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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보좌관 전화했다” 대위 진술, 조서서 뺀 檢 수사 의지 논란

중앙일보 2020.09.09 05:00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군 휴가 미복귀' 의혹 수사팀의 진술 조서 누락을 둘러싼 진실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수사팀이 아들 서모씨가 소속됐던 부대 대위로부터 "추 장관 보좌관에게 휴가 연장 전화를 받았다"는 진술을 받고도 누락한 것이 고의인지 아닌지 의혹이 핵심이다. 논란이 커지자 대위를 수사했던 수사팀이 다시 수사하는게 적절한가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8일 오후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끝난 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8일 오후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끝난 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추 장관 아들의 현역 시절 부대 소속 대위는 최근 서울동부지검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조사받았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 "2017년 6월 21일 부대 단결 행사(축구경기) 중 '추 의원 보좌관'이라는 사람이 전화를 걸어와서 '서 일병 휴가가 곧 종료되는데 통원과 입원이 아닌 집에서 쉬면서 회복하려고 하니 병가 처리해줄 수 있느냐'고 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하지만 해당 진술은 최종 조서에 담기지 않았다.  대위를 수사한 담당 수사관이 "확실하지 않으면 빼자"는 취지로 말해서 조서에서 빠졌다고 한다. 
 

"고의 누락 아니더라도 수사 의지 없는 것" 

법조계에서는 두 가지 가능성을 제기했다. 우선 현직 장관의 아들이 관계된 민감한 사건이기 때문에 명확한 물증이 없는 진술을 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애매한 진술로 향후 필요 이상의 분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판단해 진술을 뺐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일선 검사들은 명확한 물증이 없다고 해서 핵심 진술을 누락했다면 수사 의지가 없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서모 씨 휴가와 관련해 A 대위 통화 녹취록을 공개하고 있다. [뉴스1]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서모 씨 휴가와 관련해 A 대위 통화 녹취록을 공개하고 있다. [뉴스1]

 
일선의 한 평검사는 "수사 의지만 있었다면 대위의 진술을 바탕으로 통신 영장을 청구하거나 공문을 보내 군 관계자에게 사실관계 조회를 할 수 있다"며 "핵심 진술의 사실 여부 파악, 이를 통한 추가적인 사건 실체의 규명은 검찰의 몫이다"고 말했다.   
 

"담당 수사관 판단으로 빼긴 어려워"  

담당 수사관이 주요 진술이라고 판단해 상부에 보고한 후, 대위에게 최종 조서에서 진술을 빼도록 유도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는 담당 수사관이 독단으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일선 검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김관정 서울동부지검장. [연합뉴스]

김관정 서울동부지검장. [연합뉴스]

 
당시 수사관의 당시 보고라인은 주임검사였던 박석용(47·사법연수원 35기) 동부지검 검사, 양인철(49·29기) 동부지검 형사1부장검사, 김남우(51·28기) 차장검사, 이수권(52·26기) 동부지검장 직무대리, 김관정(56·26기) 대검찰청 형사부장, 윤석열(60·23기) 검찰총장이다. 이중 지난달 인사에서 사표를 내고 검찰을 떠난 김남우 차장검사는 진술 누락에 대한 보고를 받지 못했다는 입장을 동료 검사들에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은 수사 관련 보고를 단 1차례 받았을 뿐이다. 이마저도 개략적인 보고로, 진술 누락 여부도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둘을 제외한 박석용 검사와 양인철 부장검사, 이수권 검사장, 김관정 검사장은 진술 누락에 대한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인사에서 모두 자리를 옮겼다. 다만 지난달 인사에서 서울중앙지검 부부장 검사로 승진한 박 검사는 지난 7일 다시 서울동부지검으로 파견돼 다시 서 씨 수사를 맡고 있다. 김관정 대검 형사부장 역시 동부지검장으로 이동했다. 이수권 검사장은 울산지검장으로 전보됐다. 양인철 부장검사는 서울북부지검 인권감독관으로 사실상 좌천됐다.  
 

서울동부지검 "조서에 '보좌관 전화' 진술 없다"

서울동부지검은 지난 1일 출입기자단에 "조서 등 어디에서도 그런(보좌관 전화를 받았다는) 진술은 없었다"고 밝힌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최종 조서에는 해당 내용이 없지만, 대위가 조사에서 진술했는지 여부는 밝히지 않고 있다.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수사팀은 대위를 재조사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안팎에서는 문제의 대위를 기존 수사팀에서 다시 수사하는 게 적절한지에 대한 의문이 나온다. 진술 누락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의 수사팀이 대위를 수사를 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지방의 한 검찰 간부는 "수사팀에 문제가 될 수 있는 진술 누락 부분을 얘기한 사람(대위)을 기존 수사팀이 다시 수사하도록 하면 제대로 수사가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정유진·강광우 기자 jung.yoojin@jo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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