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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번 이상 출산하면 치매 위험 47% 오른다

중앙일보 2020.09.09 11:29
5차례 이상 출산한 여성은 1회 출산 여성보다 치매에 걸릴 위험이 47%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만 5000명 대상 11개국 코호트 공동 연구로 분석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배종빈·김기웅 교수팀은 9일 한국·독일·프랑스·중국·일본·브라질 등 11개국 3대륙의 60세 이상 여성 1만4792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치매 발병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나이, 교육 수준, 고혈압, 당뇨 등의 인자를 보정(혼란을 초래하지 않게 통계적으로 처리하는 것)해 대상자를 분석했다. 그 결과 출산을 5번 이상 경험한 여성은 한 번만 출산한 여성보다 치매에 걸릴 위험이 47%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출산 경험이 없거나 2~4회 출산한 여성은, 1회만 출산한 여성과 비교해 치매 위험에 있어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9일 출산을 5차례 이상 한 여성은 한 번 한 여성과 비교해 치매에 걸릴 위험이 47%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중앙포토

분당서울대병원은 9일 출산을 5차례 이상 한 여성은 한 번 한 여성과 비교해 치매에 걸릴 위험이 47%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중앙포토

 
 
대륙별로 보면 유럽, 남미와 달리 아시아에서만 예외적으로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도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아시아 지역의 60세 이상 여성이 출산하지 않은 경우, 자의적인 비출산이라기보다는 불임이나 반복적 유산 때문일 가능성이 높아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불임을 유발하는 호르몬 질환은 인지장애 및 알츠하이머병의 위험을 높일 수 있고, 반복적인 유산 역시 알츠하이머 위험을 높이는 유전자와 관련이 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세계 치매 환자의 3분의 2가 여성일 정도로 남성보다 여성이 치매 및 알츠하이머병 유병률(인구 집단 중 특정 질환을 앓는 사람의 비율)이 높다. 남녀 차이에는 특히 출산이 호르몬과 건강 변화를 유발해 치매 위험을 높인다고 알려졌다.
출산 및 유산 경험에 따른 알츠하이머병 위험에 대한 11개국 코호트 연구 결과. 자료 분당서울대병원

출산 및 유산 경험에 따른 알츠하이머병 위험에 대한 11개국 코호트 연구 결과. 자료 분당서울대병원

 
배종빈 교수는 “5번 이상 출산한 여성은 기본적으로 심장질환, 뇌졸중, 당뇨 등 치매 위험을 높이는 질환을 동반할 확률이 높고, 출산에 따른 회백질 크기 감소, 뇌 미세교세포의 수와 밀도 감소, 여성호르몬 감소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치매 위험에 노출된다”며 “이런 여성들은 치매 고위험군에 해당하여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등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바이오메드 센트럴 의학(BMC 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됐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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