돼 11월 20일까지 분산 실시되는데, 8일에는 단 6명만 실기시험을 치른 것으로 집계됐다.  
 
2021년도 제85회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 첫날인 8일 서울 광진구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으로 관계자들이 출입하고 있다. 이날 의사 국시 실기시험은 의대생 대다수가 응시하지 않아 축소되어 진행될 예정이다.연합뉴스

2021년도 제85회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 첫날인 8일 서울 광진구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으로 관계자들이 출입하고 있다. 이날 의사 국시 실기시험은 의대생 대다수가 응시하지 않아 축소되어 진행될 예정이다.연합뉴스

정부, 구제방안 마련할까

그러나 정부는 추가 접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대변인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국가시험은 수많은 직종과 자격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치르고 있기 때문에 국가시험의 추가 접수는 형평과 공정에 위배되는 측면이 있다"며 "국민들의 동의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정부로서도 쉽게 결정하 있는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재고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손 대변인은 '의대생이 국시 응시 의사를 밝히면 구제방안을 검토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직까지는 국가시험에 응시하겠다는 의견을 공식적으로 받은 바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국가시험의 추가 기회를 논의할 필요성이 떨어진다"고 답변했다.
 
의대협 등이 국시 응시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면 추가 기회를 논의할 수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손 대변인은 의대생의 국시 거부로 내년 의료인력 부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와 관련해 "군의관은 인턴·전공의를 거친 전문의 중심으로 선발되고 있어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공보의에 대해서도 "현재 1900여 명에서 내년에는 500명 정도가 충원돼야 하는데 이 인력은 모두 의대 졸업생으로 채우는 것이 아니라 역시 전문의들이 포함되기 때문에 300명 내외 정도가 차질을 빚지 않을까 본다"고 설명했다.
 
제85회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이 시작된 8일 오후 대전시청역 도시철도 입구에서 한 의과대학 학생이 의대 정원 확대 재논의 필요성 등을 알리는 피켓을 들고 1인 시위하고 있다. 김성태 기자

제85회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이 시작된 8일 오후 대전시청역 도시철도 입구에서 한 의과대학 학생이 의대 정원 확대 재논의 필요성 등을 알리는 피켓을 들고 1인 시위하고 있다. 김성태 기자

대전협 새 비대위가 업무 복귀키로 한 데 대해서는 환영 입장을 밝혔다. 
 
손 대변인은 "전공의 단체들이 진료현장에 복귀하는 것은 굉장히 환영할 일"이라며 "정부는 의사협회와 합의문 이행을 위해 의정협의체 구성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고, 진정성을 갖고 열린 자세로 최선의 대안을 만들기 위해 협의해 가겠다"고 말했다.
 
백민정·이태윤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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