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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서 어머니와 정착하겠다"…소송 낸 독도이장 딸 부부 사연 들어보니

중앙일보 2020.09.09 10:57
유일한 독도 주민인 김신열씨(오른쪽)와 둘째 사위 김경철씨. 사진은 지난 7월 독도 서도 주민숙소 방안에서 촬영된 것이다. [사진 김경철씨]

유일한 독도 주민인 김신열씨(오른쪽)와 둘째 사위 김경철씨. 사진은 지난 7월 독도 서도 주민숙소 방안에서 촬영된 것이다. [사진 김경철씨]

 독도에 주민등록 전입신고가 된 유일한 주민은 2018년 생을 마감한 독도 이장 고(故) 김성도씨의 아내 김신열(82)씨다. 김씨는 독도 서도에 있는 주민숙소에 주소를 두고 있다. 
 

고 김성도씨 둘째 사위 김경철씨 전화 인터뷰
"82세 고령, 혼자 섬에서 생활하는거 어려운 일

 주민숙소는 어민 긴급대피소로 쓰이는 4층짜리 건물이다. 정부 소유의 건물(연면적 118.92㎡)로 독도에 있는 유일한 ‘집’이다. 고 김성도씨는 1991년 11월 김신열씨와 독도로 주민등록 전입신고를 하고 주민숙소 3층에서 살았다.  
 
 최근 독도에 주민등록 전입신고를 했다가 반려된 고 김성도씨의 둘째 딸 부부가 울릉군을 상대로 주민등록 전입신고 수리거부 처분 취소 등에 대한 소송을 진행 중이다. 고령의 어머니 혼자서는 독도에 머물며 살 수 없어, 아예 모시고 정착하겠다면서 변호사를 선임해 소송에 나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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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부에 전해지지 않은 사연이 있는 건 아닐까. 울릉도에 머무는 둘째 딸 부부 측에 직접 소송 배경 등을 들어봤다. 
 
경상북도 울릉군 독도의 서도에서 바라 본 동도의 모습. [연합뉴스]

경상북도 울릉군 독도의 서도에서 바라 본 동도의 모습. [연합뉴스]

 고 김성도씨의 둘째 사위인 김경철(55)씨는 9일 중앙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금처럼 어머니 혼자서는 독도에 계속 머물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씨와의 일문일답. 
 
현재 어머니가 독도에 거주하지 않는다는 건가.
"아버님 생전엔 어머니는 독도에서 어업활동, 기념품 판매 등을 하며 정착해 생활했다. 2018년 10월 아버님이 돌아가신 뒤 어머니는 독도와 육지를 오가며 지내는 중이다. 어머니는 독도에서 뼈를 묻겠다는 의지를 보이지만, 82세 고령으로, 혼자 섬에서 생활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독도 주민인데, 육지를 오간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아예 모든 날을 독도에 머물지는 못한다는 뜻이다. 혼자서 식사 문제를 해결하기도 어렵다. 병원도 다녀야 한다. 그래서 지난해 10월 독도에 들어가 한달여 거주했고, 올 7월 또 독도에 들어가 한달여 거주하고 나왔다. 내가 딸과 함께 어머니를 모시고 독도 주민숙소에 머물며 식사를 챙기며 살다가 다시 모시고 나왔다. 아예 독도에 정착해서 모시고 살고 싶은 배경이다."
 
일반인이 한 달여를 독도 주민숙소에서 지낼 수 있나.  
"독도에 들어갈 때는 독도관리사무소를 찾아가 방문 신청서를 내고, 허락을 얻는다. 가족 친지 방문 형태가 되는 거다. 그렇게 허가를 받아 가는 것이어서 문제는 없다."
 
어머니가 혼자 못 지낼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나.
"혈압이 높고, 무릎이 좋지 않다. 독도 주민숙소는 서도에 있다. 일반 관광객이 배를 타고 입도하는 동도 선착장에서 다시 보트를 타고 가야 주민숙소로 갈 수 있다. 82세 고령으로 혼자 배를 갈아타고, 음식 같은 것을 받아 챙겨 이동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다."
 
독도 주민숙소 지붕에 그려진 태극기. [연합뉴스]

독도 주민숙소 지붕에 그려진 태극기. [연합뉴스]

독도에 어머니가 혼자 지내고, 딸 부부가 자주 가보면 어떤가.  
"사실 어머니는 늘 독도에 계시고 싶어한다. 그렇지만 혼자 지내는 게 어려우니 우리도 답답하다. 독도에 들어가는 배는 버스처럼 일정 시간 있지 않다. 육지처럼 차로 이동이 가능한 곳도 아니다. 급할 때 바로 가볼 수도 없다. 시골에 부모님을 두고, 도심에서 자식들이 오가는 것과는 지리적인 문제로 다르다. "
 
독도에 정착하려는 게 '어머니 때문'이라는 이유뿐인가. 
"울릉군청 공무원 생활을 하다가 독도에 들어가 살고 싶어서 그만뒀다. 그만큼 독도 주민으로, 아버님 뒤를 이어 살고 싶다. 개인적으론 우리 땅 독도 지킴이라는 자부심도 느끼고 싶다. 어머니를 독도에서 잘 모시고 싶은 마음도 크다."
 
독도 전입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알고 있다. 전입 자체를 반대하는 분들은 독도 주민에게 전해지는 보조금 욕심 같은 게 있어 독도에 정착하려고 그런다고들 한다. 그러나 경북도의 보조금도 이젠 거의 없다고 한다. 보조금 욕심으로 독도 전입을 원하는 건 아니다."
 
 울릉군 한 간부 공무원은 전입신고 반려에 대해 “독도 주민숙소 관리처는 울릉군이다. 사전에 주민숙소 거주 허락을 군에서 받지 않아 독도에 주소를 둘 곳이 없으니 전입신고가 반려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도관리사무소 역시 ‘독도’라는 특수성 등을 고려해 현재 김신열씨 이외 일반 주민의 독도 내 상시 거주 허가에 대해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안동=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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